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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바디스? 大혼돈의 범여권

“권력 끈 놓치면 곧장 실업자, 이전투구 아닌 사생결단!”

  • 조인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cij1999@donga.com

쿼바디스? 大혼돈의 범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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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이 상당할 겁니다”

쿼바디스? 大혼돈의 범여권

이 전 총리측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유시민 전 장관의 행보도 관심을 끈다.

과연 대통합민주신당의 모든 경선 주자가 힘을 합쳐 이명박 후보에게 대항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회의적인 분위기다. 이 전 총리에 대해선 내년 총선에서 ‘민주개혁세력’을 친노 진영 주도로 재편하기 위해 당권을 쥠으로써 확실한 지분을 챙기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당규상 대선을 치르고 난 내년 1월 전당대회를 열고 당 체제를 재편하게 돼 있다.

그와 정치적 동지 관계인 유시민 선대위원장은 이미 선거기간 내내 “민주개혁세력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함께 가기 어려울 정도로 정 전 의장측과 멀어졌다. 그쪽에서 이렇게 불법, 탈법 선거를 할 줄은 몰랐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전 총리는 10월10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경선 결과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승복하고, 경선 결과 이후에는 따로 법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정 전 의장이 당선될 경우 선거대책위원장 등으로 협력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후유증이 상당할 겁니다. 민주개혁세력이 제대로 합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고, 명분이 있어야 후보를 돕는 자발적 동력(動力)이 될 텐데 그러기가 쉽겠어요?”라고 답했다. 캠프 내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처럼 선거대책위원회 고문 정도의 상징적인 자리라면 모를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긴 힘들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이 전 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당권만큼은 호락호락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내년 총선도 이런 식으로 조직 동원 선거해서 공천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5선인)내가 김원기 선배 정도 제외하면 우리 진영에서 벌써 최고참 아닌가. 우리 민주개혁세력이 붕괴하지 않도록 내가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전 총리측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마지막 TV토론을 앞둔 시점에 손학규 전 지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후보자간 직접 통화연결 시도에 이 전 총리도 약간 당황했다고 한다. 손 전 지사는 ‘정 전 의장이 경선 재개 의미로 후보자간 3자 모임을 갖자고 제의해왔는데 나갈 거냐’고 물었고, 이에 이 전 총리는 ‘참모들과 결정한 뒤 연락하겠다. 나가서 모양을 만드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정 전 의장측에서 ‘정 후보가 현재의 경선국면 타개와 민주세력의 화해 결집을 위해 3자 회동을 제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기자들에게 흘리고, 이것이 기사화하자 이 전 총리는 대로(大怒)했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속이 뻔히 보이는 언론 플레이에 감정이 무척 상한 것 같았다. (이 전 총리가) ‘이래서 얘는 안 된다니까’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이해찬 半, 유시민 半

이 전 총리측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유시민 전 장관은 초기부터 정동영 전 의장을 집중 공격했다. “참여정부 그 자체이면서도 늘 곶감만 빼먹고 간 곶감 동영” “당의장을 두 번이나 한 사람이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가장 먼저 뛰어내렸다” “정말 신의 없는 정치인” “이런 식으로 하면 진정성을 갖고 함께 대선을 치르기 어려울 것” 등등.

정 전 의장과 친노 진영의 대명사 격인 유 전 장관은 ‘참여정부’ 초기만 해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노무현 지킴이’라는 공통 코드가 있었고 이심전심 ‘차기 후보는 정동영’이라는 데 대해 유 전 장관도 공감했다고 한다. 정 전 의장도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유 전 장관에게 정치개혁분야 팀장을 맡기며 기간당원제로 대변되는 그의 의견을 대폭 수용했다. 유 전 장관과 함께 개혁당 시절을 지낸 이 전 총리측 허동준 공보특보는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유 전 장관이 정 전 의장을 차기 대통령후보로 생각하고, 당의장 선거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나 같은 개혁당파 출신들은 반대를 많이 했다. 그만큼 유 전 장관과 정 전 의장의 신뢰는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결정적으로 틀어진 계기는 2004년 총선 때로 알려진다. 유 전 장관이 비례대표 몫으로 여성단체 핵심인사인 고은광순씨 등 2, 3명을 추천했으나, 정 전 의장이 이를 모두 거절한 것. 유 전 장관은 이때부터 정 전 의장이 당을 통합하려 하지 않고 ‘자기 사람 심기’만 하려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후 당 운영에서 사사건건 정 전 의장과 부딪쳤고, 정 전 의장도 일찌감치 유 전 장관과는 관계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유 전 장관은 ‘친노 후보 단일화’ 선언 다음날 저녁 각 언론사 ‘마크맨(담당기자)’ 몇 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여기서 비교적 솔직한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유 전 장관은 “내가 왜 고향인 경주나 부모님이 살고 계신 대구 수성구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다녔는지 아느냐”면서 “정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고 당권을 잡더라도 설마 내가 TK(대구 경북)에 ‘죽으러 간다’고 하는데 공천을 안 주거나 하지는 않을 거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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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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