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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국정원, 총리실 민간인 사찰 관여

  • 한상진 기자│greenfish@donga.com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원세훈 국정원, 총리실 민간인 사찰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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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라는 공통점

물론 이 정도의 정황만으로 진 의원이 공개한 문건이 지원관실과 관련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민간인 사찰로 문제가 된 지원관실이 국정원과 공조해 사찰활동을 했다면 흥밋거리로 지나칠 일이 아니다. 어쩌면 지난 검찰 수사에서 미처 밝히지 못했던, MB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개입 여부를 확인해줄 단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 기관이 서로 정보를 공유해가며 사찰과 감찰을 진행했다면, 당연히 그것을 조율한 곳도 있었을 것이다. 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박영준 전 차관과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국정원 정치개입을 주도한 원 전 원장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는 점은 이 문제와 관련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이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결심한 것은 행정안전부 장관이던 2008년 촛불시위를 겪은 뒤다. 그리고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박 전 차관이 지원관실 설립을 결심한 계기도 촛불시위였다. 국정원과 지원관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였을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신동아’ 보도 이후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직쇄신 방안 마련



민간인 사찰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문서에는 ‘신동아’가 여러 번 등장한다. ‘신동아는 반MB 매체’라는 식으로 표현한 문서도 있다. 그러나 가장 많이 언급된 사건은 ‘신동아’ 2009년 5월호(4월 17일 발매) 기사와 이 기사로 인한 파장이다. ‘박연차 조사한 국세청 국장, 룸살롱 드나들다 총리실에 적발’이란 제목의 기사였다.

이 기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이어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를 지휘한 조OO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2008년 당시)에 대해 지원관실이 암행감찰을 벌인 뒤 구두경고한 것을 확인한 보도였다. 당시 이 보도는 정치권에서 상당한 논란이 된 바 있다. 2010년 6월 참여연대는 ‘신동아’ 기사를 근거로 조 전 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 전 국장이 모 대기업으로부터 향응을 받았으니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민간인 사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지원관실은 ‘신동아’ 보도가 나간 지 10일 만에 조직쇄신을 단행한다. 2009년 4월 27일 만들어진 ‘공직윤리지원관실 운영 쇄신방안’이란 제목의 문건으로 확인한 사실이다. 문건의 서두에는 운영쇄신의 배경이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 2008.7.21 공직윤리지원관실 출범, 새 정부 국정철학이 조속히 뿌리내리도록 공직기강 확립

- 공직사회에서 복지부동, 음성저항, 무능무소신자를 선별해 인사조치 → ‘일하는 분위기’ 물꼬는 튼 상황

○ 최근 감찰요원의 근무의욕이 지나쳐 언론사고(신동아 5월호)가 발생했고

※ (…) 신동아 기자가 (…) 국세청 조○○ 국장에게 ‘박연차 리스트’ 제공을 요구 → 거절당하자 조 국장을 감찰한 공직윤리지원관실 요원에게 접근해 취재

- 전방위 감찰활동이 공직자 사기를 저하시킬 수도 있는 분위기

○ 감찰요원 인적 쇄신

- ‘충성심’과 ‘실력’을 모두 갖춘 요원으로 공직윤리지원관실 재정비

- 5~6월 중 전 요원을 대상으로 근무태도, 직무역량, 실적을 평가 → 1/3 교체 (09.7)

○ 복무자세 재점검

- 전 요원이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충성 서약’

-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절대 누설치 않고, 업무 수행을 위해 활용하지 않는다는 각서 자진 제출

※ 직무 관련 사고 발생 시 담당자와 팀장이 연대책임

○ 개별요원들의 기자접촉은 차단하되, 언론 측에서 일방적 접촉 시 기획총괄과에서 대응(창구단일화)

‘신동아’ 보도가 나간 당일(2009년 4월 17일) 지원관실은 자체 조사를 강도 높게 진행했다. 조 전 국장에 대한 암행감찰을 담당한 직원과 국세청 파견 직원들 모두가 조사를 받았다. 이들이 진술한 내용은 모두 수사기록에 남아 있다. ‘신동아’ 보도 문제로 이인규 지원관이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현 인천시장)을 면담한 기록도 있었다.

당시 ‘신동아’가 보도한 내용은 2010년 참여연대 고발로 진행된 검찰수사 과정에서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신동아 2013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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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greenfish@donga.com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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