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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이슈

“의대는 남자, 非의대는 여자 지방 캠퍼스는 침팬지”

명문대 內 학력차별 악습

  • 김다혜 |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 kimdh0307@korea.ac.kr

“의대는 남자, 非의대는 여자 지방 캠퍼스는 침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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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본교 학생들은 왜 세종 캠퍼스 학생들에게 분노하고 이들을 공격할까. 고파스에 올라온 수많은 의견을 분석해본 결과 두 가지 이유로 집약됐다. 첫째, 배타적 권리 침해. 안암 학생들이 힘든 입시경쟁을 거쳐 쟁취한 학교 이름을 세종 학생들은 소속 변경으로 너무 쉽게 가져간다. 둘째, 연대 책임. 세종 학생들이 잘못을 해도 고려대 전체의 명예가 훼손돼 안암 학생들까지 피해를 본다.

배타적 권리 침해와 관련해, 세종 캠퍼스 소속 학생들 중 일부는 본교 학생들과의 경쟁을 통해 본교의 학과를 이중전공, 복수전공 등으로 이수한다. 이는 학칙에 의한 정당한 과정이다. 취업 시 일부 대기업은 안암 출신인지 세종 출신인지 구분하기도 한다. ‘소속 변경’으로 권리를 침해받을 일이 별로 없다. 연대 책임과 관련해, 세종 캠퍼스 학생들이 학교 명예를 실추할 정도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일부 본교 학생들이 세종 캠퍼스 학생들을 공격하는 근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학벌세탁충’

본교 사범대에 재학 중인 F씨는 매일 고파스에 접속한다. 그는 “‘학벌세탁충’등 본교로 오는 세종 캠퍼스 학생들을 비하하는 용어가 종종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어 “편입생보다는 세종 캠퍼스 학생들과 관련된 의견에 반응이 더 뜨겁다”고 덧붙였다.

고파스에서 화제가 되는 토론 소재를 ‘떡밥’이라 하는데, 세종 캠퍼스 학생들 관련 의견들은 ‘서창떡밥’으로 표현된다고 한다. 서창 캠퍼스는 세종 캠퍼스의 이전 이름이다. F씨는 “서창떡밥은 흥행이 보장되는 떡밥”이라고 했다.



고파스 내의 익명 게시판은 ‘식물원’과 ‘동물원’ 게시판으로 나뉜다. ‘격한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동물원 게시판을 주로 이용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서창’은 금지어로 돼 있다. F씨는 “비하의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다보니 금지한 것 같다. 그러자 ‘썩창’ ‘Suck창’으로 틀어서 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파스에선 ‘서창떡밥’ 두 개가 논란을 일으켰다. 하나는 ‘세종 학생들의 고파스 사용 권리를 회수하자’였고, 다른 하나는 ‘세종 학생들은 동문인가’였다.

고파스 ‘호랭이광장’엔 여러 사람의 추천을 받으면 글이 묻히지 않고 보관되도록 하는 ‘추천게시판’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든 사라지지 말았으면 하는 글을 모아둔 곳이다. 예를 들어 김연아 선수의 고려대 입학 인사도 여기에 있다.

‘세종 학생들의 고파스 사용 권리를 회수하자’는 내용의 ‘세종 캠 좀 쫓아냅시다’ 제하의 글은 추천게시판에 올랐다. 이 글의 조회 수는 약 2만6000건이었고 댓글 수는 500여 건에 달했다. 뜨거운 관심과 토론이 있었다는 증거다.

“의대는 남자, 非의대는 여자 지방 캠퍼스는 침팬지”

고려대 세종캠퍼스 학생이라는 이유로 동아리에서 차별 받았다는 한 학생의 2015년 문자메시지.

여러 학생은 ‘함께 이용하자’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세종 학생들은 같은 문화를 공유하므로 분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암 학생들로만 제한하자’로 의견을 낸 학생도 적지 않았다.

한 재학생은 “안암과 세종의 관계는 삼성전자와 다른 삼성 계열사의 관계다. 같은 이름을 쓰지만 아무도 같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재학생은 “정기 고연전 때는 본-분교 학생이 뒤섞여 응원하는데, 같은 학교는 아닌가 봐요”라고 했다.

일부 학생은 입시 결과를 토대로, 본교와 세종 캠퍼스의 구분뿐 아니라 본교 내 의과대학과 다른 학과들의 구분도 논했다.

한 학생(팔○○○)은 본교 의과대학과 기타 학과를 각각 남자와 여자에, 세종 캠퍼스를 침팬지에 비유했다. 이어 “침팬지가 남녀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해도 인류로 묶일 수는 없다”고 했다. 다른 토론 주제에서도 학생들은 “차라리 연대가 더 가까운 학교” “이름이 같다고 같은 사람인가요” “범(汎)고려대 동문을 주장하시는 분들, 그럼 ‘고려마트’도 안고 갑시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함께 이용하자’는 의견을 낸 학생들에게 일부 학생들은 “분교 학생은 괜히 나서지 말고 가만히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본교 재학생 F씨는 “학교 안에서 본교-분교 운운하며 구분 짓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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