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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제’ 대만 침공 그날, 김정은 핵무기 만지다

  • 김기호 강서대 교수·前 한미연합사 작전계획과장

‘시황제’ 대만 침공 그날, 김정은 핵무기 만지다

  • ● 시나리오로 구성한 한반도 위기
    ● 국방은 최악 준비하는 일
    ● 우크라이나 다음은 대만해협
    ● 北 핵 공격 막을 능력 없어
4월 30일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 [동아DB]

4월 30일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 [동아DB]

최근 국제 정세는 미국이 주도한 세계화(Globalization)가 서서히 막을 내리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진영(Democracy Alliances)과 중국과 러시아 등 전체주의 진영(Totalitarian)이 대립하는 신(新)냉전 구도로 급변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신냉전은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엿보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항전을 이겨내고 마침내 승리한다면 다음 전장은 어디일까. 국방은 최악을 가정하고 준비하는 게 철칙이다. 최악의 상황을 설정한 가상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2022년 11월 8일, 백악관에서 저녁 종합뉴스를 보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경악했다. 하원은 물론 상원(34석)과 주지사(36개 주) 선거에서 모두 패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골머리를 앓던 차다. 교착 상태이던 우크라이나 전황이 급변했다. 11월, 추워진 기상과 반대로 전선은 녹았다. 찬바람이 불자 진흙에 묶여 있던 러시아 탱크와 자주포가 언 땅을 박차고 나왔다. 언 땅은 기갑 및 기계화 부대를 위한 포장도로가 됐다. 러시아군의 진격에 우크라이나 동남부 일대가 빠르게 함락됐다.

공중전에서도 러시아는 우위를 점했다. 러시아 공군 최신예 수호이(SUKHOI)-57 전투기 편대가 키이우의 전략 표적을 정밀 타격해 전쟁 지휘 기능을 마비시켰다.

8월 24일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소도시 차플리네의 기차역에 정차하고 있던 열차가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아 처참하게 일그러져 있다. 이날 러시아가 민간인을 노리고 차플리네 곳곳을 폭격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8월 24일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소도시 차플리네의 기차역에 정차하고 있던 열차가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아 처참하게 일그러져 있다. 이날 러시아가 민간인을 노리고 차플리네 곳곳을 폭격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겨울이 왔다” 러시아 기갑부대 몰려온다

전쟁이 끄트머리에 돌입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상에 나섰다. 협상은 기대와 다르게 흘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모든 제재를 풀고 특히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확대라는 꿈을 버리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를 쓸어버리고 유럽으로 가는 모든 가스관을 잠그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우크라이나가 무너졌다

대만 국방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사이에 두고 중국군과 대만군 함정이 대치하고 있는 사진을 8월 10일 공개했다. 두 함정 사이에 하얀색으로 표시된 지점이 중간선으로 추정된다. [국방부]

대만 국방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사이에 두고 중국군과 대만군 함정이 대치하고 있는 사진을 8월 10일 공개했다. 두 함정 사이에 하얀색으로 표시된 지점이 중간선으로 추정된다. [국방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자 중국도 나섰다.

8월 초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의회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무력시위는 계속됐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과 실탄 사격훈련이 눈에 띄게 늘었다. 훈련에는 중국판 스텔스기 젠-2와 훙-6K 폭격기, 052D형 구축함 등 주력 무기가 총출동했다.

훈련은 11월 10일을 기점으로 실전이 됐다. 중국은 이날 오후 1시(중국 현지 시각)를 기해 일제히 대만을 기습 공격했다. 중국군은 해군 및 공군력을 대거 투입, 주요 전략 시설을 공격했다. 세계 최대 규모 TSMC 반도체 공장도 불탔다.

10월 23일 제20차 중국 공산당 대회 전원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예상대로 세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완전한 통일 실현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필연적 요구”라고 강조한 대로 이른바 ‘시황제’ 즉위 2주 만에 대만을 공격했다.

8월 한 달간만 해도 대만 방공식별구역(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가 444대다. 중국 군용기가 실질적 국경인 대만해협을 넘은 횟수만 300회에 달한다. 또 훈련이겠거니 하고 방심하던 대만군은 대응이 늦었다. 뒤늦게 자체 보유 전투기와 미사일을 쏟아냈지만 달걀로 바위 치기였다.

8월 4일 중국군은 해군, 공군력을 동원해 대만을 포위하고 군사훈련을 했다. [뉴시스]

8월 4일 중국군은 해군, 공군력을 동원해 대만을 포위하고 군사훈련을 했다. [뉴시스]

대만해협의 가장 좁은 곳 폭은 130㎞에 그친다. 중간선에서 대만까지의 거리는 75㎞다. 대만해협을 날던 중국의 초음속 전투기는 3분 안쪽에 대만해협을 넘었다. 전투기에 탑재된 마하5 속도 공대지미사일은 1분 내에 대만의 핵심표적을 타격했다. 종심이 극히 짧은 대만해협에서 훈련하던 중국 항공기와 군함이 일제히 공격하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군은 미군의 대응 시간을 고려해 불과 몇 시간 만에 주요 전투작전을 마무리했다. 반도체 공장과 국가 기간시설, 해군 및 공군기지를 타격해 주요 기능을 마비시킨 뒤 상륙작전은 수행하지 않았다.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전투태세를 유지했다.

THAAD 치우자 한반도 불바다

미군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긴급 논의 후 존 C 아킬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에게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하는 제5항모타격단(Carrier Strike Group 5·CSG 5, CTF-70)을 우선 대만해협에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리키 럽 주일미군사령관(공군 중장, 제5공군사령관 겸직)과 폴 라캐머라(Paul Joseph LaCamera) 주한미군사령관(육군 대장, 한미연합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 겸직)에게 긴급 전투준비태세를 지시했다.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전력이 전부 대만에 집중된 셈이다. 동시에 차후 있을 중국군의 2차 대만 공세에 대비해 대한민국 경북 성주군에 배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를 대만으로 전개토록 조치했다.

미군이 한국과 일본을 떠나자 전쟁의 불길은 한반도로 옮겨붙었다. 김정은이 11월 10일(한국 시각) 오후 3시 05분에 전술핵무기가 장착된 극초음속 미사일로 한국 주요 국가 및 군사전략시설을 정밀 타격했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평택 삼성반도체 공장,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와 성주 사드기지가 타격 목표다. 자강도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극초음속 핵미사일은 서울까지는 1분 41초 만에, 성주까지는 3분 만에 도달했다. 사드와 주한미군이 대만으로 이동한 후 생긴 참사다.

미군의 ‘핵무기 대응 운용 교본’에 따르면 1㏏급의 핵무기가 지상에서 폭발하면 반경 500m 이내 인명의 절반이 즉사한다. 반경 1.1㎞ 이내에 있는 10%는 폭발 순간에 죽는다. 서울에 떨어진 핵미사일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삼각지와 이태원 일대는 순식간에 초토화됐다.

지금은 폭풍 전야

경북 성주군 사드(THAAD) 기지에서 주한미군 관계자들이 사드 발사대를 점검하고 있다. [동아DB]

경북 성주군 사드(THAAD) 기지에서 주한미군 관계자들이 사드 발사대를 점검하고 있다. [동아DB]

가상 시나리오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매섭지만 종국에 러시아의 승리로 끝나면, 중국은 대만을 향한 야욕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고자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력이 대만에 집중하면 주일미군은 물론이고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에 의해 주한미군(특히 공군)도 차출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사드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영공을 지킬 무기는 한국 공군 전력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뿐이다. 김정은은 이 순간을 노리고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인물이다. 현재 한국군 전력만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막기 어렵다.

물론 현재 전황이 설명하듯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중국의 대만을 향한 무력시위도 아직은 단순 시위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앞에서 서술한 시나리오와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면 한국 안보에는 큰 위협이 닥친다. 아시아-태평양의 정세가 위기에 빠질수록 미국의 전쟁 억지력은 점차 낮아진다.

지금 한국을 둘러싼 국내외 정세는 6·25전쟁 직전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 냉전 시대처럼 신냉전으로 아시아 태평양의 군사적 긴장은 높아만 가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 정치권에서는 정쟁이 한창이다. 한국은 지금이라도 확실한 전쟁 억제 수단을 갖추기 위한 현실적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현재 북한의 핵 공격을 막을 능력이 없다.


김기호
● 예비역 육군 대령
● 국제정치학 박사, 現 강서대 국제관계학 교수
● 前 국방대 안보대학원 군사전략과 교수, 前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 前 한미연합사 작전계획과장, 前 합참 군사전략과 전략기획장교



신동아 202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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