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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국방개혁을 고발한다 <下> 해군·해병대

“해군-해병대 10만으로 늘려야 한다”

  • 이정훈 기자│hoon@donga.com

“해군-해병대 10만으로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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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척 잠수함론

이러한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먼저 북한의 잠수함정 기지를 봉쇄해야 한다. 우리의 잠수함이 먼저 침투해, 기지에서 나오는 북한 잠수함정을 격침시켜야 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 작전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국의 잠수함 수가 너무 적은 것이다.

한국은 장보고급 9척, 손원일급 3척을 갖고 있으나, 북한은 70여 척의 잠수함정을 갖고 있다. 12척의 잠수함으로 70여 척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생각한 D-데이 이전에 기지 밖으로 나온 북한 잠수함정을 일일이 추적해야 하니 한국은 더 많은 잠수함을 확보해야 한다.

다행히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군이 같은 판단을 하고 있어, 전단 규모인 잠수함 전력을 사령부급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장보고급 9척에 손원일급 9척으로 잠수함사령부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해군 전략가들은 ‘잠수함 30척론’을 주장한다. 과거 한국은 돌고래급과 코스모스급의 작은 잠수정을 갖고 있었다. 연어급 사례에서 보듯, 이들은 UDT와 해군 첩보요원의 침투, 그리고 매복 작전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전략가들은 이것까지 의식해 30척 잠수함론을 주장한다.

구축함 20척으로 기동함대 편성



확실한 잠수함정 세력 확보로 수중 우세가 보장된 다음에는 소해전(掃海戰)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한국군의 상륙이 예상되면 적은 상륙 예상 해안에 기뢰를 깔 것이기 때문이다.

소해전 능력이 구비되면, 전투함으로 상륙함 세력을 보호하며 거대한 상륙전을 준비한다. 한국군이 소해작전을 완료하면 적은 해안포와 지대함미사일, 공군기로 상륙군을 막으려 한다. 미 해군은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거대한 함대를 사용한다. 항모에서 이함(離艦)한 해군 전폭기와 상륙모함에서 이함한 해병대의 수직이착륙기, 구축함과 잠수함에서 발사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로 적기와 적 공군기지, 적 미사일 기지, 포대를 초토화한 후 해병대를 상륙시키는 것이다. 바다에서 지상으로 압도해 들어가는 이 작전을, 미 해군은 ‘From the Sea(바다로부터)’ 전략으로 부르고 있다.

한국 해군은 이러한 능력을 갖기 어렵다. 그래서 한미 연합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자 한다. 이지스 구축함과 한국형 구축함 등으로 구성된 기동함대를 만들어 제해권을 갖는 것이다. 이 구축함에는 한국형 토마호크인 ‘현무-3’ 순항미사일이 탑재된다. 현무-3의 사거리는 500km가 넘으니 머나먼 바다에서 적 해안과 전력 거점을 초토화할 수 있다.

연대전투단이 탑승한 상륙함정을 보호하며 돌격상륙을 성공시키려면 20척의 구축함으로 구성된 기동함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3분의 1인 기동전단만 있다. 한국형 From the Sea를 구사하려면 전투함과 잠수함 세력을 3배 정도 키워야 하는 것이다.

국방개혁 2020과 307은 해군 병력을 줄이지 않았다. 이는 해군을 위한 배려 같지만 현실과는 맞지 않다. 대양해군을 외치기 전 한국 해군에서 가장 큰 전투함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하다 넘겨준 2500t급 구축함(DD)이었다. 그러나 지금 가장 큰 전투함은 7500t이 넘는 이지스구축함이다. 2차 한국형 구축함은 4500t이고, 상륙함인 독도함은 1만6000여 t에 달한다. 과거에는 잠수함이 없었으나 지금은 많아졌다.

큰 함정은 당연히 많은 승조원을 필요로 한다. 없었던 잠수함을 도입했으니 잠수함 승조요원을 새로 편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병력이 늘어났어야 하는데 해군병력은 30여 년간 4만 명으로 요지부동이다. 병력을 늘려주지 않자 해군의 ‘해병대 파먹기’ 현상이 일어났다.

해군의 해병대 잠식 심각

해군은 P-3C 초계기와 구축함 등에 탑재하는 헬기 등 상당한 항공기를 운용하기 위해 6전단을 갖고 있다. 6전단은 해군이 해병대에서 ‘빼앗아’온 것이다. 1973년 해군에 합병될 때 해병대는 해군에는 없는 항공단을 갖고 있었다. 해군은 항공의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해병대 항공단을 토대로 6전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1987년 해병대가 해군에서 독립할 때, 6전단을 잡아놓았다. 이 때문에 해군과 해병대는 지금도 항공단 문제를 놓고 날선 대립을 한다.

상륙전을 하려면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 상륙은 함정에서부터 시작되므로 해군은 해병대와 함께 상륙훈련단(NATU)을 만든 뒤 상륙군과 장비를 태우고 싣는 훈련을 반복했다. 그런데 해병대가 독립하고 해군은 인력부족으로 고통받게 되자, 해군은 이 부대를 없애버렸다. 과장해서 말하면 그 후 해군과 해병대는 말로만 상륙훈련을 하게 된 것이다.

상륙한 해병대가 필요로 하는 군수품은 해군이 보급해줘야 한다. 배로 싣고 온 물품을 육지에 풀어놓기 위해 해군은 ‘해안단’을 운영해왔으나, 지금은 같은 이유로 없애버렸다. 그래서 뿌리가 같은 해군과 해병대는 사사건건 충돌한다.

해군의 병력 부족은 너무 심각하다. 최근 최윤희 해군 총장은 3400명 증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국방부와 합참은 병력 감축을 대세로 보고 있기에 이를 들어줄 뜻이 없다. 그러나 해군 처지에서 3400명은 ‘언 발에 오줌 누기’나 마찬가지여서 답답해한다. 해군은 장비를 다루는 기술군이기 때문에에 육군이나 해병대처럼 기간편성을 할 수도 없다.

해군은 4만 명인 병력을 공군 수준(6만 5000여 명)으로 늘리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국방개혁 2020을 추진한 노무현 정부 때의 국방부 장관은 손원일 이후 첫 해군 출신인 윤광웅 씨였다. 윤 장관이 해군 병력 문제를 해결해줬어야 했다. 공군은 공군 출신인 이양호 씨가 국방부장관을 할 때 육군의 방공포병을 넘겨받아 세력을 키웠다”며 아쉬워한다.

해군과 자주 다투는 해병대도 해군의 병력 증강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해병대 대령 출신의 김현기 박사는 “해군 병력의 증강 없는 해군력 확충은 해군에 대단한 무리를 가져온다. 정부는 통일을 내다보며 해군 병력을 7만으로 증강해야 한다. 향후 국방개혁은 해군 7만에 해병대 2만8000명인, 해군·해병대 10만 양병론을 지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동아 201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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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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