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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업자 홍영준의 직격 고발

“삼성전자, LG전자, 국세청도 불법복제… 이러다간 벤처기업 다 망한다”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소프트웨어 개발업자 홍영준의 직격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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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해외 진출도 고려했겠군요.

“2002년부터 삼성SDS를 통해 해외 진출을 모색했어요. 삼성에서도 우리 제품을 팔 수 있겠다고 좋아했습니다. 그때부터 미국, 캐나다, 일본에 꾸준하게 팔고 있어요. 해외시장은 한국시장보다 100배나 큽니다. 해외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리 제품에 기능을 추가할 때 뛰어난 한국업체의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세계가 한국의 IT기술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의 판매대행업체에 물어보면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합니다. 회사 영문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외국 기업도 많습니다. 요즘엔 한국 개발자들이 외국에 많이 진출해 이들을 통해 제품이 나가기도 합니다. 해외로 진출하는 인프라는 좋은 편이죠. 빌 게이츠가 ‘윈도’를 만들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성장했듯이 우리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 시장에 내놓았습니까.

“2000년에 개발했으니 5년 됐어요. 개발한 뒤 2년쯤 지나니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투자했죠. 직원 10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30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동안 성능을 향상시키느라 15억원은 투자한 것 같아요. 최근에 개발한 제품은 바이러스를 체크하는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개발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으면 수상경력도 있을 듯한데요.



“지금까지 개발에 전념하고 판매하며 생존하느라 그런 기회를 찾아다닐 여력이 없었어요. 또 우리처럼 조그마한 소프트웨어(한 카피에 25만원)를 개발하는 곳은 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어요. 벤처기업 인증은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몇 카피 팔렸습니까.

“6000개 정도 나갔어요. 웹 서비스하는 곳이면 다 필요하니까, 개인부터 대기업, 정부기관, 관공서, 교육기관까지 모두 우리의 고객입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어요. 해마다 10~20% 성장은 하고 있습니다만, 시장이 커지는 만큼 따라가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불법복제 때문인데,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6만개의 서버에서 우리 제품이 사용되고 있어요. 정품이 6000개 나갔으니 10배 정도 불법복제가 된 거죠. 조사해보니 제품 하나당 16번 정도 불법복제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서버 하나에 한 제품만 사용하도록 돼 있는데, 많게는 500번 복제한 회사도 있어요.”

대기업, 관공서, 대학 등 무차별 복제

올해는 적극적으로 불법복제에 대응하고 신경을 쏟아서 매출이 30% 이상 올라갈 것 같습니다. 사업 초기엔 시장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여서 불법복제에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 불법복제 탓에 개발비가 회수되지 않으니까 국내시장에서 먹고 살기 바빠요. 그동안 반만 회수했어도 세계시장에 나갔을 텐데. 마음은 있지만 못 나갑니다.”

-불법복제한 곳으로 파악된 업체는 어디입니까.

“삼성전자, LG전자, 한국전력 같은 대기업과 계열사가 많아요. 관공서도 많습니다. 국세청, 해양경찰청, 강원도청, 이화여대, 건양대 등 불법복제에는 영역이 따로 없어요. 에릭슨코리아나 킨코스코리아 같은 다국적 기업도 예외는 아니죠. 다른 곳도 우리에게 발견되지 않았을 뿐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곳이면 대부분 우리 제품을 썼을 겁니다.”

홍 사장이 밝힌 불법복제 리스트(앞 페이지 사진 참조)를 보면 다양한 기관과 업체들이 무차별적으로 불법복제했음을 알 수 있다. 데이콤, 현대중공업, 삼성SDS, 동부화재, 제일제당 같은 대기업도 포함돼 있다. 컴퓨터에 보관된 자료에는 불법복제한 서버의 이름과 날짜, 시각까지 기록돼 있다. 리스트에는 500개에 달하는 기업, 관공서, 교육기관이 올라 있는데, 20번 이상 불법복제한 곳도 120여 개에 이른다.

-소프트웨어에 불법복제를 막는 기능을 첨가하면 문제가 없었을 것 아닙니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기능만 잘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불법복제 막는 기능을 넣어두면 제품이 무거워져요. 일반적인 사용자에겐 불법복제 기능이 필요 없잖아요. 불필요한 기능 때문에 가격도 올라갑니다. 그래서 안 했어요. 물론 제품 설명서와 홈페이지에서 허가 없이 복제하지 말 것을 공지했는데, 잘 안 지켜지네요.”

-미국 제품엔 불법복제를 막는 기능이 있습니까.

“없어요. 그런 걸 보면 국가의 수준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일본에서도 대부분 정품을 사용합니다. 그만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정부나 이용자의 보호를 받고 있죠. 이렇게 해야 기업이 돈을 벌고, 사업을 키워서 국부(國富)를 창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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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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