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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변호인 안동일 변호사가 털어놓은 ‘대통령의 사생활’

“궁정동 안가 불려간 여성 200명 넘었다”

  •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김재규 변호인 안동일 변호사가 털어놓은 ‘대통령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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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변호인 안동일 변호사가 털어놓은 ‘대통령의 사생활’

10·26사건 현장검증. 김재규의 저격에 박정희 대통령(앞줄 오른쪽)이 왼쪽으로 쓰러졌다. 김재규 왼쪽은 김계원 비서실장.

-다른 것도 아니고 아버지의 좋지 않은 사생활인데….

“사생활이라 해도 개인이 아닌 대통령의 사생활이잖아요. YS가 다 없애버려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 시절 궁정동에는 대통령 안가가 있었고, 그날 밤 두 명의 여자를 불러들여 벌인 술자리에서 대통령이 최측근인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죽었잖아요. 그게 우리 역사예요. (박근혜 대표는) 오히려 자신이 까발리지 못하는 것을 제가 대신 해준 셈이니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지금 ‘유신’이 좋았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10·26 직전까지만 해도 다들 유신을 치켜세웠어요. 박정희가 죽기 전날까지 유신체제가 좋다고 떠들던 사람들이 박정희가 죽고 나자 제 일성으로 한 얘기가 ‘민주절차 밟고 개헌하겠다. 긴급조치 해제하겠다’였어요. 이게 뭘 뜻하는 겁니까. 유신이 잘못된 줄 알면서도 장관이나 국회의원이나 끽소리 못하고 있었다는 얘기지요. 제가 책을 펴낸 취지는 박 대통령의 나쁜 점을 얘기하자는 게 아니에요. 사실 그대로, 잘못 알려진 부분을 고치자는 뜻일 뿐이에요.”

“진시황의 아방궁도 아니고…”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박정희의 가슴에 총을 겨눴다”고 법정에서 여러 차례 진술한 김재규는 “궁정동 안가의 특별한 만찬은 절대군주나 봉건영주 시대가 아닌 20세기말 자유민주주의 국가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개탄했다고 한다.



“인간적으로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는 거죠. 생각해보세요. 진시황의 아방궁도 아니고. 현대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

-당시 김재규도 요정 마담을 첩으로 뒀다는 소문이 떠돌지 않았습니까.

“김재규에게 그 얘기를 들은 적은 없지만, 사실이라 해도 대통령이 청와대 인근에 비밀 안가를 만들어놓고 질펀하게 노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잖아요.”

-김재규가 법정에서와는 달리 변호인 접견을 통해 살고 싶은 욕구를 내비친 적은 없나요.

“아뇨. 없었어요.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않았어요. ‘유신 기간에 우리 사회에 쌓인 많은 쓰레기를 청소하고 자유민주주의가 이 땅에 뿌리내리도록 도와주는 일을 수행할 수 없게 된 게 유감스러울 뿐이다’라고 고백했어요. 당시 김재규는 사형당하지 않았더라도 얼마 못 살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았습니다.”

안 변호사는 “책을 펴내 26년 동안 미뤄둔 숙제를 해치운 기분이 든다”며 홀가분해했다. 법정에서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에 총을 쐈다”고 말한 김재규는 변호인 접견에서 살해 동기에 대해 “독재와 야당 탄압, 부산과 마산의 시민항쟁,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 악화 등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박정희의 문란한 사생활과 그에 따른 판단력 마비가 또 다른 이유였다”고 거듭 주장했다고 한다.

10·26 이후 해마다 5월24일이 되면 경기도 광주시 오포면 공원묘지 맨 윗자락에 자리잡은 김재규 묘역을 찾는다는 안 변호사. 그는 올해도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김재규의 묘역을 찾았다.

“제가 변론한 사람이 사형을 당했는데, 그것도 우발범이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그랬다는데….”

김재규의 무덤 앞에서 그는 “두 사람이 나누는 무언의 대화는 밝힐 수 없다. 10·26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긴다”며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신동아 200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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