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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국정원, 총리실 민간인 사찰 관여

  • 한상진 기자│greenfish@donga.com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원세훈 국정원, 총리실 민간인 사찰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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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진 의원이 공개한 문건은 민간인 사찰 사건을 일으킨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하 지원관실)의 것과 비슷했다. 내용의 기술 방식, 문건에 쓰인 기호와 약물 서식이 흡사했다. 비교에 활용한 문건은 2009년 초 지원관실에서 작성된,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의 행적을 담은 정보보고였다. 이 두 문건을 지원관실에서 근무했던 공직자들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들었다. 한 전직 지원관실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원관실에서 일하면서 국정원 문건을 많이 봤다. 그런데 진 의원이 공개한 문건과는 상당히 다르다. 일단 글자체가 다르다. 오히려 지원관실 문건과 양식 면에서 비슷한 것 같다.”

또 다른 전직 지원관실 관계자의 말은 보다 구체적이었다.

“MB 정부에서 국정원과 지원관실은 여러 사안을 공조해 조사했다. 국정원에서 조사 의뢰가 오면 이걸 배당해 조사하게 하고 결과를 국정원에 통보했다. 공직자의 비위 사실도 많았지만, 솔직히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의 동향 파악이나 민간인 사찰이라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았다.”

“국정원 보고, 팀장회의 전파”



과연 그의 주장은 사실일까.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지원관실 민간인 사찰 사건 수사기록을 검토했다. 진 의원이 공개한 문건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전직 지원관실 관계자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단서를 몇 개 포착했다. 국정원과 총리실이 특정 사안에 대해 공조하며 민간인 사찰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확인됐다. 지난해 5월 25일 진행된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에 대한 검찰 수사기록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녹색성장 붐”을 악용한 사기 발생 소지 조기 차단

검찰 : ‘일련번호 371, 문서유무 O, 사건명 녹색성장 붐’을 악용한 사기 발생소지 조기 차단, 접수일 2009.5.25. 출처 국정원, 담당팀 총괄, 보고일 미상, 보도처 미상, 조치결과 팀장회의(5.25) 시 전파, 진행상황 종결’에 대하여 물어보겠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진경락 :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보니 국정원에서 녹색성장 붐을 악용한 사기 발생 소지가 있으니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전달받아, 팀장회의 시 전파를 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 그럼, 국정원으로부터 현안에 대한 내용을 전달받아 내부 회의 시 그 내용을 전파한 것에 불과하다는 말인가요.

진경락 : 예, 그렇습니다.

국정원의 조사 의뢰를 받고 지원관실이 사찰활동을 한 단서도 확인됐다. 다음은 지원관실 기획총괄팀에서 일하던 국토해양부 출신 6급 공무원 전OO 씨의 진술기록(2012년 5월 9일)이다.

검찰 : 파일명 ‘총리실 공문 비위통보(2008.12.1. 오후 4:18:10 저장)’인데, 어떠한가요.

이때 검사는 진술인에게 문건 내용을 제시하여 보여주고,

전OO : 국정원 정보사항 등을 1팀에 전달하여 조사토록 한 것인데, 별다른 조사 없이 정보사항을 붙임으로 하여 각 기관에 통보한 공문으로, 제가 업무를 맡기 이전인 2008년도에는 1팀에서 직접 기안하여 기관에 통보했으나, 2009년 이후에는 기획총괄과를 통해 공문이 나가도록 하였습니다. 국회 요구자료에 대응하기 위해 문서수발대장을 점검하다가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고 1팀으로부터 사본을 받아서 보관하였습니다.

수사기록은 전직 지원관실 관계자들의 증언을 뒷받침한다. 국정원이 정부 정책이나 공무원의 비위사실에 대한 사찰이나 내사를 지원관실에 의뢰하거나 정보사항을 보내면 지원관실이 이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다시 국정원에 통보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전직 지원관실 관계자는 “나도 국정원에서 내려온 오더를 종종 받았다. 국정원 오더 파일을 가지고 다니면서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곤 했다. 민간인 사찰 수사 당시 검찰이 공개한 문서를 확인한 적이 있는데, 지원관실 문서가 아닌 것도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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