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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기 딱 좋은 나이! “신혼 추억 되살리고파”

4050 리마인드 허니문

  • 박은경 |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여행하기 딱 좋은 나이! “신혼 추억 되살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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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관광상품 개발 박차

리마인드 허니문이 인기를 끌자 아산시는 여행사와 제휴를 맺고 2010년부터 중장년층을 겨냥한 1박2일용 리마인드 허니문 관광 상품을 내놓았다. 1960~70년대 국내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손꼽혔던 ‘온양온천’을 테마로 중장년층에 신혼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 것이다. 첫 해에는 이용 고객이 20쌍에 불과했지만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200쌍이 참가했고 지난해는 그보다 2.5배 많은 500쌍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만족감을 표시한 사람은 10명 중 9명에 달했고, “주변 지인에게 추천하겠다” “다시 한 번 리허니문에 참가하고 싶다”고 밝힌 사람도 94%나 됐다. 최숙경 아산시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온천이 많은 지자체들이 의기투합해 지난해부터 돌아가며 ‘온천대축제’를 연다. 첫 축제를 우리 시가 개최했는데 ‘리마인드 허니문 콘서트’ 프로그램을 따로 준비했다. 김세환, 윤형주 등 7080세대의 추억 속에 ‘스타가수’로 남은 분들을 초청했는데 참석한 부부들의 열기가 대단했다”고 했다. 최 주무관은 “올해 리마인드 허니문 관광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70대 노년층까지 반응이 좋아 곧 세부 내용과 일정을 짤 계획”이라고 했다.

리마인드 허니문 바람은 최근 노년층으로까지 확산됐다. 경기 양평군노인복지회관은 지난해 11월 농어촌희망재단의 지원을 받아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리마인드 웨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유명희 복지팀장은 “리마인드 웨딩을 치른 12쌍의 어르신 부부를 모시고 인천 월미도로 단체 리마인드 허니문을 다녀왔다. 1박2일 일정으로 선상공연을 관람하고 이민사박물관 등을 둘러봤는데 복지관의 홀몸 어르신들 중에 ‘왜 진작 리마인드 허니문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았느냐’며 샘내는 분이 많았다. 쑥스러워서 지난해 참석을 꺼리던 어르신들도 올해 꼭 참석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리마인드 웨딩과 허니문을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원하면 언제든지 해외여행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결혼한 지 10~20년이 지난 중년부부들이 ‘허니문’에 새삼 관심을 보이며 리마인드 허니문 열풍을 일으킨 이유가 뭘까.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변화하는 중년의 남녀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신체 기능이 젊은 시절에 비해 떨어지지만 감수성만큼은 더 활성화하고 예민해진다. TV 드라마에 빠진 아내를 핀잔하던 남편들이 중년이 되면서 아내와 함께 드라마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빠져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윤 교수는 “‘남자는 힘이 세다’는 인식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원래 여자보다 정서적으로 더 약한 게 남자다. 그래서 남자가 중년이 되면 세상에 나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발휘해야 했던 전투력이 떨어지는 대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다. 그만큼 외로움을 느낀다는 얘기다.”

‘은퇴남편증후군’ 개선 효과

반면 여자들은 중년이 되면 이미 자식을 다 길렀기 때문에 모성애가 약해지는 대신 여자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된다. 중년부부가 새삼 신혼의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하는 건 아내가 여자로 돌아가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남편이 외로움이나 사랑을 채우려는 욕구가 강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은퇴남편증후군’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문제가 된다. 밖에 나가서 열심히 돈만 벌어다주면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베이비부머 세대 남편이 은퇴 후 집안에 들어앉으면 그동안 부부 사이에 정서적으로 친밀감을 쌓을 기회를 별로 갖지 못한 아내는 마치 남과 한집에 사는 것과 같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고, 그에 따른 신체적 질병을 동반하는 것이 은퇴남편증후군이다.

윤 교수는 “중년부부가 함께 신혼여행 기분을 즐길 수 있으면 부부 갈등은 물론이고 은퇴남편증후군이나 중년이혼, 황혼이혼 같은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장년층 사이에 다시 가는 신혼여행이 유행하는 건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사업 핑계로 밖으로만 돌던 남편이 50세를 넘기면서 확 달라졌다”는 주부 김은영 씨는 “결혼하고 17년이 지나도록 결혼기념일이 언제인지도 모르고 단 한 번도 챙긴 적 없던 남편이 몇 년 전부터 해마다 수백만 원짜리 목걸이, 명품 핸드백 등을 결혼기념 선물로 사들고 온다. 최근에는 어디서 들은 얘기가 있는지 ‘결혼 30주년이 되면 아이들을 두고 단둘이 다시 신혼여행을 가자’고 하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 ‘내가 이 남자하고 도대체 왜 사나’ 싶던 원망이 싹 사라지는 걸 느꼈다. 2년이나 남은 결혼 30주년이 벌써부터 기다려지고 설렌다”고 했다.

신동아 201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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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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