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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충돌 뇌관, 중·대선거구제 개편

명분은 지역구도 완화, 속셈은 친이계 권력연장

  •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

친이-친박 충돌 뇌관, 중·대선거구제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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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도 선거구제 개편 논의 환영

친이-친박 충돌 뇌관, 중·대선거구제 개편

선거구제 개편 문제로 친이·친박 갈등이 재현될지 주목된다. 사진은 세종시 수정안 표결 결과.

민주당에서도 선거구제 개편 필요성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해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선거구제 개편 의사를 밝혔을 당시 조선일보가 국회의원 1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놓은 의원이 94명(51.3%)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당별로 보면 한나라당 소속은 123명의 응답자 중 58명(47.2%)만 찬성한 반면, 민주당 소속은 응답자 41명의 70.7%인 29명이 찬성했다. 당시 경향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소선거구제 유지가 53.4%, 중·대선거구제 전환이 23.6%로 나온 결과와 비교된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사통위의 제안이 나왔을 때 “민주당은 오랫동안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정치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당론을 계속 견지해왔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실제로 민주당은 집권여당 시절 특정정당의 특정지역 ‘싹쓸이’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선거제도를 제안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지역별로 6개 안팎의 권역으로 나누고 인구비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 뒤, 현재 실시 중인 정당투표의 득표율에 따라 정당별로 당선자를 배출하는 방식이다. 또 석패율 제도는 한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하는 것을 허용하고 중복 출마자 중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제도다.

사통위의 제안이 나오자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당 대변인의 논평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통위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회에 학계·종교계·시민사회 인사 등이 참여하는 선거제도개편특위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원 의원은 8월20일 국회 입법조사처와 공동으로 세미나를 열어 △중·대선거구제 △일본식 선거구제 △독일식 선거구제 등 3가지 방식을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원 의원은 “국민 통합적인 관점에서 소선거구제 폐해를 보완할 수 있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 등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사안부터 시작해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불필요한 논쟁이나 소모적 공방으로 실기한다면 지역주의 극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방선거를 마친 지금 바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 측은 “여야 모두 지도부 교체기에 있기 때문에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지만 민주당 의원 대다수는 선거구제 개편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며 “세미나에서 지역주의 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선거구제 개편 방안이 모색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제下 소선거구제 적합’

이처럼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선거구제 개편에 적극성을 보이는 데 반해 박근혜 전 대표는 부정적이다. 박 전 대표는 사통위의 중·대선거구제 전환 제안이 나왔을 때 친박계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학자들에게 들어보니, ‘대통령책임제 아래서는 소선거구제가 적합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모임에 나갔던 친박계 한 의원은 “대통령제에서는 소선거구제, 내각제에서는 중·대선거구제가 맞다는 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며 “이는 권력독점(대통령제-소선거구제)이냐, 권력균점(내각제-중·대선거구제)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평소에도 ‘소선거구제 유지론’을 피력해왔다. 야당인 한나라당을 이끌던 2005년 7월1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주장했던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는 방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는 “대통령제에서 중·대선거구제로 가는 것은 맞지 않다”며 “선거구제 개편으로 지역구도를 타파한다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앞서 2004년 9월7일 의원총회와 9월15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도 “우리는 대통령제인 만큼 소선거구제가 실정에 맞고 당리당략을 떠나 그쪽으로 가야 한다.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해 당의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어느 것이 나라를 위해 바람직한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보면 세종시 수정 논란 당시 한나라당 친이계에 맞서 한나라당 친박계와 민주당이 공동보조를 맞춘 반면,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서는 한나라당 친이계와 민주당의 입장이 일치하고 한나라당 친박계가 다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친이계와 야당이 합치면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법 개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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