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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인 것처럼 서류 작성해 국립공원 내 ‘별장’ 2채 신축

노무현 대통령 친형 노건평씨의 거제도 ‘해금강 별장’ 미스터리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원주민인 것처럼 서류 작성해 국립공원 내 ‘별장’ 2채 신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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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인 것처럼 서류 작성해 국립공원 내 ‘별장’ 2채 신축

‘국립공원내 노건평 타운’. ★는 노건평씨 부부의 주택 2채, 커피숍, 농장 등 땅 2000여평이 위치한 지점이다.

노건평씨는 1998년 1월과 4월 각각 본인 소유의 거제시 일운면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구조라리 710번지와 구조라리 738번지 대지에 단독주택을 신축하겠다는 신청서(공원점용허가신청서)를 관할 기관인 ‘국립공원관리공단 한려해상관리사무소 동부지소’에 제출했다. 노씨는 이들 두 대지를 1980년대 초에 구입했다. 두 신청서 기록에 따르면 노씨는 ‘신청인 주소란’에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 710”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1998년 당시 주민등록법 상 노씨의 주소는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로 돼 있었다. 주민등록 상 노씨는 1993년 진영에서 구조라리로 한 차례 전입했으나 1996년 진영으로 다시 주민등록을 옮겨 2003년 현재까지 그의 주소지는 진영이다. 진영은 1998년 당시 주민등록 상 노씨의 주소지였을 뿐 아니라 노씨가 가족과 함께 실제로 살고 있던 거주지이기도 했다.

노건평씨의 친구이며 현재 구조라리 710번지 별장 관리를 맡고 있는 정모씨는 “1998년 당시 구조라리 710번지는 밭이었고 밭 위엔 ‘안에 들어가 쉴 수 있는 컨테이너박스’ 하나가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노씨는 1980년대 말 구조라리 그의 땅에 유자나무 500그루를 심었다. 구조라리로 전입한 때인 1990년대 초반 그는 유자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컨테이너박스는 이때 임시거처로 이용한 것으로, 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건축물이었다. 그러나 유자 가격이 내려가면서 유자농사 사업은 사실상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정씨의 설명이다. 이후 심어놓은 유자나무를 관리하느라 노씨는 김해 집과 거제도를 가끔 오갔다고 한다.

이같은 정황에 따르면 노씨는 1998년 당시 주민등록 상 주소이면서 실제 거주지인 김해 진영에 머물면서 사업차 가끔 거제 구조라리 710번지를 찾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거제환경운동연합 윤미숙 국장은 “본집은 다른 곳에 있고 주민등록상 주소지도 외부에 있으면서 다만 거제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땅을 사두고 농사짓는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이들은 한마디로 외지인이다. 외지인은 주민등록 상 주소지가 거제도 국립공원 밖이면서 실제 주 거주지(본집)도 국립공원 밖에 있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 노건평씨도 외지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거제도 구조라리 710번지 주민”이라는 노씨의 주장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여 1998년 3월과 5월 노씨에게 각각 구조라리 710번지와 738번지 주택 신축허가를 내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관계자는 “신축신청서 주소란에 구조리리 710번지로 기록돼 있고 본인도 거제도 주민이라고 주장했으므로 이 말이 사실이라고 보고 허가를 내줬다. 주민등록기록 등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연공원법과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국립공원 내 주택 신축 허가에는 해당 공무원의 재량권이 상당부분 작용한다. 그러나 대개는 공원 내에 거주하는 원주민이나 국립공원 내에 들어와서 살기 위한 목적으로 외지인이 주택신축을 요청하는 경우에만 허가를 내준다고 한다. 김해가 주소지인 노건평씨가 주택 신축 신청 당시 자신을 굳이 현지인이라고 주장한 것은 이러한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환경단체, “노씨는 외지인”

원주민인 것처럼 서류 작성해 국립공원 내 ‘별장’ 2채 신축

노건평씨가 국립공원관리공단측에 제출한 주택신축허가 신청서. 신청인 주소란에 거제시 구조라리로 되어 있고, 신축건물 용도는 주거용으로 되어 있다.

노건평씨는 2000년 11월 구조라리 710번지와 738번지에 각각 한 채씩 주택을 완공, 사용승인을 받았다. 710번지 주택은 2층으로 대지면적 211평(698㎡), 건물 연면적 54.5평(172.95㎡)이며 738번지 주택은 단층으로 대지면적 155평(512㎡), 건물 연면적 30.2평(99.88㎡) 규모로 지어졌다. 노씨는 공원점용허가신청서에 신축되는 건물의 용도를 ‘주거용’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노씨가 국립공원관리공단측에 제출한 주택 내부설계도면에 따르면 각 방의 이름을 ‘노모방’ ‘학생방’으로 붙이는 등 이들 주택에 노씨 가족이 실제로 거주할 것임을 ‘특별히’ 강조했다. 국립공원 내에선 주거용이 아닌 주택의 신축허가를 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1998년 당시 노씨의 가족은 노씨 부부와 자녀 1남2녀, 노씨의 어머니 등이었다. 노씨의 장녀는 결혼해 출가했으며 아들은 경남 진주 소재 대학에 진학했다. 많지 않은 가족이지만 노건평씨는 가족 거주용이라며 건물 연면적이 합해서 84평(270㎡)인 두 채의 주택을 지었다.

주거용으로 건물신축허가를 받았지만 실제로 건물이 완공된 뒤 김해에 거주하고 있던 노씨와 그의 가족은 구조라리 주택으로 이사 오지도 않았고 주민등록을 옮기지도 않았다. 노건평씨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살고 있는 진영의 집 대지는 296평, 건평 28평입니다”라며 자신의 실제 거주지가 진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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