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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와 민심

보수 대 진보 구도의 복귀, 민주주의 체험의 위력

  • 김호기│연세대 교수·사회학 kimhoki@yonsei.ac.kr│

6·2지방선거와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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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당선증 교부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웃고 있다.

2007년 12월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던진 적지 않은 국민은 이명박 정부가 ‘경제만은 살려주기’를 희망했지만, 다수의 서민층에게 그것은 여전히 실현되지 않은 꿈이라는 아쉬움과 불만이 이번 선거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배경적 요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것은 이른바 민주주의의 후퇴다. ‘숨은 표’라는 말로 흔히 지칭되는 여론조사와 실제투표 간 격차는 우리 민주주의의 현실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여러 사람이 지적하듯이 2008년 봄 촛불집회 이후 진행된 민주주의의 후퇴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고 언론의 자유를 제한해왔다. 미네르바 사건, PD수첩 사건, 그리고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트위터 논란 등은 구체적인 사례들이다.

국경 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한국 언론의 자유는 2002년 39위에서 2006년 31위로 상승했지만 2009년에는 69위로 크게 하강했다. 여기에 더해 미디어관련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대표되는 ‘정치의 사법화’에 대한 불만 또한 증가해왔는데, 법이라는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politics by other means)는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한때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나’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빵과 말’, 다시 말해 경제와 민주주의는 사실 다른 영역에 속한 문제다. 진보개혁적 유권자의 시선에서 이명박 정부가 그동안 취한 일련의 조치는 민주주의의 후퇴를 의미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숨은 표심으로 잠재했다가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로 표출됐다.

정보사회의 진전은 세 번째로 주목할 배경적 요인이다. 2000년대 들어와 우리 사회에서도 정보사회의 진전에 따라 휴대전화, 트위터 등 정보기기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이러한 정보기기들은 이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투표율 제고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선거 당일 오후 투표율이 크게 높아진 것은 바로 이러한 경향이 반영된 결과였다. 정보사회 또는 모바일사회로의 전환은 비가역적이며, 이 점에서 선거에 정보기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지역주의 완화와 세대교체

정리하자면 이번 선거 결과에는 다섯 가지의 직접적 요인과 세 가지의 배경적 요인이 상호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선거 결과에 담긴 함의는 어떻게 봐야할까. 이에 대해 필자는 세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 이번 선거는 앞서 지적했듯 보수 대 진보 균형구도의 복귀를 함축한다. 야권을 지지한 유권자에게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적극적 반대이자,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에 대한 소극적 지지와 기대를 담고 있다. 이 점에서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세력이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부여받았다면,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개혁 세력은 새로운 기회라는 선물을 받은 셈이다.

둘째, 지역주의의 점진적 약화 또한 주목해야 한다. 경남의 김두관 후보 당선과 충남의 안희정 후보, 강원의 이광재 후보 당선은 기존 패권적 지역주의의 약화를 암시한다. 비록 선거에는 패했지만 부산에서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기록한 44.6%의 득표율은 노풍에 힘입은 바 크더라도 기존 지역주의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호남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14~18% 지지를 얻은 것도 지역주의가 약화된 또 다른 사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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