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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부산, 러시아 3각 취재

국내 조폭 업고 총기 밀매·매춘·카지노사업 손댄다

한국 속의 러시아 마피아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국내 조폭 업고 총기 밀매·매춘·카지노사업 손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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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범죄 중 대부분은 선원이나 하급 조직원들의 ‘구멍가게’ 수준이라는 것이 경찰의 시각이다. 부산시경 폭력계 고행섭 주임은 “많은 러시아인들이 부산에 드나들면서 우범자들이 섞여 들어와 일을 벌이지만, 아직 마피아 전체가 개입된 계획적인 조직범죄가 벌어지고 있다거나 부산을 거점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한마디로 ‘마피아 조직원’들은 있을 수 있지만 ‘본류’는 없다는 것.

부산 시민들이나 초량동 텍사스촌 일대의 상인들, 부산에 오래 머물고 있는 러시아인들도 이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나우모프 피살사건 이후 쏟아진 ‘부산은 러시아 마피아의 천국’이라는 식의 보도는 다소 과장된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부산에 6년째 머물며 러시아 선원들을 상대로 술집 영업을 하고 있는 안드레이 필랴노프(56)씨는 실제로 조직화된 마피아가 한국에 들어와 있다면 부산 시내나 텍사스촌 일대가 이렇게 조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 머무르고 있는 ‘동아일보’ 사회2부의 석동빈 기자는 “텍사스촌에 가면 쉽게 총을 구할 수 있다는 일부 보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단언한다. 지난 10년간 수없이 계속된 경찰의 함정수사와 기자들의 함정취재에도 불구하고 꼬리가 밟히지 않는 것으로 보아, 총기가 반입된다 해도 극히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에게만 건네지는 형태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국정원 또한 이러한 시각에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국정원 관계자는 “러시아 마피아들이 점차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국내활동은 ‘잔챙이들’의 용돈벌이 아니면 ‘씨를 뿌린 정도’지만, 언제 큰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다는 분석이다. 국정원은 특히 러시아 마피아와 국내범죄조직 간의 연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조직의 러시아 진출이 먼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국내조직의 보스들이 러시아에 건너가거나 반대로 러시아 마피아 조직원들이 한국에 들어와 접촉하고 있다는 징후. 아직까지 개인적인 차원의 친분일 뿐 조직적으로 연계해 사업을 실행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부산에서 칠성파 조직원 김모씨, 영도파, 신20세기파 등의 조직원들이 ‘선 만들기’를 시도하는 정황이 국정원 레이더에 포착되기도 했다.

국내 조직원들이 모스크바 셰레메체보공항에 도착하자 러시아 마피아 조직원들이 ‘번쩍번쩍한’ 차량으로 호위를 하는 광경이 우리측 정보원들에 의해 확인된 일도 있었다. 거꾸로 이들 안면이 있는 러시아 마피아들이 한국에 들어오면 국내 조직들 또한 룸살롱에 ‘2차’까지 풀 코스로 접대하는 게 이미 관행이 된 상태. 지난해에는 룸살롱 접대부가 마음에 든 마피아 조직원이 다음날 이 접대부를 다시 불러내 서울 강남의 한 명품전용 백화점에서 4500만원짜리 시계를 사준 일도 있었다.

러시아 마피아의 국내 유입보다 한국 폭력조직의 러시아 진출이 먼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정보도 확인됐다. 주로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와 연해주 및 사할린 등 극동지방에 세워진 카지노에 국내 조직들이 일정 지분을 투자했다는 첩보를 국정원이 추적중이라는 것. 러시아에서는 마피아의 개입이나 비호 없이 카지노를 운영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체첸 쪽 보스들이 몇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한 사실이 우리 관계기관에 포착되기도 했다.

들의 국내 밀입국과 이를 통한 매춘알선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시장조사’차 한국에 왔던 이들은 국내 폭력조직과 모임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접촉상대는 최근 들어 주가를 올리고 있는 40대 주먹계 거물 Y씨. Y씨는 국내 ‘러시아 인터걸’ 알선루트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의 모임은 기대하는 바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국내조직과 러시아조직 사이에 이익분배와 이권을 둘러싸고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관계기관은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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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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