2021년 5월호

2030, 文 고집, 윤석열, 문파, 野 통합…차기 대선 가를 5大 키워드

  • 박동원 폴리컴 대표

    epolicom@hanmail.net

    입력2021-05-06 1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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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표심, 뺏느냐 뺏기느냐

    • 文 대통령 고집, ‘정권심판론’ 부담 덜어줄 건가

    • ‘상수’ 윤석열 지지율, ‘발광체’인가 ‘반사체’인가

    • ‘민주당 태극기부대’ 친문 팬덤, 결별하나 끌려가나

    • 野 통합, 윤석열 안철수 금태섭은 어떻게 단일화할 것인가

    흔히 대통령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시대정신, 강고한 조직과 지지기반, 강력한 지지 팬덤, 이슈 선점 등이 꼽힌다. 하지만 이는 일반론이고, 선거 때 마다 선거를 좌우하는 특수한 상황 변수가 존재한다.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던 노무현은 낮은 지지율에 강력한 조직도 지지기반도 없이 승리했고, 강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던 새누리당은 탄핵이라는 비상한 상황에서 권력을 내줬다. 4·7 재·보궐선거 또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앞서가고 있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라는 복병을 만나 판세가 뒤바뀌었다.

    선거는 늘 예기치 않은 요인들에 의해 좌우된다. 변수와 복병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다. 잠재돼 있다가 특별한 계기에 의해 수면으로 부상한다. 10여 개월 앞둔 차기 대선에서는 어떤 변수들이 잠재돼 있을까. 대선을 가를 다섯 가지 상황 요인을 짚었

    1. 2030 표심 : 뺏느냐 뺏기느냐

    3월 31일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동작구 총신대입구역 앞에서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3월 31일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동작구 총신대입구역 앞에서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재보선에서 집권여당의 가장 뼈아픈 지점은 전통적 지지층이라 여겨왔던 2030세대의 지지 이탈이다. 오랜 기간 유지되던 세대 구도가 깨졌다.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에서 20대의 경우 55.3%가 국민의힘을 지지해 34.1%의 민주당에 크게 앞섰다. 특히 20대 남성 72.5%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30대도 56.5%가 국민의힘을, 38.7%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2.5배 앞섰던 40대도 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2030세대는 지난 10여 년간 민주당의 굳건한 지지기반이었다. 현 집권당은 청년층이 ‘내 편’이라 생각하고 ‘만 18세 투표권’에 사활을 걸기도 했다. 20대는 2017년 대선 다자구도 속에서도 47.6%, 2020년 총선에서는 56.4%, 30대는 2017년 대선에서 56.9%, 2020총선에서 61.1%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2030세대의 변화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감지됐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이들은 40대 이상이 갖고 있는 ‘진보는 선(善), 보수는 악(惡)’ 또는 그 반대의 이분법적 틀을 벗어나 있다. 개인주의는 자기 삶이 중심이지만, 타인의 자유와 이익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불공정은 이런 개인주의의 적으로 간주된다. 이번에 확인된 2030세대 표심은 단기적으로 형성된 게 아니다. 취업난, 조국 사태, 추미애 아들 휴가 문제 등 문재인 정부의 누적된 불공정, 그리고 부동산값 폭등과 경제 침체 등으로 인한 미래 희망 단절의 누적된 결과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민주당에 등 돌린 2030 표심이 당장 내년 대선까지 회복되기는 버거워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청년정책은 창업지원금, 구직활동 지원금 등 주로 ‘현금 살포성’ 공공부조에 몰려 있다. 세금에 의한 재정 일자리 외에 1년 안에 청년 일자리를 확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이번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 청년 표심이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보장은 없다. 국민의힘도 적극적인 청년정책과 유인책을 펼치지 않으면 표심을 가두어놓을 수 없다. 민주당이 2030 마음을 다시 돌려세우느냐, 아니면 이반된 표심을 국민의힘이 지켜내느냐에 다음 대선 판도가 달려 있다.

    2. 文 대통령의 고집 : 차기 후보에게 ‘정권심판론’ 부담 덜어줄 것인가

    직선제 이후 정권 재창출은 두 번 있었다. 김대중(DJ) 정권에 이은 노무현 정권, 이명박 정권에 이은 박근혜 정권이다. 정권 재창출엔 전직 대통령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다.

    첫째, 차기 유력 후보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건 DJ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 경선. 노무현 후보가 승기를 잡자 DJ는 호남권 후보 한화갑, 영남권 후보 김중권, 그리고 유종근 전북지사를 차례로 사퇴시켰다. 가장 유력했던 이인제는 이에 반발했고, 전남지역 경선 참패 이후 사퇴하며 노무현은 무난하게 경선에서 승리한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레임덕을 겪던 이명박 대통령은 당내 친이계의 반발을 잠재우고 박근혜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겨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함으로써 대권의 길을 열어줬다.

    현재 민주당 내 가장 유력 후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보궐선거 참패 다음날 민주당 지도부는 총사퇴했지만 친문 세력 싱크탱크 ‘민주주의4.0’ 대표인 도종환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에 앉혔다. 당내 ‘비문’ 인사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청와대도 당도 아직까지 이재명 지사에게 길을 열어줄 생각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장면이다. 계속 이렇게 간다면 이재명 지사 쪽의 반발과 파행도 충분히 예상된다.

    둘째, 무리한 국정운영 자제로 차기 대권후보에게 정권심판론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보선 참패 다음 날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는 짧은 입장문을 대변인을 통해 공개하며 사실상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대국민 사과, 야당과 협치나 태세 전환 내용은 없이 기존의 정책노선을 그대로 유지할 뜻을 밝힌 것이다. 1년도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해 국정지지율 하락을 막아낼 대처 방안을 내놔야 하는데 마이웨이를 선언했으니 여권 내부에서도 볼멘소리가 들린다.

    보궐선거에서 심판받아 지지율도 국정 동력도 상실한 상황에서 그런 정책기조를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것은 정권 몰락을 가속화하는 가속페달을 밟는 행위다. 지금까지 해오던 정책의 변경이나 폐기 없이 그대로 밀어붙인다면 다음 대선에선 지금보다 더한 거센 정권 심판 바람이 불 것이다.

    친문 세력이 대통령 퇴임 후 안전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재명과 타협하고 길을 열어주든, 아니면 친문 후보를 만들어 이재명을 꺾든 어떤 경우든 대선승리를 위해 정권심판론을 가속할 대통령의 행보에 제동을 걸 수밖에 없다. 문제는 노무현정부 비서실장 시절 레임덕은 없다며 끝까지 기조를 유지하겠다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고집스러운 정치 성향이다. 만약 이 부담을 덜기 위해 대통령을 출당시킨다면 강성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이고 그대로 가면 정권심판론이 거세질 것인데, 이 진퇴양난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관건이다.

    3.‘상수’ 윤석열 지지율 : ‘발광체’인가 ‘반사체’인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4월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동아DB]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4월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동아DB]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우선 국정경험이나 정치적 경험이 일천하고, 스스로 지지를 획득한 발광체가 아닌 정권과의 대립으로 생긴 반사체라 반기문과 고건처럼 지지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반면 1년 8개월간 온갖 위기를 타넘고 명분 있게 사퇴한 맷집, ‘검수완박은 부패완판’ ‘국민의 검찰’ 등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 국정감사 등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등 두루뭉술한 이미지의 반기문·고건과는 확실히 달라 오히려 반사체가 아닌 발광체라 보는 시각이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4월 9~10일 조사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대선에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46.5%로 ‘완주할 것’이라는 응답인 39.3%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높았다. 윤 전 총장이 대권 후보로 꼽히는 이유로는 △야권에 유력 후보가 없어서 35.0% △정부·여당에 대항해서 23.5% △검찰 장악에서 보여준 리더십 19.5%로 조사됐다.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104명, 95% 신뢰수준에 ±3.1%) 절반 이상의 국민은 아직까지 윤석열이 ‘발광체’보단 ‘반사체’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제1야당 국민의힘에 지지율 5%가 넘는 대선후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은 차기 대권 상수임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윤석열이 현재 지지율을 유지하며 야권 단일 후보가 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세 가지를 넘어서야 된다.

    첫째, 정치적 능력이다. 앞으로 11개월간 수많은 난제가 윤석열 앞에 가로놓여 있다. 야권통합, 제3지대 정당, 후보단일화, 그리고 독자 출마 등 다양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정치는 원칙의 세계가 아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는 때론 법치도 뛰어넘는다. 원리원칙에 익숙한 법조인이 타협과 유연성의 정치 세계에 적응하기란 쉽지가 않다. 거기다 집권 후 함께할 각 분야의 참모와 인재도 골라내야 한다.

    둘째, 정책 능력이다. 윤석열은 법치와 공정이라는 화두는 선점했지만 장기 불황에 놓인 경제를 살려낼 본인만의 해법, 분열과 배제의 정치를 극복할 대안 등을 지속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국정은 방대하다. 대통령이 다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각 분야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소양은 갖추고 있어야 된다.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 전환기에 놓여 있는 대한민국 차기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기대도 크다.

    셋째, 거센 네거티브전 극복이다. 정권이 저질러놓은 수많은 사건을 무마시키려면 오직 정권 연장밖에 없기 때문에 아마도 정권 재창출에 사력을 다 할 것이다. 더구나 윤석열에 분노하는 집권여당과 지지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극렬한 네거티브전을 펼칠 것이다. 이미 유튜브 등에선 윤석열과 관련한 영상들이 떠돌고 있다.

    윤석열은 지난 3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에 이어 며칠 전 잘 알려지지 않은 노동문제 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를 만나 장시간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문제의 해법을 구했다. 과거 대선 후보들이 대중에게 익숙한 명망가 중심으로 퍼포먼스를 벌였다면 윤석열은 확실히 진중한 면이 있다.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알아보고 인재로 등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그의 솔직함은 현재 지지율이 쉽게 사그러질 성질의 것이 아님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의 형국에서 윤석열이 자기다움을 발현해 스스로 ‘발광체’임을 증명해 낸다면 차기 대권에 성큼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4. ‘민주당 태극기부대’ 친문 팬덤 : 결별하나 끌려가나

    극렬 친문 팬덤이 차기 대권의 주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국민의 민주당과 극렬 팬덤 동일시다. 친문 팬덤은 문재인 대통령 실정, 조국 감싸기, 추-윤 갈등을 보궐 선거 패배 원인으로 보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강한 개혁을 하지 못해 패배했다며 당내 자성 목소리에 맹렬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들의 행위는 박근혜 극렬 팬덤 행태를 그대로 빼닮았다.

    선거 패배 뒤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주도적으로 패배했다’며 패배를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의 전 공동대표 최배근 건국대 교수, ‘조국백서’ 편찬을 주도한 김민웅 교수, 역사학자 전우용, 방송인 김어준 등도 이번 선거를 언론 탓, 부패 세력 탓, 욕망에 굴복한 시민 탓으로 돌리며 끊임없이 극렬 팬덤을 자극하며 선동하고 있다.

    박근혜 탄핵 이후 거의 3년간 보수우파 극렬 팬덤 ‘태극기부대’는 자유한국당과 동일시됐다. 이들은 중도층이 보수로 다시 회귀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처럼 친문 극렬 팬덤의 극단적 태도는 이번 재보선에서 정권심판을 선택했던 중도층을 ‘부패 세력’으로 몰며 다음 대선에서도 마음을 점점 멀어지게 하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민주당 의원들의 ‘극렬 팬덤 눈치 보기’다. 보궐선거 직후 더불어민주당 2030 의원 5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공천 번복, 조국 수호, 내로남불, 부동산과 일자리 실패 등을 언급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친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조국 교수가 뭘 잘못했느냐’ ‘뒤통수를 세게 박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배신자’ ‘패륜아’ 등 욕설 댓글은 물론 해당 의원 전화번호를 퍼다 나르고 문자 폭탄을 보내며 결국 해당 의원들이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극렬 친문 팬덤 숫자는 명확하진 않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경심 1심 재판부 탄핵 요구, 윤석열 총장 해임과 추미애 장관 재신임 청원 숫자가 대략 40만~50만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40만~50만 명 이상이라 유추해볼 수 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경선 과정에 개입하고, 대선 경선 여론조사 40%를 차지하는 권리당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당연히 민주당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운신 폭도 좁아진다. 이렇게 되면 보궐선거 참패 극복을 위한 당 쇄신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당 쇄신을 하지 못한 채 대선에 임한다면 보궐선거 결과가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 21대 총선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심사위원장의 공천 핵심은 ‘친박 색채 지우기’였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호남 끌어안기, 구속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 등 중도 포섭 행보를 통해 이번 보궐선거 압승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보선 승리로 ‘태극기부대’와 거리두기에 성공하며 ‘탄핵의 강’을 확실하게 건넜다. 국민의힘은 극렬 팬덤에 대한 부담 없이 차기 대선을 치를 수 있게 됐다.

    국민들이 민주당과 극렬 팬덤을 동일시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극렬 팬덤에 눈치 보며 당을 쇄신하지 못한 채 끌려가면 홍준표와 황교안이 이끌던 지지율 20% 초반의 자유한국당 암흑기가 그대로 민주당에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극렬 행위는 중도층 회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자명하다. 국민의힘이 극렬 팬덤과 결별하는 데 3년 걸렸다. 국민의힘 팬덤 갈등은 이제 거의 끝을 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시작이다. 이들과 결별할 것인지 끌려갈 것인지에 민주당 운명이 달려 있다.

    5. 야권통합 : 윤석열·안철수·금태섭은 어떻게 단일화할 것인가

    3월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NK디지털타워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2차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안철수·금태섭 당시 예비 후보. [뉴스1]

    3월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NK디지털타워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2차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안철수·금태섭 당시 예비 후보. [뉴스1]

    11개월 남짓 남은 대선까지 여야 모두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여권의 경우 지금은 이재명 지사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친문 세력의 견제도 만만찮다. 특히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세력이 아직도 ‘친문 후보’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정은 야권이 더 복잡하다. 제1야당 국민의힘에 뚜렷한 대선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외부에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버티고 있다. 잠재적 대권후보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입당 의사를 피력해왔다.

    국민의힘이 지난 재보선에서 승리하면서 야권통합 셈법도 복잡해졌다. 당 지지율도 당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자강론이 힘을 받은 것이다. 당장 6월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도 윤석열과 안철수를 포괄하는 ‘통합 전대’가 아닌 ‘자체 전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보선 직후 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종인은 윤석열의 진로에 대해 “국민의힘에 안 가고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 말했다. 당장 통합이 힘들어지는 형국이다.

    국민의당이 흡수통합이 아닌 당 대 당 통합과 지분을 요구하고 있고, 윤석열도 독자 행보에 나서면서 야권 통합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더구나 김종인이 떠나 리더십 부재 상황에 직면해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야권통합과 후보단일화를 안착시켜 차기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도 못미더운 상황이다. 선거공학적으로 봐도 아직 정치를 본격적으로 선언하지 않은 ‘정치 신인’ 윤석열이 당장 국민의힘에 들어가는 것보다 제3지대 창당 등 독자행보로 정치적 중량감을 키운 뒤 당 대 당 통합을 하거나 후보단일화에 나서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야권이 다자 출마에서 여권 후보를 이기지 못한다는 여론이 높으면 야권통합과 후보단일화에 탄력을 받을 것이고, 윤석열이 독자 출마해도 이긴다는 결과가 나오면 야권통합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 될 것이다. 야권이 어떤 모양새로 통합과 후보단일화를 이루는지에 중도 표심이 좌우될 것이다.

    #2030 #윤석열 #야권통합 #대선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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