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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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시대’ 첫 기록물 낸 천영식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미완(未完)의 시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19-10-17 14: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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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중식 기자]

    [홍중식 기자]

    ‘박근혜 마지막 비서관’ 천영식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현 KBS 이사)이 ‘천영식의 증언: 박근혜 시대 그리고 내일’을 펴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결정까지, 대통령과 참모들의 알려지지 않은 육성과 에피소드, 그리고 진지한 고민이 담겼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박근혜는 그렇게 무너졌는가’에 대해 진솔하게 답한 첫 기록물이기도 하다. 

    “남은 기록은 박 대통령을 탄핵시킨 ‘승자의 축포’뿐이다. 역사를 연속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라도 박근혜 정부의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고, 누군가는 있는 그대로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사를 전공하고 오랜 기자 생활을 한 만큼, 그 시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성찰하려는 노력이 책 곳곳에서 눈에 띈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기회주의적 속성을 비판하고, 로마제국사에 나타난 황제들의 몰락을 초유의 대통령 탄핵 과정과 비교 분석한 대목에선 혜안(慧眼)이 돋보인다. 최순실을 아는 사람들이 침묵하면서 당시 ‘긴급대응팀’이 결성되지 못한 사연도 흥미롭다. 

    책은 그가 2019년 6월호부터 5회에 걸쳐 ‘신동아’에 연재한 ‘대통령 박근혜 최후 140일’ 수기(手記)에 바탕한다. 첫 연재를 할 때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50%를 상회하고 박근혜 시대에 대한 냉소적인 분위기가 팽배해 주변의 우려가 컸지만, 그의 수기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나로서도 당시 기억을 되살리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연재하면서 독자 반응을 보고 큰 용기를 얻어 다시 펜을 들었다. 이 책은 박근혜 시대의 복고나 복원이라는 협소한 차원이 아니라 역사의 복원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미완(未完)의 시대’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가 이 책에 흐르는 문제의식이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문화일보 공채 1기 출신으로, 23년간 정치부 기자와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2014년 7월부터 3년간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면서 ‘박근혜 시대’ 최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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