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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변호사의 알아두면 돈이 되는 법률지식 ④

최선을 다한 이혼소송 승리 ‘슬픈 승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최선을 다한 이혼소송 승리 ‘슬픈 승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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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송을 하기로 했다면 진흙탕 싸움을 각오하라.

이혼소송은 이혼조건에 합의하지 못한 부부가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소송절차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보니 법원이나 재판절차에 익숙하지 않고 소송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사자로서는 소송의 전문가인 변호사를 선임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혼소송을 하더라도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부부가 직접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라면 그래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정도가 덜하겠지만 내 경험으로는 부부가 모두 법정에 나와 소송을 진행하는 사례는 보지 못했다. 부부 한쪽만 법정에 출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한쪽은 소송을 포기한 것이다.

부부가 서로의 주장을 본격적으로 펴기 위해서는 변호사 선임이 불가피한데 싸움의 기술에 능한 변호사로서는 자신의 의뢰인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변호사가 최선을 다하는 방법은 상대방 배우자는 아주 몹쓸 인간의 캐릭터로, 자신의 의뢰인은 너무 불쌍하고 억울한 사람의 캐릭터로 만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매우 사소하고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가 가공할 무기로 돌변하기도 한다. 아내가 일하는 직장에서 다른 남자 직장 동료와 회사 내의 분리된 공간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아내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침소봉대(針小棒大)도 이만저만 아니지 않은가.



또 특정한 행위가 본래의 의도와 정반대로 왜곡되는 경우도 흔하다. 예를 들면 남편이 태국에 있는 어떤 여학생의 경제적 어려움을 동정해 학비를 지원한 것이 남편의 불륜 증거로 둔갑해 법원에 제출된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사실을 부풀리고 뒤틀린 주장과 증거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지만 상대방 배우자의 가슴을 후벼 파게 될 가능성은 100%다. 별로 효과도 없으면서 부작용만 큰 것이다. 이렇게 ‘최선’을 다해 싸우는 과정은 마음 한켠에 남아 있는 옛 배우자에 대한 잔정마저 소진시켜버린다.

돌이켜보면 그 최선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최선’이며 그 최선의 결과 얻어진 승리는 ‘슬픈 승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특히 부부 사이에 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이혼소송이 종료한 이후에도 부모의 지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 때문에라도 서로 얼굴 볼 기회가 많이 있을 것인데 그 상처와 앙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암담하기만 하다.

최선을 다한 이혼소송 승리 ‘슬픈 승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대부분의 변호사는 소송의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 이후의 회복과정까지 염두에 두기는 어렵다. 결국 변호사들이 벌려놓은 간격을 옛 부부가 자신들만의 힘으로 회복해야 하는데 잠깐만 생각해보더라도 절대 쉽지 않은 일임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한때 함께 살던 남편이나 아내와 진흙탕 싸움이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 싸움 과정에서 입을 상처를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아니라면 절대로 이혼소송은 피하시라.

신동아 201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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