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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日 민단, 보조금 삭감 놓고 정부와 파열음

“본국은 우리를 버리고 조총련을 택할 것인가”

  • 이민호 통일일보 서울지국장 doithu@chol.com

在日 민단, 보조금 삭감 놓고 정부와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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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日 민단, 보조금 삭감 놓고 정부와 파열음

이임하는 나종일 주일대사(오른쪽)에게 기념품을 전달하는 정진 중앙민단장. 그러나 나종일 대사 시절 민단과 주일대사관 사이는 껄끄러웠다.

정책당국이 국회를 통과한 예산을 삭감하고 집행방식을 변경한 것은 1977년 3월 민단 지원금이 제도화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민단에서는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무기 삼아 본격적으로 민단 통제에 나섰다고 생각하는 단원이 많아졌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19일 오후 민단 최고위 간부 4명이 부랴부랴 서울로 향했다. ‘3기관장’으로 통칭하는 정진 단장과 김광승(金廣昇) 중앙위의장, 김창식(金昌植) 감찰위원장 그리고 허맹도(許孟道) 수석부단장이 총출동했다. 3기관장이 한꺼번에 서울로 오는 경우는 대통령 면담 같은 중대 일정이 있을 때뿐이다. 그러나 3기관장과 수석부단장은 나흘을 머물고도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출국 직전 김포공항에서 만난 허 부단장은 “누구 하나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나도 그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하다”고 푸념했다.

올드커머, 뉴커머, 그리고…

기자는 정책부처인 외교부와 집행단체인 재외동포재단에 “보조금을 삭감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답은 역시 “모른다”였다. 외교부는 민감한 사안이니 질의서를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질의서를 보내자 2월27일 재외동포영사국 재외동포정책1과 명의로 답변서가 왔다. 답변서의 핵심 내용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는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상정했다. 그러나 그후 이뤄진 민단 지도감사 결과에 따라 지원금을 감축하는 것으로 변경했다’는 것. 역시 지난해 8월의 민단 감사 결과를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2월28일 저녁 기자는 정부의 한 소식통으로부터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내막을 짐작케 하는 제보를 받았다.



“외교부는 2월7일자로 재외동포재단과 주일한국대사관에 민단 보조금에 대한 지침을 하달했다. 그 지침에는 뉴커머(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에 온 교포나 주재원 등) 단체 등 다른 재일동포단체에도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제보가 확실한 것이라면 정부는 큰 오류를 범한 것이 된다. 민단에 대한 보조금은 국회 외교통상위원회가 심사하고 의결한다. 예산명목은 ‘재일민단 지원’이라는 여섯 글자로 규정돼 있다. 단독심의·처리되는 예산이므로 국회를 통과한 73억원은 오로지 민단을 위해 써야 한다.

외교부가 지휘감독·재량권을 발휘해 정책집행 부서로서 실제 집행되는 금액을 줄일 수는 있어도, 차액 8억원과 집행금을 다른 단체로 전용(轉用)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민단은 65억원을 합당하게 집행한 다음 8억원을 추가로 신청하면 된다. 정부가 8억원을 다른 단체에 지원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정부는 민단말고 어떤 재일동포단체를 지원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재일동포사회의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 국적자인 ‘재일국민’은 크게 2개 그룹으로 분류된다.

하나는 일제 강점기에 징용으로 끌려온 사람과 그의 후손이다. 이들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당시 일본 정부로부터 ‘특별영주권자’ 지위를 부여받았으므로 대를 이어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일본에 살 수 있다. ‘민단계’ 또는 ‘올드커머(Old Comer)’라 불리는 46만명이 바로 이들이다. 또 다른 그룹은 한일 국교회복 후 일본에 건너간 한국 주민등록 소지자다. 뉴커머(New Comer)로 불리는 이들은 11만명 정도인데, 두 그룹은 모두 대한민국 여권을 갖고 있다.

일본으로 국적을 바꾼 귀화자 32만명과 ‘조총련계’로 불리는 재일조선인 5만여 명은 한국 국적자는 아니지만 한민족 피가 흐르므로 ‘재일동포’의 범주에 들어간다.

따라서 민단 이외의 재일동포단체라면 조옥제(趙玉濟)씨가 회장인 뉴커머 단체 ‘재일본한국인연합회’와 서만술(徐萬述)씨가 의장인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김정부(金政夫)씨가 의장인 ‘재일본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구 한민통의 후신)’을 꼽을 수 있다. 회원수는 민단이 43만명, 재일본한국인연합회가 3000여 명, 조총련이 5만명(일본 공안 통계 근거, 조총련은 10만명으로 주장), 한통련은 40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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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통일일보 서울지국장 doithu@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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