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2012 대선

朴-文-安 ‘3자 방정식’ 골몰

안철수 출마 예고 지각변동

  • 윤종구│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jkmas@donga.com

朴-文-安 ‘3자 방정식’ 골몰

2/2
확장성 약한 게 朴 단점

단일화 시기는 언제일까. 안 원장이나 문 후보 모두 서두를 이유는 없다. 이미 야권 대표선수 확정이 너무 늦다는 비판을 받을 만큼 받았고, 이제 언론의 관심이 박 후보보다는 야권후보 단일화로 옮겨올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양측은 언론의 조명을 최대한 모으면서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시기를 택할 것이다. 이런 프리미엄을 최소 한 달은 누리려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아무리 빨라도 10월 말, 늦으면 11월까지 갈 수 있다.

단일화는 극적 효과를 위해 여러 정치적 이벤트를 동반한다.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진보적 중도적 시민사회세력과 일부 진보정치세력을 끌어안는 대통합에 나설 게 분명하다. 2002년에도 경험했듯이 단일화의 컨벤션 효과는 폭발적일 수 있다. 박 후보로선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최대 고비다. 양측은 또 공동정부 구성과 공동정책을 다짐하는 합의서를 내놓을 것이다. 각자의 지지층을 확실하게 단속하고 연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안 원장 쪽으로 단일화된다면 이는 더욱 필요한 일이다. 국회의원 128명의 민주당과 달리 ‘개인 안철수’는 공약을 담보할 방법이 별로 없고, 선거를 치를 조직과 경험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민의 불안을 해소해줄 필요가 있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집토끼(지지층)를 최대한 결속하고 산토끼(중도층) 잡기에 전력투구하는 수밖에 없다. 박 후보는 표의 집중력이 강하기 때문에 집토끼 단속은 그리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호불호 또한 선명한 편이어서 표의 확장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게 일반적 분석이다. 박 후보가 5·16군사정변과 유신체제 등 역사인식 문제에서 아무리 전향적 태도를 취한다 해도 비(非)지지층을 끌어오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통합 행보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들의 ‘응징 심리’를 최대한 약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야당 후보가 좋다기보다는 박근혜가 미워서라도 투표하러 가겠다’는 사람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선의 승패가 달렸다.

그럼 누가 12월에 웃을 것인가. 지금 이를 단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점쟁이밖에 없다. 여기선 대선 전망의 바탕이 되는 몇 가지 중요한 요인을 살펴보겠다.



산술적으로 박 후보는 2007년 이명박 후보가 얻은 1149만 표에 이회창 후보가 얻었던 355만 표까지 동원할 수 있다면 안정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 올해 4·11총선 유권자 4018만 명을 기준으로 할 경우 투표율이 70%(2812만 명)까지 올라가더라도 이긴다. 그러나 5년 전 대선은 노무현 정권이 최악의 불신을 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보수 표가 예외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금은 되레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4·11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 결과를 보자. 새누리당이 의석수에선 152석으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정당투표에선 보수 정당이 졌다. 새누리당 42.80%와 선진통일당 3.23%를 합하면 46.03%다. 반면 민주당 36.45%와 통합진보당 10.30%를 더하면 46.75%다. 그 후 통진당 지지율이 참혹하게 떨어졌지만, 총선에서 통진당에 표를 준 사람들이 대선에서 박 후보를 지지할 리 만무하다.

기호 2번이 3연속 당선

유권자가 총선과 대선에서 ‘견제 투표’를 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1997년, 2002년, 2007년 대선에서 당선자는 모두 기호 2번이었다. 대선 직전의 총선에서 패해 제2당이 된 정당이 대선에선 이겼다는 얘기다. 국민은 의회권력을 쥔 정당에 청와대까지 내주진 않은 게 지난 세 차례의 대선 표심이었다. 기호는 대선 후보 소속 정당의 의석수에 따라 배정된다. 이번에는 박 후보가 기호 1번이다.

역대 대선에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단일화와 연대에 성공한 후보는 이겼고 분열하면 졌다. 1987년엔 야권이 김영삼 김대중 후보로 갈려 패했고, 1992년엔 3당 합당으로 영남과 충청권을 확보한 김영삼 후보가 당선됐다. 반대로 1997년엔 김대중 후보가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의 DJP연합으로 충청권을 끌어안은 반면 이회창 후보는 이인제 후보와 분열하는 바람에 승패가 갈렸다. 2002년엔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로 역전승했다. 2007년 대선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보수 진영에서 이회창 후보가 나왔음에도 이명박 후보가 대승한 예외적 상황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안 원장과 문 후보의 단일화가 얼마나 큰 변수일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대세론이 별 의미 없었다는 것은 익히 아는 얘기다. 1997년 박찬종, 2002년엔 여당이던 민주당 내에서 이인제, 그해 본선에선 이회창 후보가 ‘대세론’ 얘기를 들었지만 아무도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박찬종 이인제 후보는 대선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박근혜 대세론’이 오래됐지만, 이를 근거로 대선 승리를 자신하는 사람은 새누리당에도 없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50대 이상이 4년 전 총선 기준으로 300만 명 정도 늘어난 점도 지켜볼 대목이다. 50대 이상엔 박 후보 지지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투표율도 높다. 지역주의는 늘 중요한 요소다. 영남, 특히 부산 경남에서 탈지역주의 속도가 빠르다. 19대 총선 부산 지역에서 민주당과 통진당이 거둔 정당득표율은 40.2%였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부산 득표율이 29%였던 점에 비춰보면 대약진이다. 안 원장과 문 후보 모두 부산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는 새누리당에 위협적 요소다.

장훈 중앙대 교수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과 2012년 유권자의 이념분포는 보수층의 경우 31.5%에서 31.7%로 거의 변동이 없다. 반면 중도층은 43.9%에서 32.6%로 대폭 줄었고, 그만큼 진보층이 24.6%에서 35.7%로 늘었다. 야권에 유리한 환경이다. 선거 변수에서 세대별 대립과 함께 이념 갈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권심판론의 불씨는 잠재돼 있다고 보지만, 박 후보가 5년간 ‘여당 속 야당’ 역할을 해왔고 현 정권과의 차별화를 계속해나갈 것이므로 큰 영향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역시 보수는 썩었어’란 인식을 국민에게 다시 각인시킬 만한 메가톤급 권력비리가 터질 경우 달라질 수 있다. 야당은 끊임없이 이런 먹잇감을 찾을 것이다.

이상의 대선 요인 중에는 박 후보에게 유리한 것도 있고 야권에 유리한 요소도 있다. 남은 3개월 동안 이런 요인들이 뒤섞이면서 어떤 요인이 더 돌출되는 환경이 조성되느냐, 또는 그런 환경을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 몇 달 사이에 야권 후보 지지율이 10~50%대를 오갔고 대선을 20여 일 앞둔 시점에서의 단일화로 대역전 승부가 펼쳐지는 광경을 10년 전 목도했다. 3개월간 대선 판도가 몇 차례나 출렁거릴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약간의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건 누가 이기고 지든 51대 49의 박빙 싸움이 될 것이란 점이다.

신동아 2012년 10월호

2/2
윤종구│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jkmas@donga.com
목록 닫기

朴-文-安 ‘3자 방정식’ 골몰

댓글 창 닫기

2021/05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