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호

親文의 反明 선언? 이재명 31%…文 지지율보다 10%P↓[창간 90주년 대선 여론조사②]

컨벤션 효과 전무, 영남보다 서울서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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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1-10-1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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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31.1%, 尹 29.8%, 洪 17.6%

    • 李 40대, 尹 60대, 洪 20대 강세

    • 李 광주·전남서 과반, 尹 TK서 42.0%

    • 집값 폭등 서울…尹·洪 도합 48.0%

    • 李 서울 지지율, TK보다 0.2%포인트↓

    • 이낙연 지지층 결집 못해…30% 박스권

    10월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서울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10월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서울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난 뒤 진행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모두 앞섰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선두주자의 위상은 지킨 셈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40대에서는 두 자릿수 이상의 차이로 야당 후보를 앞질렀다. 또 여성보다는 남성에서의 지지율이 높았다.

    하지만 부정적 지표도 여럿 엿보인다. 우선 서울에서 올린 지지율이 민주당의 전통적 험지로 꼽히는 영남권(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지지율보다도 낮았다. 경기·인천에서는 야당 후보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도드라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선후보 확정 뒤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전당대회) 효과’는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여론조사 다자 구도에서는 부동의 1위인데 좀체 29~31%를 벗어나지 못하는 박스권에 갇힌 형국이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임기 말에 들어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40대 얻은 이재명, 20대 얻은 홍준표

    ‘신동아’가 창간 90주년을 맞아 여론조사업체 ㈜폴리컴에 의뢰해 민주당 최종 경선 직후인 10월 13~15일 전국 성인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후보로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이 지사 31.0%, 윤 전 총장 29.8%, 홍 의원 17.6%의 응답을 얻었다. ‘2강 1중’ 구도가 고착화된 양상이다.

    뒤이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3.5%,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5%, 원희룡 전 제주지사 2.5%, 심상정 정의당 의원 1.8%,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0.4%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이들 8명을 문항에 넣어 응답자에게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세대별로 보면 이 지사는 30대, 40대, 50대에서 강세를 보였다. 30대에서는 29.6%를 얻어 홍 의원(25.2%)과 윤 전 총장(20.9%)을 제쳤다. 특히 40대에서 강세가 두드러졌는데, 이 지사는 36.8%를 기록해 2위 윤 전 총장(26.3%)을 10.5%포인트 차로 앞섰다. 1970년대생이 대부분인 40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대표적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은 60대 이상(44.2%) 고령층에서 초강세를 보였다. 홍 의원은 1819세, 20대 등 청년층에서 30.6%의 지지율을 보여 23.6%인 이 지사를 오차범위 바깥에서 앞섰다. 당내 경쟁자인 윤 전 총장(14.1%)과 비교해서는 20대에서 두 배 이상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30대에서도 홍 의원이 윤 전 총장보다 4.3% 우세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조국 사태’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으로 공정성에 대한 MZ세대(1980~2000년 출생)의 감수성이 짙어진 가운데 홍 의원이 대입 수시 폐지, 사법고시 부활 등을 공약하면서 관심을 끈 결과로 해석된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33.3%가 이 지사를, 28.0%가 윤 전 총장을, 23.0%가 홍 의원을 지지했다. 여성의 경우 양상이 사뭇 달랐는데, 윤 전 총장이 31.5%로 이 지사(28.8%)보다 우위를 보였다. 홍 의원은 남성에 비해 여성 지지율(12.3%)이 10.7%포인트 낮았다. 향후 홍 의원이 여성층에서 표의 확장성을 보일지 여부가 야권 경선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이 지사는 경기·인천, 대전·충청·세종, 광주·전라, 강원·제주에서 우위를 보였다. 경기·인천에서는 32.5%를 얻어 윤 전 총장(27.2%)을 오차범위 바깥에서 앞섰다. 다만 경기도가 이 지사의 정치적 본거지(本據地)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격차가 크지 않다.

    민주당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는 이 지사가 과반 지지율(50.2%)을 기록해 홍 의원(19.2%)과 윤 전 총장(7.3%)을 크게 앞질렀다.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충청권에서도 35.6%의 지지율을 보이며 충청에 연고를 둔 윤 전 총장(29.2%)을 이겼다. 강원·제주에서도 32.5%의 지지율을 얻어 윤 전 총장(30.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朴 수사했던 尹, TK 교두보 확보

    윤 전 총장은 서울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서 우세했다. 서울에서는 33.6%를 기록해 23.7%에 그친 이 지사를 10%포인트 가까이 크게 앞섰다. 대구·경북(TK)에서는 42.0%를 얻어 이 지사(23.9%)와 당내 경쟁자인 홍 의원(20.4%)을 모두 제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이른바 적폐 수사를 주도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보수의 안방에서 탄탄한 지지세를 확보한 모양새다.

    반면 대구에 연고를 두고 있는 유 전 의원은 TK에서 2.9%를 얻는 데 그쳐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원 전 지사(3.3%)보다도 뒤졌다. 대선의 또 다른 승부처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윤 전 총장이 36.9%를 보이며 이 지사(26.0%), 홍 의원(22.1%)을 앞질렀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 지표를 주목할 만하다. 서울에서 여당 주자인 이 지사가 기록한 지지율 23.7%는 그가 TK(23.9%)와 PK(26.0%)에서 얻은 지지율보다도 낮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서울 지지율(2.4%)을 더해도 26.1%다. 이는 다자 구도로 치러진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서울 득표율(42.3%)에 크게 못 미친다. 2010년 이후 서울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혀왔다.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이겼지만, 서울서만큼은 문 후보가 과반 득표(51.4%)를 기록했었다.

    야당 우위로 기류가 바뀐 서울 민심은 집값 급등에 대한 불만 표출로 풀이된다. 집권 초부터 ‘집값 안정화’를 공언했던 문재인 정부가 28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음에도 외려 집값이 치솟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 올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의혹에 이어 최근에는 ‘대장동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부동산 약탈국가’(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양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자의 71.3%가 차기 대선후보로 이 지사가 적합하다고 봤다. 다만 민주당 지지자의 11.6%는 여론조사 문항에 없는 기타 후보를 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지자의 55.5%가 윤 전 총장을, 29.5%가 홍 의원을 지지했다.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는 국민의힘 지지자 사이에서 각각 3.2%와 3.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의 경우 후보 확정 뒤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도 미약하다. ‘경향신문’이 민주당 경선 전인 10월 3~4일 이틀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이 지사는 31.1%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어 윤 전 총장(19.6%), 홍 의원(14.1%), 이 전 대표(10.1%) 순이었다.

    조사 기관과 방식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이 조사와 이번 신동아 조사를 비교하면 이 지사의 지지율은 대동소이(31.1%→31.0%)한데 윤 전 총장(19.6%→29.8%)과 홍 의원(14.1%→17.6%)은 또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달리 말하면 이 전 대표가 얻은 지지율 10.1%가 이 지사로 옮겨가지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경향신문’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21.0%.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즉 이 지사의 지지율은 좀체 하락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반등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전문가 사이에서는 사실상 박스권에 갇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지사가 겪는 박스권 국면이 위험신호라고 보고 있다. 경선이 마무리돼 여당 후보로 유일하게 대선판에 남았는데도 40%는커녕 30% 유지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지사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것은 분명한데, 어느 구간에서 갇혔느냐를 살필 필요가 있다”면서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40% 구간을 좀체 벗어나지 못해 박스권에 갇혔다는 얘기를 들었다. 반면 이 지사는 지금 30%를 넘느냐 못 넘느냐의 상황이라 (과거 다른 후보와는) 종류가 다른 박스권”이라고 말했다.

    임기 말 文, 미래 권력 李보다 인기?

    이 지사의 지지율이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보다 크게 낮은 점도 유심히 살펴볼 대목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1.6%로 집계됐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이에 비하면 10.1%포인트가 낮았다. 이는 추후 대선 본선에서 이 지사가 문 대통령과 전략적 차별화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90%), 유선(10%)을 병행한 ARS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3.0%다. 표본 추출 방법으로는 성·연령·지역별 기준 할당 추출법에 의한 유무선RDD 방식을 썼다. 이하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재명 #문재인 #윤석열 #홍준표 #이낙연 #신동아

    *창간 90주년 기념 대선 여론조사 결과 및 상세 분석은 ’신동아‘ 11월호(통권 746호)에서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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