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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 미 LA에서 100억대 소송 낸 사이버금융 미스터리

이명박 “도와주려다 사기당했다” VS 김경준 “정치적 음모 숨어있다”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이명박 서울시장 미 LA에서 100억대 소송 낸 사이버금융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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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관리사무실 담당자는 “BBK라는 회사는 간판만 있었지 EBK증권중개 내부의 한 부서처럼 운영되는 것 같았다”면서 “나중에 계약자 대표명의가 김경준씨로 바뀌기 전까지는 회사 직원들이 그대로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BBK 대표이사이자 EBK증권중개 이사였던 김경준씨가 코스모타워 입주계약을 전후한 시점에 추진했던 또 다른 작업이다. 광주에 본점을 둔 창투사인 뉴비전벤처캐피탈(구 광은창투)의 인수 작업을 시작한 것. 이른바 적대적 M&A다.

이 작업에는 BBK가 버진 아일랜드에 만들어놓은 MAF 펀드가 사용됐고, 김씨의 친누나이자 미 LA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에리카 김씨가 외곽에서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첫 거래가 2001년 1월16일 ‘엠에이에프리미티드(MAF LIMITED)’라는 외국법인 이름으로 뉴비전벤처캐피탈의 주식 58만6988주(15.29%)를 26억5000여만원에 매집한 것이다. 이때 공시자료에 등장한 업무상 담당자가 바로 에리카 김이다.

BBK는 이후 ‘브린모우인베스트먼트(Bryn Maw Investment)’ ‘옵셔널벤처스인코퍼레이션(Optional Ventures & Co.)’ ‘조익파이낸셜서비스(Zoic Financial Service, Inc)’ ‘넥스트스텝엔터프라이즈(Next Step Enterprises, Inc)’ 등의 이름으로 주식을 사들여 2개월도 채 안된 3월5일 전체주식의 36% 이상을 취득해 회사 운영권을 인수해 버렸다. 이 과정에 LK이뱅크 감사로 등재돼 있는 김희인씨가 등장한다. 에리카 김과 마찬가지로 업무상 담당자로 기록돼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명박 시장과 김경준씨는 표면상 동업자 관계를 그대로 유지한다. 문제는 김씨가 창투사를 인수하는 시점에 불거졌다.

금감원 조사로 드러난 BBK 비리

금감원이 2001년 3월2일부터 13일까지 9일간 BBK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김씨가 2000년 6월 LK이뱅크의 증자에 투자했던 30억원이 이사회결의나 차입계약 없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BBK의 회사자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사대상 기간인 2000년 5월27일~2001년 3월2일에 BBK의 운용전문인력이 최소 필요인원인 5명보다 2~4명이 부족했던 사실이 적발됐다.

금감원은 김씨가 역외펀드 운용보고서 및 정산지시서를 위·변조한 사실도 확인했다. 문제가 된 자금은 삼성생명이 BBK를 통해 버진 아일랜드에 소재한 역외펀드 MAF에 투자한 100억원. 이 펀드자금은 현지 수탁회사인 한국외환은행 아일랜드 법인에서 관리했다.

규정상 BBK는 KEB로부터 펀드운용보고서를 받아 투자자인 삼성생명에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BBK가 2000년 5월10일~12월14일간 7회에 걸쳐 KEB로부터 받아 삼성생명측에 전달한 펀드운용보고서가 위·변조돼 있었던 것. BBK는 또 삼성생명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임의로 삼성생명측의 서명을 날인해 정산지시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펀드운용과정에 의문을 품은 삼성생명측에서 BBK로부터 받은 보고서와 KEB측에 직접 연락해 전달받은 보고서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역외펀드의 전환사채를 취득한 사실과 펀드 운영현황을 금융감독원장과 한국은행 총재에게 보고하지 않은 점, BBK 대표이사 김경준씨가 운영하던 인터넷 홈페이지(ebank-korea.com)에 허위사실을 게시한 점도 지적됐다.

금감원은 적발된 규정위반 사실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대표이사 해임권고와 함께 4월28일자로 BBK의 투자자문업 등록취소 결정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정체불명의 외국인들

LK이뱅크를 지주회사로 하고 그 밑에 EBK증권중개, BBK, 하나은행, 자동차보험사 등을 엮어 사이버 금융거래네트워크를 구축하려던 이명박 시장의 원대한 구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실제로 이 시장측은 이때부터 외형상 정리절차에 들어갔다.

이 시장은 2001년 4월8일 EBK증권중개 예비허가를 자진철회하고 4월18일 EBK증권중개와 LK이뱅크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그리고 같은 날 관련회사 대표이사들과 이사 및 감사들이 일제히 정리됐다. 김경준씨는 LK이뱅크 대표이사직을 사임했고, BBK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 또 LK이뱅크의 김희인 감사는 사임, BBK의 허민회 이사는 해임 처리됐다.

LK이뱅크와 BBK, 두 회사의 대표이사와 이사에는 이들 대신 래리 롱, 도린 그랙, 폴 머피, 스티브 발렌주엘라, 산드라 모어, 길레스 신 등 신원불명의 외국인들이 대거 취임했다. 이 모든 게 같은 날인 4월18일 벌어진 일이다.

김경준씨는 그로부터 9일 후인 4월27일 MAF 펀드를 통해 인수한 창투사 뉴비전벤처캐피탈을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이름을 바꾸고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의아한 건 본점소재지를 EBK증권중개와 BBK와 같은 주소지인 강남구 대치동 코스모타워 8층으로 이전한 점이다. 그리고 5월21일 건물관리회사와의 임대차 계약업체가 EBK증권중개에서 옵셔널벤처스로 바뀌었다. 변경신고자는 EBK증권중개 대표이사였던 김백준씨.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난 6월26일 계약자 명의가 김백준에서 김경준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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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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