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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송파 | 松坡

김영순 Style, 도시의 표준을 바꾸다

  • 송홍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김영순 Style, 도시의 표준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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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Style, 도시의 표준을 바꾸다

송파구의 여권 발급 혁명은 서울 전체로 파급됐다.

UNEP, 송파를 주목하다

10월13일 송파구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인하는 리브컴 어워드(livecom Awards)에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인구 20만~75만의 도시를 대상으로 한 카테고리D에서 동상을 수상한 것.

송파구는 △도시 경관 증진 △효과적 문화유산 관리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구축 △친환경 정책 수립 및 실천 △건강한 생활양식 △미래 계획 등 6개 심사부문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송파구는 10월11일 체코 필센에서 도시별로 진행한 프리젠테이션에서 ‘2000년 서울 역사 발원지’ ‘가장 살고 싶은 모던 시티’ ‘21세기 녹색성장 신모델’을 강조해 참가자들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리브컴 어워드엔 뉴플리머스(뉴질랜드, 2008년), 말모(스웨덴, 2007년), 둥관(東莞·중국, 2006년), 코벤트리(영국, 2005년), 민스터(독일, 2004년) 등이 수상 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도시는 세계인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도시로 주목받는 곳이다.



리브컴 어워드는 UNEP의 공인을 받아 비영리기구인 ILC(International Liveable Communities)가 1997년부터 선정해온 세계적 권위를 갖춘 상이다. UNEP가 정부·개인·기관을 상대로 수여하는 상을 공인한 것은 모두 11개인데, 이 중 도시를 대상으로 한 것은 리브컴 어워드가 유일하다. 한국 지방자치단체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송파구가 처음으로 매년 250개 넘는 도시가 응모한다.

김 구청장은 “한국의 도시들이 거주 환경과 삶의 질에서 세계도시와 경쟁할 만한 수준을 갖췄으면서도 저평가돼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이번 수상은 녹색성장을 추구하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웃었다.

김영순 Style, 도시의 표준을 바꾸다

송파구는 친환경 ‘자전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는 “앞으로 송파구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국제적 환경 문제에 지금보다 더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관 출신 구청장

1949년생인 김 구청장은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었다. 통일민주당 여성국장, 민자당 여성국장, 신한국당 부대변인,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냈고, 1994~95년엔 정무 제2차관으로 일했다. 45세 때 중앙부처 차관직에 오른 것이다.

“구청장으로 일하는 보람이 대단합니다. 취임한 지 3년이 넘으니 도시가 바뀌는 게 눈에 들어와요. 내가 직접 한 일을 눈으로 확인하는 게 참 좋아요.”

그는 ‘차관’에서 ‘구청장’으로 내려왔다. 25명의 서울시 구청장 중 홍일점. 섬세하면서도 과감하다는 평을 듣는다. “구청장직이 몸에 잘 맞느냐”고 물었다.

“차관에서 거꾸로 내려왔다는 얘기죠?”

“네.”

“결심하기 전 고민을 조금 했습니다. 삶의 방향을 틀어서 가는 건데…, 잘해야 여자 후배들이 전례를 밟을 텐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공천받은 걸 두고 전략 공천이라고 했습니다. 여성 구청장이 1명은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그 말을 나쁘게 듣지 않았어요. 서울 최초의 여성 구청장으로서 본을 보이겠다고 생각했죠. 구청장 일이라는 게 국방, 외교만 빼놓고 정부에서 다루는 일을 다 하는 거예요. 돌아서면 내 일이고, 바라만 봐도 내 일이죠. 그래서 아주 재밌어요. 보람되고요. 다만 구청은 굉장히 작아요. 권한이 작아서 아쉬움이 큽니다.”

홍일점 구청장이라서 불편한 건 없느냐고 덧붙여 물었다.

“여성1호는 ‘토큰적 지위’(여성 리더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여성 전체의 단점으로 인식되는 걸 가리키는 말)를 갖습니다. 먼저 길 닦는 사람의 책무가 무겁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어요. 그동안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여성 1호가 등장했습니다. 초기엔 여성이 어떤 지위에 오르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지만 그게 익숙해지면 경쟁을 통해 강력한 여성이 대두됩니다. 송파상공회의소 회장이 처음엔 내가 여자라서 일을 잘할지 걱정했대요. 글로벌화한 분인데도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그분이 내가 일하는 걸 보고 여자도 리더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어찌나 기쁘던지. 지금은 능력을 갖추면 성별을 가리지 않는 시대입니다. 강력한 대선후보로 여성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오르내립니다. 2006년 서울시장선거 때도 후보로 나온 강력한 여성이 있었고요. 내년 선거 때 서울시장후보로 거론되는 여성도 많습니다. 홍일점 구청장이라서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9월29일에도 구청장 모임이 있었는데, 남자들이 나를 피해 도망간다면 모를까 어색하거나 어려운 거 없습니다. 여자라서 특별히 배려받는 것도 없고요. 그냥 구청장이에요. 저스트 구청장.”

조직 장악에도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지금 송파구 공무원 중 내가 나이가 가장 많아요. 여자들은 엄마 같은 데가 좀 있어요. 반면 공무원은 반듯한 점이 있고요. 한 둘 속 썩이는 사람은 어느 조직에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사람들이 참 반듯해요. 조직 장악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본 적이 없어요. 물 흐르듯 잘 해왔어요. 송파구가 만들어진 뒤 올해로 21년째입니다. 공교롭게도 직원들이 공무원 출신 구청장만 겪어봤어요. 정치인 출신의 여자가 구청장으로 오니 조금 놀랐겠죠. 직원들이 놀란 거고 난 어려울 일이 없었습니다. 관료 출신은 관료의 벽을 못 넘는 예가 적지 않습니다. 너무 조심하는 거죠. 저는 정부와 정당, 학교에서 일했습니다. NGO(비정부기구) 일도 해봤고요. 잡다한 일을 다뤄본 게 구청장직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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