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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부 컴퓨터 모델로 예측한 한국 원전사고 피해 시뮬레이션

고리 1호기 폭발하면 부산 포함 38㎞까지 피폭…현장사망 3864명 후유증으로 10년 이내 3만9100명 병사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美 국방부 컴퓨터 모델로 예측한 한국 원전사고 피해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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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울진1호기

끝으로 경북과 강원도의 경계 인근 동해안에 위치한 울진1호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가정해보았다. 역시 바람 없는 상태를 설정해 방사성 물질이 퍼져나갈 수 있는 범위를 살펴보니 거리 자체는 영광1호기의 경우와 매우 흡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1단계는 반경 2.3㎞, 2단계는 2.7㎞, 3단계는 4.8㎞, 4단계는 6.9㎞, 5단계는 17.2㎞, 6단계는 54.5㎞ 범위다. 북으로는 삼척과 동해, 동으로는 봉화와 영양, 안동 일부가 포함되는 범위지만 인구 밀집지역이나 대도시는 들어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인구 데이터와 결합해 HPAC가 도출한 인명피해의 숫자도 가장 적다. 969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50% 사망확률이 1365명, 30일 이내 사망가능자가 3497명, 10년 이내 사망자가 8824명 수준이다. 5만6800명 내외가 후유증과 유전질환에 시달리게 되고, 허용치를 넘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인원은 총 47만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앞선 경우처럼 수도권으로 초속 3m의 바람이 계속 불었을 경우다. 퍼져나가는 방사능 물질의 양도 많을뿐더러 전체 원자력단지 가운데 서울과의 거리가 가장 짧아 사실상 수도권 전 지역이 피해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선 4단계 수준의 방사능 물질은 40㎞ 가까이 날아가고, 5단계 방사선 물질은 영월과 제천을 거쳐 원주 일부 지역까지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ICRP 허용치 이상의 방사선은 수도권과 서울, 인천 전역을 관통해 서해에 닿는다. 이 경우 방사선의 영향 범위 내에 놓이는 사람의 수는 총 1900만명 수준이라는 결론이다.

수도권에만 국한해서 살펴보면 광주와 성남 등 동남부 일대는 2~2.5rem, 서울 전체가 1.5~2rem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일산과 김포, 인천 지역에 미치는 방사선은 1~1.5rem에 해당한다. 각각 ICRP 허용 기준치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美 국방부 컴퓨터 모델로 예측한 한국 원전사고 피해 시뮬레이션

울진1호기 폭발 시 주변지역 최대 피해범위 및 피폭인원

선택을 위한 전제조건

연구에 따라 편차가 크긴 하지만, 체르노빌 사고의 경우 첫날 최고 수위의 피폭자가 1000여 명에 달하고 총 500만명이 거주하는 지역이 자연 수준 이상의 방사선 피해를 당했다는 게 IAEA와 WHO 등 국제기구 보고서의 결론이다. 평균 10rem 이상의 방사선 노출지역에 60만명이 있었고 사고 이후에도 5rem 이상 지역에 27만명이 살았다는 것. HPAC가 시뮬레이션한 한국의 원전사고에서 체르노빌보다 더 큰 인명 피해가 예상된 것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높은 인구밀도 때문이지만, 바람이 전혀 불지 않거나 최대 인구밀집지역인 수도권을 향해 고정적으로 바람이 부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앞서의 인명피해 수치는 분명 최악에 최악을 거듭한 상황을 가정한 최대치인 것이다.

더욱 근본적으로는 한국에서 체르노빌 수준의 초대형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 역시 극히 낮은 것이 사실이다. 2011년 현재 한국 원자력산업의 기술 수준과 관리 노하우는 분명 1986년 당시의 소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고, 원자로의 종류 역시 전혀 다르다. 그러나 그 가능성과는 무관하게 실제로 사고가 벌어질 경우 얼마나 큰 피해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되고 또 논의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완벽하게 안전한 원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입증된 만큼, 원자력발전이 제공할 수 있는 엄청난 경제적 이익과 장점 못지않게 최악의 시나리오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선택의 기본전제이기 때문이다.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총 전기생산량의 3분의 1, 전체 에너지량의 15%에 달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위험만을 거론하며 원자력발전을 중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굳이 부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간 대부분의 사람은 ‘더 많은 에너지를 더 싸게 이용하는 윤택한 생활’의 뒤에 깔려 있던 잠재적 위험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방식의 삶을 이어나갈 것인지 아니면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더 확실한 안전을 택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선택의 문제이고, 그러한 선택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정보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을 경우를 상정한 피해규모 데이터다. ‘신동아’가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한 결론이 그것이고, 이를 독자 앞에 공개하는 이유 또한 바로 그것이다.

美 국방부 컴퓨터 모델로 예측한 한국 원전사고 피해 시뮬레이션

울진1호기 폭발시 수도권의 피폭량 (초속 3m 동풍이 고정적으로 부는 경우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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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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