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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계의 박근혜계 ‘씨 말리기’ 전말

“親朴 빠진 곳엔 親李, 親李 빠진 곳엔 新親李”

  • 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MB계의 박근혜계 ‘씨 말리기’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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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계의 박근혜계 ‘씨 말리기’ 전말

박근혜 전 대표는 총선 공천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을 철석같이 믿었던 듯하다. 2월25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 축하 외빈초청 만찬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구 달서 을 공천을 받은 권용범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는 친이 진영의 신예로 3선의 이해봉 의원을 꺾었다. 뉴라이트 측에서는 권 대표를 포함해 공천을 희망하는 뉴라이트 출신 명단을 정권 핵심에 전달했다는 말도 들린다.

박종근(대구 달서 갑) 의원을 침몰시킨 홍지만 전 SBS 앵커는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경북 군위-의성-청송에서 김재원 의원을 밀어낸 김동호 변호사는 이 대통령과 이재오 의원이 차례로 회장을 지낸 6·3 동지회 회원이다.

친이가 전국적으로 약진한 가운데 특히 영남권에서의 친박 밀어내기는 정치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친이가 득세했다는 것은 곧 당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친박계 ‘씨 말리기’ 작업은 치밀하게 짜인 각본에 따른 것처럼 대선 이후 매우 조직적으로 전개돼왔다.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가 이번 공천에서 낙천한 김재원 의원은 “총기난사 공천”이라고 일갈했다.

친이, 7월 당권 경쟁 우위 확보



이명박 대통령 핵심 측근들이 영남지역 물갈이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 것은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선 당시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명박 후보는 영남의 5개 시·도(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에서 모두 박근혜 후보에게 졌다. 대구를 제외한 4곳에서의 표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대구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68.3%의 몰표를 받았다.

친이 진영은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원인을 선거인단을 장악한 현역 의원들의 ‘친박’ 성향 때문으로 판단했다. 공천에서의 현역 교체가 단순히 친박 의원을 몰아내는 차원을 넘어 친이로 대체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갈이 공천을 통해 친이 계열이 한나라당 주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함으로써 7월 당권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3월14일 서울 역삼동 한 일식집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박종근·이해봉·이인기·김태환·유기준·김재원·엄호성 의원과 저녁을 함께 했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이명박 대통령을) 너무 믿었다. 이럴 줄 정말 몰랐다” “여러분이 앞으로 (무소속 출마 등) 무엇을 하든지 적극 돕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영남권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둔 3월12일에도 박 전 대표는 “이렇게 잘못된 공천이 있을 수 있느냐”며 “대통령에게 분명히 말했다.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공천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했고, 그렇게 약속했다. 지금은 국민도 공정하지 않다고 느낄 것이고, 그렇다면 (이 대통령과의) 신뢰는 깨지는 것 아니냐”며 분노했다.

영남권 공천 발표 직후 한나라당을 탈당한 친박 계열의 좌장 김무성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는 “이번 공천은 청와대가 기획한 밀지(密旨)공천”이라며 “청와대 결재를 받는 공천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공천만큼 무원칙적으로 진행된 공천이 없다. 이재오·이방호가 공천개혁을 빙자해 ‘박근혜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 전 대표나 김 의원 모두 새 정권 실세들이 미리 구도를 잡고 친박 몰살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즉 이번 한나라당 공천은 막후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휘를 받아 이재오 의원이 총감독을 맡고, 이방호 사무총장을 비롯한 공천심사위원들을 전면에 세운 ‘박근혜 죽이기’ 드라마라는 것이다.

대선 이후 지금까지의 공천 갈등 전개 과정을 되짚어보면 친박 진영이 ‘시나리오가 있었다’고 의구심을 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정가에서는 친이 진영의 조직적 공세에 친박 측이 제대로 방어를 못하자 “이러다 친박이 전멸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친박 진영의 한 관계자도 “어, 어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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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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