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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떠나는 미군, 흔들리는 한미동맹

‘협력적 자주국방’은 어떻게 가능한가

한국적 군사전략 수립, 군 구조 개선, 다자안보협력 구축이 관건

  • 글: 황병무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bmhwang@kndu.ac.kr

‘협력적 자주국방’은 어떻게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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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협력적 자주국방의 실체는 무엇인가. 참여정부가 갑자기 이 개념을 들고나온 까닭은 또 무엇일까. 지난해 자주국방이 처음 언급되었을 때만해도 다소 혼란스러웠던 이 개념은 날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주한미군의 변화가 가시화되면서 그에 맞물린 협력적 자주국방의 실체 또한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협력적 자주국방의 실체를 이해하려면 우선 미국과 한국이 맺고 있는 군사적 보완관계의 변화부터 살펴봐야 한다. 6·25전쟁을 겪은 후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자체 국방력(KF)+미국의 군사력(AF)=한국의 국가안보(NS)’라는 구도를 유지해왔다. 양국은 한미연합 방위체제를 구축, 군사적 동맹을 제도화했다.

AF는 주한미군(AFK)과 한반도 유사시 증원력(AFA)으로 구성된다. AFK는 한미연합방위의 실효적 군사력이다.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한국방위에 있어 AFK는 KF에 대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해 왔다. 1970년대 이후 한국이 독자적 전력증강계획(율곡계획 등)을 추진해 KF의 대북단독억제력은 점진적으로 향상되었다. 그러나 KF만으로는 여전히 단독억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첨단전력을 지닌 AFK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형국이다.

‘평화번영과 국가안보’ 문건은 “우리는 향후 자체 군사력을 기반으로 국가방위의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말은 앞으로 한국방위에서 미군은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됨을 의미한다.

자주국방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AFK의 변화에 나라가 흔들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출발했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자주국방 개념은 ‘닉슨 독트린’에 의한 주한 미7사단 감축 및 후속철군에 따른 대응으로 대두되었으며, 상호 연관된 세 가지 개념에 기초를 두었다. 자주적 의지에 기초해 국가를 방어한다는 국민의 의지, 자립적 방위력 및 자율적 방위행위를 기반으로 국가를 방위할 수 있는 능력이 그것이다. 박정희 정부의 이 같은 국방노선은 한동안 한미간 긴장의 수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나 한국의 독자적 방위력 증강과 주한미군의 현대화를 배합하는 방식의 한미연합방위체제 강화 노력 속에 해소되었다. 이 시기 ‘협력적 자주국방’ 태세는 유지되고 있었다.



현 정부에서도 ‘자주’는 주한미군의 재배치를 계기로 강조된 측면이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 정책을 바꾸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내용은 ①용산기지 이전과 미2사단 한강이남 단계적 재배치 ②미군이 맡던 일부 군사임무를 한국군에 단계적 인수 ③주한 미2사단 중 1개 여단(3600여명)의 이라크 차출 ④주한미군의 감축 등이다. ①②③은 한미간에 합의했거나 협의가 진행중이며 ④는 미국이 제의한 감축 규모(1만2500명)와 시기(2005년 말)를 놓고 한미간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주한미군 정책 변화는 한국에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며 기존 AFK의 역량에 영향을 미친다. 이 부정적 영향을 보강하는 방법은 KF의 강화 혹은 AFK의 질적 개선으로 메우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②의 경우 기존 중기계획의 우선순위를 조정하여 보완하고 ③, 특히 ④의 경우 미군의 감축규모와 대상이 확정되는 대로 기존 사단을 기갑화하는 등 기동력과 화력을 증강해 보완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은 2006년까지 110억달러를 들여 AFK에 150개 항목의 전력증강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양국은 각각 조정계획을 밝히고 연합방위능력의 강화측면에서 감축규모와 시기를 조정해야 할 것이다.

주한미군의 변화는 우리 국방력(KF)의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싫든 좋든 KF>AFK를 지향한 가운데 독자적으로 KF>NF(북한군사력)을 확보해 국방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안보정책이 바로 협력적 자주국방의 방향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 하다.

주한미군 주둔정책의 변화는 왜 발생했는가. 일부에서 주장하듯 현 정부가 동맹관리에 실책을 거듭한 결과인가. 혹은 한국내에서 고조되는 반미감정이나 우리군의 이라크 제2차 파병이 지연돼 일어난 현상인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유사시 미군투입능력은 강화

그러나 이러한 목소리는 상당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현 정부의 안보분야 고위관계자가 털어놓은 ‘주한미군 감축’논의 뒷얘기에 의하면, 주한미군 감축사안은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11월 페이스 미 국방차관이 이준 국방부 장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한미군 재조정을 위한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회의(FOTA)’를 제안했을 때 이미 시사되었다. 이 회의에서 미래 주한미군의 구조조정을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당시는 노무현 후보의 당선가능성도 희박한 때였다. 이어 12월에는 워싱턴 한미 국방장관회담(SCM)에서 FOTA 발족서명이 있었다(‘중앙일보’ 2004년 5월29일자).

2003년 6월 무렵 미측의 감축의사가 우리측에 처음 전달되었다. 이에 정부는 대처방안을 강구했다. 2003년 10월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협의하기 위해 다음 네 가지 대처방안을 마련했다. ①경제 불안 및 정치·사회 동요 방지 ②안보상황 악화 및 대북억제력 약화 방지 ③자주국방 및 주한미군 재배치·감축의 연계 프로그램 완성 ④협의개시 공개였다. 8·15 경축사 중 노무현 대통령의 뜬금 없는 발언으로 비쳐진 ‘자주국방’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노대통령은 10월1일 국군의 날에도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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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병무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bmhwang@knd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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