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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가는 탈북 여성 눈물이 내 삶을 바꿨다”

중국에서 탈북자 돕다 추방된 전도사 천기원 독점 수기

  • 정리·곽대중 editor@nknet.org

“팔려가는 탈북 여성 눈물이 내 삶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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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1일, 나는 20명의 탈북자를 몽골로 보낸 적이 있다. 다음날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로 들어가 한국대사관으로 전화를 걸었다. 대사관측의 답변은 “몽골 정부에서 이들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나는 코웃음을 쳤다. 대사관이 성의가 없어서 그렇지 몽골정부가 그들을 받지 않을 리 없다. 몽골 정부로서는 북한이나 중국보다 한국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 최근에는 스무 명 이상의 탈북자가 한꺼번에 대사관에 진입해 망명신청을 하는 사례가 많지만, 당시에는 처음 있는 일이라 대사관측도 난감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중국으로 보내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며칠 뒤 대사관에서 전화가 왔다. 몽골 정부에서 이미 탈북자 10명을 중국으로 추방했다는 것이다. 나머지도 곧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나중에는 몽골 정부에서 나를 체포하려 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줬다.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이해가 안됐다. 그동안 탈북자 문제에 관대하게 나가던 몽골 정부가 왜 갑자기 추방 쪽으로 돌아섰다는 말인가.

그제서야 나는 한국대사관측을 의심했다. 그래서 대사관에 “만약 탈북자들이 중국으로 갔다가 북한으로 송환된다면 나는 즉시 노르웨이로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노르웨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곳에 달려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분이 대통령으로 있는 나라에서 탈북자들을 보호하지 않고 쫓아냈다’고 세계를 향해 외치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정말 CNN 기자를 불러 베이징으로 향했다.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여 노르웨이행 티켓을 예약하려고 할 때 대사관에서 전화가 왔다. “탈북자들이 다시 몽골로 돌아오고 있다.” 모두 한국으로 보낼 것이라는 연락이었다. 그때서야 나는 안도의 숨을 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탈북자들을 데려온다고 해서 내게 물질적인 보상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때의 일이다. 판사와 검사는 아무 대가도 받지 못하면서 탈북자들을 돕는 동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나를 브로커 정도로 여기고 그동안 상당한 돈을 모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뇌물을 받으려고 선고장 발송을 늦춘 것이다.



그런데 내가 데려온 탈북자 중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그들을 데리고 오면 어디에서 많은 돈을 받는다고 말이다. 나는 그런 오해에 일일이 대응하고픈 생각이 없다. 목회자로서 내 일을 열심히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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