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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의 공부법

‘통섭학자(統攝學者)’ 최재천 교수의 통합논술 어드바이스

“쓰기에 집착하지 말라, 끊임없이 독서하라”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통섭학자(統攝學者)’ 최재천 교수의 통합논술 어드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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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학자(統攝學者)’ 최재천 교수의 통합논술 어드바이스

‘통합논술’이 대학입시의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 요즘 학생들은 지식의 상당부분을 인터넷에서 얻습니다. 인터넷이 책의 기능을 대신한다면 굳이 많은 책을 사줄 필요가 있을까요.

“물론 인터넷엔 방대한 정보가 있죠.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가 인터넷에 모두 담겨 있을까요? 저는 아직 그런 부분은 신뢰하지 못하겠습니다. 오히려 인터넷에서 정해준 가이드라인 때문에 지식의 깊이가 얕아질 수도 있지요. 또한 자라나는 청소년 처지에서 보자면 인터넷에 지식이나 정보말고 다른 유혹이 무척 많다는 것도 걸림돌이 되지 않겠습니까. 출판매체의 유해성은 그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고요.”

▼ 그렇더라도 당장 입시가 발등의 불인 학생들에게 마냥 독서를 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되도록 일찌감치 책 읽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야 하고요. 그래도 늦은 것 같다 싶으면 큰아이는 포기하고 작은아이부터라도 시켜야지 어쩌겠습니까. 앞으로는 어려서부터 책 많이 읽고 문화경험 많이 한 학생들이 시험에서도 진가를 발휘할 겁니다. 입시를 위한 ‘독서학원 10년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책을 읽히세요.”

‘글 잘 쓰는 유전자’는 없다



▼ 독서량이 글쓰기의 질과 정비례할까요.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결국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한 덕분입니다. 처음부터 글 잘 쓰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글을 잘 쓰는 유전자 같은 것은 생물학적으로 봐도 근거가 없습니다. 글은 많이 읽고 고민하면 그만큼 잘 쓰게 돼 있습니다.”

▼ 그래도 글쓰기에는 일정한 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훈련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쓰기’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책을 읽으면 부담이 됩니다. 제가 볼 때 인간은 ‘아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 미치는 동물’입니다. 우선은 스스로 느낀 점을 말로 표현하도록 하는 게 순서일 겁니다. 책을 읽자마자 이러저러한 표현을 통해 느낀 점을 쓰도록 강요하면 독서에 대한 흥미 자체도 줄어든다고 봐요.

제가 권하고 싶은 방법 중 하나는 책을 읽으면 그 내용에 대한 요약이나 느낀 점을 말로써 표현하고, 그것을 녹취해서 들려주라는 겁니다. 남이 나를 표현하는 게 아니고 내가 나의 표현을 듣는 것이기 때문에 녹취를 듣다보면 자연스레 내 표현을 좀더 정제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처음엔 말로 고쳐보도록 시키고, 그러면서 슬슬 글로도 표현해보라고 하면 자녀들이 아마 전보다 잘 따라 할 겁니다.

또 한 가지 신경써야 할 것은, 학생의 표현에 대해 부모나 선생님이 과도한 트집을 잡는 것은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좋은 글쓰기에 필수적이라 할 만한 요소, 즉 ‘자신만의 생각’을 ‘창의적인 시각’으로 나타내려면 우선 자유의지와 동기부여가 중요해요. 예를 들어 학생이 자기 생각을 글이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이나 그림으로 나타내고 싶다고 하면 맞장구를 쳐줘야겠죠.

이런 기본적인 소양학습이 어느 정도 진전된 뒤라면 논술학원 같은 곳도 한 번쯤은 보낼 만하다고 봅니다. 다만 글쓰기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을 연마하는 데는 몇 달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자녀를 몇 년씩 논술학원에 보내려 한다면 그건 정말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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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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