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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權府’ NSC, 조정·통제 권한 막강한 ‘정보의 저수지’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shamora@donga.com

‘新權府’ NSC, 조정·통제 권한 막강한 ‘정보의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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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참여인사들은 NSC와 정치상황을 연결짓는 데 대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보정책 결정시스템의 효율화와 체계화가 목적이었을 뿐 정치상황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학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NSC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대통령의 헤게모니가 강력하다면 기존의 관료체계를 조정할 조직을 따로 만들 이유가 없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이 많은 국방부나 외교부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철학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강력한 제어장치를 맡길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관리’와 ‘정책조정’

마침내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3월19일 조간신문들은 일제히 ‘NSC 기능 대폭 강화’라는 기사를 실었다.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NSC를 명실상부한 국가안보위기관리 사령탑으로 만드는 방안을 통과시켰다는 내용이었다. 이들 기사는 “NSC의 상근인력이 10명에서 69명(파견인력 24명)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전했다.

사실 이날의 보도는 다소 호들갑스러운 면이 있었다. 단순히 NSC 사무처 확대라고 하기보다는 예전 외교안보수석실과 청와대 상황실의 기능 및 인원이 NSC로 흡수·통합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 DJ 정부의 외교안보수석실(30명), 상황실(5명), NSC(10명)의 정원을 합친 45명에다, NSC가 새로 담당할 위기관리업무 인력 등 파견공무원 24명을 합친 것이 새 NSC의 정원이었다. 대신 외교안보수석실의 후신인 안보보좌관실은 인원이 4명으로 줄었다.

본래 NSC(National Security Coun- cil)라는 명칭은 ‘국가안전보장회의법’이 규정하고 있는 대통령 자문회의를 의미한다. 법적으로 사무처는 이 회의의 사무를 처리하는 곳. 그러나 노무현 정부 들어 회의운영은 실제 사무처 업무의 10분의 1 이하에 불과해졌고 대신 대통령 보좌가 핵심임무가 되었다.



2003년 한해 동안 단 두 차례 열린 국가안보회의는 실질적인 회의체라기 보다는 일종의 ‘행사’에 가깝다.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이 회의는 주로 대형 안보이슈가 발생했을 때만 열리고, 실제로는 참석자가 비슷한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진다.

장관급끼리의 업무협의 및 의결은 주로 매주 목요일 열리는 NSC 상임위원회에서 이뤄진다. 그 전까지 통일부 장관이 담당하던 상임위원장은 참여정부 들어 사무처장(장관급)을 자동 겸직하는 안보보좌관이 맡게 됐다. 반면 외교보좌관과 국방보좌관은 ‘배석할 수 있’을 뿐 상임위원이 아니므로 공식적인 안보정책 결정라인에서는 배제되어 있다.

NSC 사무처의 핵심역할은 크게 ‘정보관리’와 ‘정책조정’의 두 분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사무처의 네 개 주요부서 가운데 정보관리실과 위기관리센터는 각 부처에서 올라온 정보와 현황을 정리·가공해 안보보좌관 및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input’을 기본 임무로 한다. 물론 올라온 정보를 다시 가공해 각 부처에게 공유·전파하는 기능도 한다. 반면 전략기획실과 정책조정실은 정책을 다룬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해 정책으로 만들거나 특정현안에 대한 각 부처의 입장을 조정해 통일된 결론을 만들어 이를 다시 부처로 내려보내는 ‘output’ 역할을 맡는다. 지금부터는 이 같은 분류를 바탕으로 NSC가 과연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실체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하자.

“정보가 너무 많아 주체 못했다”

정보를 장악하는 이가 대세를 장악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NSC가 오늘날의 위상을 갖게 된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원칙적으로 모든 정보가 NSC를 거쳐야만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각 부처 장관이 직접 혹은 담당 비서관을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하던 예전의 시스템 대신 NSC가 일괄적으로 모아 통합·가공·정리해 보고를 올리게 된 것.

이 같은 NSC의 기능은 노 대통령이 여러 차례 힘을 실어줌으로써 더욱 강화됐다. NSC 강화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3월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안보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부처 내 안보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NSC가 실무 부처들과 마찰을 빚는 징후가 감지되던 7월에는 “북핵이나 한미동맹 등 주요 외교안보정책은 반드시 NSC를 통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정보처리는 다시 상황을 24시간 감시하며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실 업무와 각 부처에서 올라오는 정보보고를 처리하는 정보관리 업무로 나뉜다. 전자는 위기관리센터가 담당하고 후자는 정보관리실의 업무다. 백악관 NSC와 거의 흡사한 청와대 NSC가 유일하게 ‘독창성’을 발휘한 곳이 바로 이 부분. 백악관 NSC는 정보관리실이 따로 없이 상황실에서 모든 정보를 통제한다.

미국의 NSC 상황실은 백악관 서편 지하에 자리하고 있다. CIA, 국무부, 국방부, 에너지부, 환경부 등 각 부처에서 파견된 20여명의 근무요원들이 모니터를 통해 각지에서 수집되는 위성정보 등 데이터를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각 부처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계속해서 취합한다. 접수된 정보는 두시간마다 한 페이지 안팎으로 요약되어 사무처장에게 전달되고 사무처장은 다시 이를 24시간마다 한 페이지짜리 보고서로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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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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