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와 벨트는 명품을 쓰는 게 좋다. 때깔이 확실히 달라 보인다. 웬만한 감각을 가진 상대는 다 알아본다. 몸통의 한계는 깃털로 극복할 수 있다. 똑같은 의상이라도 다른 액세서리와 매치하면 달라 보인다. 이 점에서도 남성 직장인이 여성 직장인에 비해 유리하다. 같은 정장이라도 고급스러운 넥타이와 벨트를 함께 착용하면 확실히 더 나아 보인다. 액세서리는 가격 대비 효과가 크다.
재벌 회장의 낡은 구두?
구두는 남성에게 패션의 종결지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뿌연 먼지가 소복이 쌓인 구두를 신고 있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구두가 지저분하면 공신력이 추락한다. ‘재벌 회장이 산지 10년도 넘은 낡은 구두를 신고 다닌다’ 같은 이야기는 현대판 동화일 뿐이니 절대 따라 해선 안 된다. 단정하고 깔끔한 구두는 패션 전략의 기본이다.
최근 늘어난 명품 아웃렛 매장도 비용을 절감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파격 할인 품목을 중심으로 찬찬히 살피다보면 한때 고가이던 옷과 액세서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건질 수 있다. 정장의 경우 유행을 덜 탄다는 점이 이럴 때 위력을 발휘한다. 신상품이 아니어도 신상품처럼 보일 수 있다. 내게 잘 맞는 정장 브랜드의 아웃렛 매장 공략하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지름길이다.
여성 직장인의 비용 문제
반면, 여성 직장인의 경우 기본 의상이 달라지지 않으면 상대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그래도 스카프와 핸드백, 브로치 같은 것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적지 않은 변화 효과를 볼 수 있다. 깃털의 비용이 몸통의 비용을 능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은 문제다. 명품 핸드백 가격이 명품 정장 가격을 가볍게 넘어서기도 한다. 깃털에 대해서도 소수 정예 품목을 정해 집중 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깃털의 무한 확장
남녀 모두에게 최근 깃털의 영역이 무한 확장 중이다. 남성의 경우 넥타이, 벨트, 구두에 머무르던 액세서리가 손목시계, 지갑, 백팩, 화장품 심지어 자동차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의류 위주로 꾸며지던 패션 매장도 이제는 액세서리 모두를 포함한 복합 매장으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조만간 명품 패션의류 업체가 자체 브랜드 자전거와 자동차를 출시하고, 명품 자동차 회사가 패션의류까지 선보일 기세다. 여성은 본래 남성보다 깃털의 영역이 넓었다.
그 이면에는 패션 시장 확대를 노리는 상업적 의도가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직장인의 패션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아마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 아닐까 한다.
3만9000원의 전설
얼마 전 한 인터넷 쇼핑몰이 오피스 패션 위크를 선보였다. 그런데 완생 패션이라고 선보인 모델의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대리급 직원의 패션을 완성하는 데 대략 100만 원이 들었다. 중견 사원에게도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패션에 신경 쓰면 대체 결혼은 무슨 돈으로 하고 결혼 후 자녀는 무슨 돈으로 키운단 말인가.
패션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에서 살아가려면 결국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다. 드라마 ‘미생’에 출연한 배우 강소라가 MAMA 행사에 3만9000원짜리 미니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나와 화제가 됐다. 스타일리스트의 발품 팔기가 빚어낸 전설이 아닐 수 없지만,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최악의 쇼핑’ 예방법
발품 팔기는 물론 직장인에게 용이한 일이 아니다. 주말에 쉬기도 바쁜데 여기저기 쇼핑하러 다녀야 한다면 고통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상당수는 포기한다. 혹은 대충 사고 난 뒤 후회한다. 반품조차 귀찮아 옷장 구석에 처박아둔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지만 선택장애로 제대로 사지 못하기도 한다. 함께 다니다 지친 배우자나 친구에게 빚만 진다. TV 홈쇼핑을 보다 혹해 주문하지만 정작 배달된 것은 기대에 못 미친다.
이런 최악의 쇼핑을 경험하지 않으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원하는 브랜드가 뚜렷이 없다면 백화점, 할인점, 동대문시장, 아웃렛, 일반 점포, 인터넷 쇼핑몰, TV 홈쇼핑 중 어느 매장에서 사야 하는지, 왜 이 매장에서 사야 하는지(최신 트렌드의 상품이 많다, 고급 브랜드가 많다, 가격이 합리적이다, 거주지에서 가깝다 등)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좋다.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몸통을 갖춘 다음 깃털을 하나씩 갖춰 나가는 접근이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한꺼번에 왕창 사기보다는 원 포인트 구입을 원칙으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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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고효율 패션을 위한 결정적 팁은 ‘색상 매치’다. 색상만 잘 매치해도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 요즘 중국 같은 신흥국에선 명품 소비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정작 명품의 원산지인 유럽에선 명품을 두른 이들을 잘 발견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이들이 세련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색상 매치를 잘해내는 감각 때문일 것이다.
세련된 외양의 정치인은 대중의 호감을 얻기 쉽다.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패션과 스타일은 이제 생활정치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패션의 완성을 추구하되 각자의 재정 형편과 조화시키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