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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과의 대화 3

‘중국의 하이에크’ 류쥔닝

“자유주의 사상가 노자·장자 낳은 중국, 인민의 자유 열망 커지고 있다”

  •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chunghokim@hotmail.com

‘중국의 하이에크’ 류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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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중국에서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중국인들도 진정 민주주의를 원하나요.

류쥔닝 중국에서도 자유민주주의가 가능하다는 믿음에 추호의 의심도 없습니다. 중국 인민들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열망도 커지고 있고요. 다만 당이 민주화에 호의적이지 않고, 민주주의로의 개혁을 거부하고 있지요.

김정호 입헌민주주의와 당내 민주주의 논쟁에서 류 박사는 입헌민주주의 옹호자인 것으로 압니다. 둘의 차이는 무엇인지, 그리고 왜 입헌민주주의를 지지하는지 설명해주시죠.

류쥔닝 입헌민주주의란 헌법 안에서의 민주주의를 뜻하지요. 서방의 여러 나라와 남한이 그렇듯이 법치주의와 대의민주주의, 보통선거 등으로 대표되는 민주주의가 바로 입헌민주주의입니다. 어떤 정치세력도 법 아래에 있지요. 한편 당내 민주주의란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라고도 하는데, 공산당 내에서의 민주주의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그것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됩니다. 독재체제하의 민주주의라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지요. 당내 민주주의 혹은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라는 구호는 진정한 민주화를 늦추기 위한 구실에 불과합니다. 제가 입헌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그것만이 진정한 민주주의이기 때문이에요. 또 그것만이 개인의 자유와 개인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해준다는 것을 역사가 입증했기 때문이고요. 그런 민주주의 아래서 특정 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든 않든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에요. 유권자들이 심판할 테니까요.

“反독점법은 ‘코미디’”



김정호 경제적으로 낙후된 중국 서부 내륙지역민의 불만이 고조돼 정치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요. 이런 문제를 개선하는 데 성장 위주의 자유주의 정책보다 분배 위주의 정책이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합니까.

류쥔닝 현재의 정치적 불안은 지역간 소득격차 때문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된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소득격차는 민주화가 달성된 후에도 여전히 나타날 수 있는 문제지요.

김정호 “어떤 자유도 없던 중국에 약간의 자유가 주어지자 지금과 같은 경제발전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약간의 자유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류쥔닝 일한 사람이 그 결과를 갖고, 또 다른 일을 벌일 수 있는 자유를 말합니다. 그런데 그 자유는 작은 사업에 국한해 허용됩니다. 조그마한 공장, 조그마한 식당은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지만, 큰 기업이나 은행, 보험 같은 금융업종은 민간이 할 수 없지요. 아직도 중국 경제는 제대로 된 자유경제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김정호 최근 도입되고 있는 반(反)독점법이나 노동관계법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류쥔닝 중국의 반독점법은 한마디로 ‘코미디’예요. 주로 국유 대기업과 외국 기업이 그 대상이 될 텐데, 국유 대기업 간에 어떻게 경쟁할지는 결국 국가가 결정하는 거 아닌가요? 요즘은 국유 석유회사가 민간 소유의 주유소를 사들이고 있어요. 국영 대기업 간의 경쟁은 허울뿐인 경쟁(facade competition)이죠. 필요한 것은 반독점법이 아니라 국유 기업의 민영화예요. 한편 외자 기업들에 대해서는 경쟁을 촉진하기보다 규제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겁니다. 친(親)노동정책은 노동자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도 양날의 칼을 지닌 정책이라고 봐요.

김정호 한국에서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대도시가 팽창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강력한 수도권 규제 정책을 시행해왔지요. 중국의 경제성장도 상하이, 베이징, 톈진 같은 대도시 팽창을 가져왔는데, 중국 정부도 이들 도시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까.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이 있는지요.

류쥔닝 중국 정부도 지역균형정책을 쓰고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대서부발전전략(大西部發展戰略)입니다. 동부 도시들에서 거둔 돈을 서부 지방에 씀으로써 도시화가 일부 지역에 편중하는 현상을 막으려는 정책이죠. 하지만 동부 도시를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정책은 없습니다.

김정호 중국에서 사유재산제도는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나요. 토지소유권은 확실히 보장됩니까.

류쥔닝 저는 사유재산제도가 다른 모든 권리와 자유의 기초라고 생각해요. 불행하게도 중국에서는 사유재산제도와 경제적 자유 보장이 아주 열악한 상태죠. 토지사유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정부가 개발 사업을 할 땐 아주 형편없는 보상만 해주고 토지를 수용합니다. 그래서 베이징엔 방방곡곡에서 헐값에 땅을 뺏긴 후 억울함을 탄원하려는 사람들이 임시로 거처하는 ‘토방촌(土訪村)’이라는 곳까지 생겨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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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chunghoki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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