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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대담

“낼모레면 80인데 언제까지 원수처럼 지낼건가”

DJ·YS 비서출신 설훈의원 vs 박종웅의원

  • 박성원swpark@donga.com

“낼모레면 80인데 언제까지 원수처럼 지낼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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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원: 김대중대통령이 취임하면서 YS대통령과 인수인계할 때 여러 번 만났잖아요. 앞으로 자주 연락도 하고 조언도 받겠다고 말했지. 그런데 실제론 연락도 안 하고 있다가 기껏 한다는 것이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하고 같이 만찬하자는 거야. 사실 YS는 전두환 노태우 구속시킨 사람입니다. 그런 자리를 같이한다는 것도 그렇고, 불가피하게 전직 대통령들을 모셨다면 따로 조용히 이야기할 기회도 있고 해야 하는데 그런 시간은 한 번도 안 만듭디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우리 쪽에 대해서 조사나 하고 흠집내기를 하잖아요. 또 DJ대통령이 정치를 잘한다든지 하면 YS가 비난할 여지가 없는 거지.

어떤 면에서는 YS가 독재자라든지 지역감정이라든지 남북문제에 대해서 지적을 했기 때문에 DJ에게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지. 왜냐고? 주변에서 그렇게 강력하게 얘기를 못하는 부분도 YS가 해주니까 김대중대통령한테 보약이 됐다는 거죠.

설의원: 보약도 좋고 뭐도 좋은데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얘기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이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고. 지금 김영삼대통령이 우리한테 하는 이런 얘기들은 약이 아니고, 이것은 우리가 아무리 봐도 독으로밖에 안 보인단 말이야.

박의원: 아니, 약 중에서도 이것은 보약이야. 지금 어설프게 DJ대통령한테 뭘 하는 것은 면역성만 높여 주고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YS처럼 정곡을 한마디로 찔러주는 것이 진짜 보약이에요. (손을 벌리며) 그러니 설의원, 약값 내야 한다고. 약값 내라, 빨리(웃음).

설의원: 이제는 YS가 할 만큼 다 했잖아. 솔직히 말해서 온갖 것 다해봤으니까 이제는 정리를 하고 과거의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셔야 한다고. 우리가 민추협을 같이할 때 얼마나 좋았냐 말이야. 지금은 독재도 없고 그리고 두 분이 연세도 연세고, 우리 대통령도 은퇴를 하시면 이제 정치에서 떠나실 것이니까 두 분이 같은 조건이다 말이야. 그러니 두 분이 다툴 이유가 아무리 생각해도 없어요. 손잡고 같이 가셔야지 뭣땜에 다투느냐 말이야. 다투는 것은 여기에서 끝내고 과거에 동지였듯이 그 관계로 돌아가는 것이 두 분을 위해서도 좋고 민족을 위해서도 좋고 모든 사람을 위해서 좋은 거예요. 모든 국민이 그것을 바라고 있고.





험악한 소리만 해대는데 어떻게 만나

박의원: 이번에 6월15일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난 뒤에 두 분이 한 번 만났잖아. 그때 여러 가지 얘기를 많이 했지만 YS대통령이 볼 때는 (DJ가) 너무 급하게 한다는 거야. (YS도) 대통령 5년 하면서 남북문제 많이 해봤거든. 쌀도 줘봤고 많이 해보았어요. 그래서 YS는 저쪽 김정일의 전략이나 정치에 대해서 아는 게 있다고.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큰 낭패가 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속도조절을 해라” 하는 이야기를 하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앞으로 자주 연락하겠다. 전화로 하든지 만나든지 하겠다”고 해놓고 지금 넉 달이 지나 다섯 달이 돼 가는데도 아직까지 연락 한번 안 한기라.

설의원: 연락을 할 수 있겠느냐고. (YS가) 그 온갖 소리를 다하고 있는데. 남녀간에 연애를 하더라도 사인이 있어야 얘기가 되는 것인데 계속 공격해대니 만나서 어떻게 해. 그러니까 상도동 쪽에서 뭔가 넌지시라도 “우리 만나서 얘기를 하자”라든가 이런 신호를 주고받고, “DJ 잘한다” 소리를 왜 못 하는 거냐고.

설사 DJ가 못 하는 게 있더라도 “이런 것은 잘못하지만 이런 것은 잘한다” 하고 던져 놓으면 우리가 ‘아, YS가 생각을 달리하고 있구나. 우리 김대중 대통령과 무엇을 해보자는 신호구나’ 이러면 우리 대통령도 YS대통령에게 “오소, 얘기 한번 합시다” 이렇게 될 것 아닌가. 지금까지 YS가 언제 우리한테 “잘했다”고 한 적이 있느냐 말이야. 계속 험악한 소리만 했지.

박의원: 만나 가지고 단도직입적으로 “이런 것은 잘못했다”고 지적도 했지. 그런데 (DJ가) 그런 것을 고칠 생각은 안 하고 계속 본인 생각대로 나가면서 YS쪽 얘기는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말이야. YS가 볼 때는 정말 이러다가는 나라가 걱정이다 싶으니까, 그리고 직접 만나 이야기할 기회도 없으니까, 국민에게 대고 얘기해야지.

YS가 한번씩 나와서 그렇게 해야 김대중대통령 잘못하는 데 대해 강력하게 견제가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거든. 그리고 DJ 대통령 주변에는 직언할 사람이 별로 없잖아. 설훈 의원만 빼고 말야. 만약 야당이 야당 노릇을 잘하고 정부 여당 안에서도 그런 잘못된 점을 지적해서 빨리 개선될 것 같으면 YS대통령이 나설 일도 없고 나설 여지도 없을 거라고.



그럼 클린턴도 독재자냐?

설의원: ‘지적’ 얘기를 하니까 말인데 박의원이 지금 상도동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지만 안타깝고 답답한 것은, 솔직히 말해서 김영삼 대통령이 하고 있는 지금까지의 행보에 대해서 잘했다는 사람보다 못했다는 사람이 훨씬 많단 말이야.

박의원: 설의원이 지금 YS의 언행에 대해 “지지하는 사람보다 비판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고 얘기했는데, 그것은 관점에 따라서 다를 수 있어. 지금 이 시점과 1년 2년 뒤는 또 다를 수 있는 거라고. 예를 들어 ‘(DJ는) 독재자’(라고) 발언 한 것이 1년 반이 지나고 있는데 YS가 처음 그 발언했을 때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했지. 언론도 비판하고 사람들이 전부 다 “치매다. 완전히 정신 나갔다”고 했거든. 그런데 지금 와 가지고는, 지내놓고 보니까 “YS말이 맞네” 하는 사람도 많다고. 이번 총선에서 드러났잖아요. 여당이 소수당이 되어버렸잖아요. 만약에 이회창 총재가 공천만 잘했으면 내가 볼 때 야당이 과반수도 쉽게 먹었을 거야.

설의원: 어째서 우리 대통령이 독재자란 말이냐고. 독재자란 개념이 헷갈리네.

일반적으로 독재자는 히틀러나 스탈린이나 전두환 노태우나 이승만독재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얘기인데, 우리 김대중대통령이 독재자라는 것은 어떤 분류로 해서, 어떤 식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독재자라고 하는 거지?

박의원: 처음에 YS가 독재자라고 하니까 한나라당 사람들도 전부 다 설훈 의원 이야기처럼 “대통령이 독재자란 이야기는 심하지 않으냐”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다가 이번 총선 때 되니까 전부 유세장 올라가서 독재자 이야기도 하고 또 ‘독재냐 민주냐’는 플래카드를 벽에 붙이는 기라. 자기들이 판단할 때 이것이 먹혀 들어간다 생각하니까 그렇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설의원: 올해 총선을 치렀는데 이 총선결과를 가지고 독재자다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한다면 이 세상에 독재자 아닌 사람이 없어요. 클린턴도 독재자가 되는 거지. 그렇게 따지면 독재자 아닌 지도자가 어디 있어?

YS대통령이 우리 김대중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했지만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어요. 우리 대통령을 두고 ‘김대중 독재자’라고 하면 그것은 결국 YS 이미지만 계속 깎이게 되고, 막말로 YS만 나쁜 사람이 된다는 말야. 그러니 박의원 같은 사람이 모시고 있으면서 “각하 이런 말씀을 하시면 우리 손해봅니다. 안 됩니다. 그런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치켜주십시오.” 이렇게 왜 말 못하느냐 말이야. 아이구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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