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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중국 공산당에게 배워라

내각은 합숙교육, 정파는 분권… ‘예측 가능한 미래’ 만드는 엘리트 정치

  • 황의봉 동아일보 2020위원회 부국장 전 베이징 특파원 heb8610@donga.com

한국정치, 중국 공산당에게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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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중국 공산당에게 배워라

중국 공산당의 정치국 상무위원들. 윗줄 왼쪽부터 후진타오(胡錦濤), 우방궈(吳邦國), 원자바오(溫家寶), 가운뎃줄 왼쪽부터 자칭린(賈慶林), 리창춘(李長春), 시진핑(習近平), 아랫줄 왼쪽부터 리커창(李克强), 허궈창(賀國强), 저우융캉(周永康)이 10월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리커창은 후진타오 총서기의 인맥이라 할 수 있는 공청단(共産主義靑年團) 출신으로 이른바 퇀파이(團派)로 분류하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시진핑, 허궈창, 저우융캉은 관찰자에 따라 일명 태자당(太子黨)으로 혹은 상하이방이나 친(親)쩡칭훙계로 꼽힌다. 과거 권력층의 자제들을 일컫는 태자당이 실제로 하나의 파벌로 이해관계를 함께하는지도 의문이고, 또 이들을 친쩡칭훙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이보다는 오히려 시진핑이 차기 총서기 자리를 선점한 것은 계파 색채가 엷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따라서 새로운 중국 지도부의 등장을 계파간 치열한 권력투쟁의 결과물로만 보는 관점은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분권형 시스템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국토가 광활할 뿐 아니라 여러 이질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나라다. 55개 소수민족을 포함해 모두 56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고, 전통적으로 중앙에 대한 지방의 원심력이 강하다. 이 같은 특성에 비추어 본다면 최고지도자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통치체제보다는 집단지도체제하에서 권력을 분산,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이 더 어울려 보인다.

이번 중국공산당 대회를 유심히 살펴보면 이미 은퇴한 지도자들이 대회에 참석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을 비롯해 리펑(李鵬), 주룽지(朱鎔基), 리루이환(李瑞環), 웨이젠싱(尉健行), 리란칭(李嵐淸) 등 15기 상무위원 전원이 ‘주석단’의 신분으로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심지어 덩샤오핑에 의해 실각한 86세의 화궈펑 전 총리도 참석했다. 은퇴한 과거의 정적이나 권력투쟁으로 실각한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서로 권력을 균점하여 협조체제를 구축해온 사람들의 모습으로 비친다. 서방 언론이 중국 지도부를 권력투쟁적 시각 위주로 바라보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최고지도부의 선출과정이나 주요 정책결정을 분권형 시스템이라는 틀로 조명하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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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봉 동아일보 2020위원회 부국장 전 베이징 특파원 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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