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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병원 실세’ 떠오른 상담사의 세계

의사보다 높은 연봉 받으며 불꽃 튀는 ‘고액 환자’ 유치 작전

  •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병원 실세’ 떠오른 상담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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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비급여 수술 유도

‘병원 실세’ 떠오른 상담사의 세계

비보험 진료 항목이 많은 성형외과 상담사는 미용실, 룸살롱, 찜질방 업주와 긴밀한 관계를 맺기도 한다.

한국에 병원 코디네이터라는 직종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94년. 서울 강남 예치과 원장 박인출씨가 미국의 병원 경영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 시초였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국내 경기가 침체되면서 병·의원 경영도 위기를 맞자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환자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됐다. 2000년대 들어 의료산업이 경쟁체제로 접어들고, 2001년 의약분업으로 전문의들의 개원경쟁이 가속화하면서 병원 경영의 차별화 수단으로 코디네이터가 배치되기 시작했다.

박 원장이 코디네이터를 도입한 데는 1993년 포천의료원장을 지낸 김주환 박사가 암에 걸려 타계하기 직전까지 치료받은 과정을 담은 ‘의학박사 김주환 임상투병 수기’에서 자극받은 면도 있다. 이 책에는 김 박사가 암으로 입원했던 2년 동안 겪은 병원의 불친절은 물론 오진, 약 남용 등 의료계의 온갖 횡포가 담겨 있다. 김 박사는 “암 말기에 이르자 의사들이 입원실에 들어오지도 않고 문 열고 증상이나 한번 물어보는 정도로 무성의한 치료를 했을 뿐 아니라 식사도 문 앞에 놓고 가는 정도였다”고 썼다.

박 원장은 “의료원장까지 지낸 사람이 그 정도의 푸대접을 받았으니 일반인은 어땠겠냐”며 “병원이 있으므로 환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있으므로 병원이 존립할 수 있기에 병원의 고객은 환자라는 생각으로 병원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디네이터의 ‘이론적’ 기능만 보면 환자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좋고 의사는 환자관리 및 경영이 편해져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병원의 코디네이터는 대부분 환자에게 고가의 비급여 항목 시술을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는 상담사에 가깝다.



코디네이터의 긍정적 기능

상담사를 고용하는 병원은 비급여 진료 항목이 차지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성형외과, 치과, 안과, 피부과, 비뇨기과, 한의원 등이다. 보험급여 환자가 많은 내과나 소아과는 굳이 ‘영업’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대체로 상담사를 고용하지 않는다.

“베테랑 상담사의 연봉은 1억원이 넘습니다. 상담을 잘한다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 연 3000만~5000만원이고요. 주로 강남의 성형외과와 치과, 안과에서 활동하는 사람 중에 고액 연봉자가 많습니다. 대부분 기본급은 낮게 책정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통상 진료비(시술 및 수술비)의 5~20%가 상담사의 몫이죠.”

병원 코디네이터 양성전문기관인 국제의료교육센터 원장 하정원(35)씨의 말이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는 코디네이터(상담사가 아니라 코디네이터라고 강조했다)를 고용하기 전 월 매출이 2000만~3000만원이었는데 고용 후 3개월 만에 매출이 두 배로 늘었어요. 코디네이터를 고용하면 병원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말고도 환자가 시술에 불만을 표할 경우 의사가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데다, 환자와 돈(수술비) 얘기를 나누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죠. 그 일을 상담사가 대신하기 때문에 의사는 진료에 전념할 수 있고요.”

하 원장은 “병원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환자가 의사를 어려워하는 풍토가 여전하기 때문에 진료실에서 의사에게는 못하는 얘기를 코디네이터와는 허물없이 나눈다”며 “코디네이터 고용이 환자를 편하게 해주는 면이 있다”고 했다.

환자를 위한 최상의 서비스와 진료 편의 제공, 환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 개발 및 의사와 환자 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중간자 노릇 등 하는 일만 놓고 보면 코디네이터는 환자에게 ‘천사’ 같은 직종이다. 그러나 코디네이터의 주된 업무가 상담, 즉 병원 매출 올리기로 쏠리면서 코디네이터는 상담사로 인식되고 있다.

얼마 전 필자는 치과에 갔다. 치과 치료를 통해 상담사 제도의 장·단점과 실상을 고스란히 파악할 수 있었다.

“총 견적이 350만원 나오네요. 각종 치료와 현재 아말감(보험적용이 돼 치료비가 저렴하며 은색깔의 재질)으로 때워져 있는 이를 금으로 덧씌웠을 때 가격이고요. 치아 색깔과 동일한 재질(레진)로 하게 되면 450만원 정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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