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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속 ‘외국놈’ ‘외국분’

여기는 ‘이색동네’ 저기는 ‘우범지역’, 이중 잣대에 두 번 우는 이방인

  • 이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한국 속 ‘외국놈’ ‘외국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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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이웃이던 조선족 한국어 선생 소개로 시집을 오게 됐습니다. 그 선생이 ‘괜찮다’고 추천했기에 중국에서 얼굴 한 번 보고 왔습니다. 그런데 시아버지가 침대에 올라오고 성적으로 희롱을 합니다. 남편은 지능이 떨어지는지 그 모습을 보고도 반응이 없고, 시어머니는 일하느라 늘 밖에 계시고…. 하루빨리 이혼하고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1982년생이라는 그는 한족이었다. 시댁 가족에게 전화해 확인을 하려 해도 “무섭다”며 극구 말렸다. 울먹이며 한국인을 욕하는 모습에 강씨는 마음이 착잡해졌다. 강씨는 조선족이다. 중국인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럴 때마다 중국인에게도 한국인에게도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고 강씨가 말했다.

“107만원을 못바다습니다.” 틀린 맞춤법으로 부당함을 호소한 주인공은 조선족 유봉화씨.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스포츠마사지숍에서 일했으나 사장이 돈을 주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는 사연이었다. 강씨는 “젊은 여성이면 이혼문제, 나이 든 여성이나 남성들은 임금체불 문제가 100%”라고 말했다.

영어가 가능한 파키스탄인 쿠람 씨. 그는 외국인통역 상담실에서 파키스탄, 필리핀, 방글라데시, 인도와 관련된 서비스를 맡고 있다. “법원 판결을 받고도 막무가내인 회사 때문에 퇴직금을 못 받고 있는 이가 많다”며 그가 입을 열었다.

“여기 보이시죠, 알리 샤헤르자니. 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날짜가 2007년 1월5일인데 회사에서 막무가내입니다. 그 회사가 파업 중인데 고용허가제로 나갈 시일은 다가오고. 답답한 상황입니다. 보통 이런 임금체불 문제가 많습니다. 금액도 크지 않아요. 100만원, 200만원 정도죠. 언어나 문화 문제가 아닌 먹고사는 문제만 순탄해도 행복한 거죠.”





서울 역삼센터

“무료 비즈니스 컨설팅 없나요?”


거주설계사인 독일인 A씨. 2007년 여름, 프로젝트 일로 한국에 온 그는 한국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기초조사를 한 결과 본인이 다니는 건축설계회사의 한국법인 설립도 검토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컨설팅 받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프로젝트 일을 함께 하는 한국인 동료가 있었지만 상세한 내용까지 자문할 수는 없었다. 교회와 독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좌충우돌 뛰어다녔으나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 체계적인 컨설팅이 아쉬웠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한국법인 지사장이 됐다. 그렇게 된 데에는 역삼센터의 도움이 컸다. 사실 외국인이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절차는 까다롭지 않다. 그러나 얼마나 잘, 효과적으로 설립하느냐에 이르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철저한 타당성 검토와 마케팅 없이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구멍가게 하나 여는 데도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낯선 땅에 투자하는 일이야 두드린 다리를 100번 더 두드려도 모자랄 일.

“외국기업에 대해 플래닝부터 마케팅까지 맨투맨으로 밀착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규모가 작은 외국기업은 사정이 더 어렵지요. 무료 투자자문은 코트라와 중소기업청 등에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트라는 국가기간 산업처럼 큰 산업을 위주로 하고 중소기업청은 글로벌 자문을 전문으로 하지 않습니다.”

역삼센터 장유화 과장의 말이다. 장 과장은 대기업 등에서 외국인 투자자문을 맡아온 비즈니스 컨설팅 전문가. 지난 몇 달 동안 장 과장과 K씨는 매일같이 머리를 맞댔다. 투자관련 법, 법인 개설, 생산성 늘이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주고받았다.

한국은 창구가 다원화돼 행정절차가 복잡한 경우가 많다. 예컨대 지사를 설립하려면 인가는 지식경제부 산하에서 받아야 한다. 또 투자촉진법에 의한 부분도 있고 국내 세무감사를 필요로 할 때도 있다.

현재 센터는 17건의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 한 부동산 개발업자에겐 충청북도와 인천송도 부지를 소개했다. 지역투자 박람회에 참석해 꼼꼼히 모니터링한 결과 괜찮다고 판단한 곳들이다. 한 우즈베키스탄인은 교육, 여행, 결혼 등 우즈베키스탄을 안내하는 웹사이트 사업을 문의해왔다. 센터의 도움으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을 소개받은 그는 대사관과 연계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연남센터

“남편이 교재비를 안 줍니다”


연남동 주택가에 위치한 연남센터는 중국인 결혼이주자들의 사랑방이다. 한 여성이 한국어 교육을 받으러 왔다가, 그냥 지나가는 길에 센터 문을 열고 들어와 남편 흉을 보고선 자리를 뜬다. 연남센터 단골손님인 B씨는 5년 전 한국에 왔다. 결혼 소개소를 통해 소아마비 장애가 있는 남편과 결혼했다.

“소개소를 통해 결혼했지만 한국에 정착해 잘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트러블이 엄청 많았습니다. 말도 안 통하고 남편은 돈 주고 데려왔다고 그러는지 생활비도 잘 안 주고.

아이를 보러 중국에 다녀오겠다고 해도 절대 반대하더군요. 결혼 전 낳은 딸이 하나 있거든요. 한국어를 배우려 해도 교재비도 주지 않고요. 그런데 제가 이번에 딸을 보러 중국에 들어가게 됐어요. 이곳에서 몇달 간 한국어를 배우며 같은 중국인 결혼이민자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그 친구들이 남편을 설득해준 덕분이에요.”

그는 “남편은 좋은 면도 많다. 하지만 둘이 대화로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센터와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니 관계가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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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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