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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미니스톱 2600개 가맹점과 ‘각개전투’ 벌여야

[봉달호 편의점 칼럼]

  • 봉달호 편의점주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2600개 가맹점과 ‘각개전투’ 벌여야

  • ● 외통수에 놓인 롯데 승부수
    ● 미니스톱 인수 약일까 독일까
    ● 3134억 원 들여 사들인 이유
    ● 가맹점주 이탈 막는 게 숙제
    ● 미래 유통시장 겨냥
미니스톱 서울 마포센터점(왼쪽). 세븐일레븐 서울 한남점.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서울 마포센터점(왼쪽). 세븐일레븐 서울 한남점.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은 세븐일레븐의 추락을 ‘스톱’할 승부수가 될 것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미니’가 될 것인가.

롯데가 미니스톱을 전격 인수했다. 인수 가격은 3133억6700만 원. 미니스톱 2600여 개 점포와 12개 물류센터를 품게 됐다. 이 가격에 ‘무려’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지, ‘고작’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지.

편의점 업계 내부 소식과 작동 원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땐 이 가격이 과연 적정한지 의문일 것이다. 언뜻 보면 현재 미니스톱 점포가 2600개 정도이니 편의점 하나당 1억 원 넘는 권리금(?)을 주고 인수한 셈인데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하고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게다가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했지만 모든 점포를 곧장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왜?” 하고 놀랄 것이다. 나아가 현재 미니스톱 각 점포가 계약 기간이 만료하면 GS25나 CU, 이마트24 등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면? 즉 세븐일레븐 의무 전환이 아니라는 뜻인데, 이 정도 되면 눈을 번쩍 뜨며 “그런 인수합병을 대체 왜 했소?” 하고 거칠게 따져 물을 것이다.

“그런 인수합병을 대체 왜 했소?”

롯데그룹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업계 1·2위인 CU·GS25와 격차를 줄였다. [동아 DB, 미니스톱, 동아 DB]

롯데그룹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업계 1·2위인 CU·GS25와 격차를 줄였다. [동아 DB, 미니스톱, 동아 DB]

위의 의문부터 풀고 가자. 프랜차이저가 다른 프랜차이저를 인수하더라도 (직영점이 아닌 이상) 가맹점까지 한꺼번에 브랜드를 전환할 수는 없다. 가맹점은 기존 프랜차이저와 계약한 기간 및 브랜드 사용권을 우선 보장받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대체로 짧게 2년에서 길게는 7~8년, 통상 5년 정도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 계약을 맺는다. 그 기간이 끝나고 기존 회사와 재계약할지, 다른 브랜드로 전환할지,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지 등은 오롯이 가맹점주의 자유로운 판단에 따른다. 물론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브랜드 쪽으로 기울 것이다. 현재 미니스톱 가맹점주들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현재 미니스톱 각 점포가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점포에 따라 다르다. 짧게는 당장, 길게는 7년 정도 걸린다.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는 점포 또한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탈을 막는 것이 롯데가 풀어야 할 숙제다.

생각해 보자.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다른 회사로 넘어가면 가맹점주는 깊은 열패감을 느낄까. 그렇지 않다. 편의점의 매출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은 브랜드 보단 ‘점포의 위치’이기 때문이다. 가맹점주가 CU나 GS25 같은 양대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고 세븐일레븐이나 이마트24도 아닌, 굳이(?) 미니스톱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위치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본사가 바뀌더라도 상품 공급에만 이상 없다면 가맹점주로서는 특별할 것 없는 변화다. 이렇든 저렇든 상관없다는 뜻이다. 모든 편의점을 통틀어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은 특히 그렇다.

브랜드 경쟁력이 현격히 떨어지고 대내외적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새 주인’이 찾아왔다면 곧장 간판을 바꿀 일이다. 그러나 현재 미니스톱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그럴 이유가 없다. 오히려 세븐일레븐으로 급히 바꾸지 않고 최대한 버티는 (이른바 ‘튕기는’) 것이 더 좋은 조건에 협상할 기회가 된다. 롯데로서는 이제 하나의 산을 넘은 것뿐이다. 더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은 미니스톱 본사를 인수하기 위한 ‘본사 대 본사’ 차원의 일대일 협상이었지만 앞으로는 2600개 가맹점주들과 각개전투를 벌여야 한다. 일종의 ‘우선협상권’을 가졌다고 볼 순 있지만 사실은 특별할 것도 없는 지위와 권한이다.

세븐일레븐이 다른 브랜드를 인수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는 10년 단위로 중소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세븐일레븐의 몸집을 키우는 전략을 써왔다. 1999년 로손, 2010년 바이더웨이를 인수했다. 두 차례 모두 성공적 인수합병이라고 할 순 없다. 로손의 경우 본사는 미국에 있고 실질적 운영권은 일본에 있던 과도기적 상황에서 인수하다 보니 브랜드 사용권을 놓고 법적 다툼이 있었다. 가맹점을 곧바로 흡수하지 못했다. 토종 편의점 브랜드였던 바이더웨이 인수 또한 그렇다. 바이더웨이 법인을 세븐일레븐으로 곧장 흡수하지 않고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병존했다. 가맹점 간판을 완전히 흡수하기까진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브랜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四面楚歌 롯데의 승부수

그럼에도 롯데는 왜 미니스톱을 인수한 것일까? 그만큼 작금의 편의점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이다. 롯데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통수’ 상황에 던진 승부수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편의점 시장은 ‘2강, 2중’ 구도를 이루고 있다. ‘2강’은 CU와 GS25다.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연 혹은 월 단위로 1~2위가 바뀐다. 지난해 연말 기준 가맹점은 둘 모두 1만5000개 수준. 특정 회사가 “우리가 1등”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군대 매점처럼 특수점포 수백 개가 한꺼번에 브랜드 전환을 하면 언제 순위가 뒤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둘 뒤를 세븐일레븐이 쫓고 있다. 점포 수는 1만1000개. 이마트24가 5000여 개로 그 뒤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GS25와 CU가 ‘2강’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2중’이라는 표현은 세븐일레븐으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쉬이 간과하는 사실이지만 세븐일레븐은 한국 편의점 1호 점포(1989년 5월 6일 오픈한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를 설립한 브랜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세븐일레븐은 우리나라 편의점의 표준 모델을 구축한 회사였다. 상당수 편의점 업계 관계자들이 세븐일레븐에서 배워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다. 세븐일레븐은 자타 공인 세계 최고(最古)이자 최대 편의점 브랜드임이 틀림없다. 이런 세븐일레븐이 한국 시장에선 태어난 지 6년 정도밖에 안 된 이마트24와 묶여 ‘2중’이라 불리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내실이 중요하지, 점포 수가 중요하냐”고 물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가맹점포를 늘리면 늘릴수록 물류비용 등이 줄어든다.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이 줄어드는 반면 영향력은 확장된다. 회사로서는 점포당 매출이 줄더라도 총수익은 늘어나는 결과를 낳는다. 프랜차이즈 경영엔 본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지만 편의점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규모 자체가 내실이 된다.

한국 편의점 업계에서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건 한계에 봉착했다. 무엇보다 편의점이 너무 많다. 주위에 편의점이 숱하게 많고 점포당 매출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건 일반적 상식이다. 이제 대한민국에 새로운 편의점 브랜드가 등장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졌다. 남아 있는 4대 회사가 서로 뺏고 뺏기는 치열한 경쟁만 남았다. 기존 점포를 놓고 다투는 ‘권리금 싸움’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롯데는 3133억 원의 두둑한 ‘베팅’을 했다.

사실 롯데의 인수 금액은 그리 과한 게 아니다. 한국 미니스톱을 운영해 온 일본 이온그룹이 기대한 금액은 원래 60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시장의 확장에 제한이 걸리니 그만큼 희소성이 생긴 것이다. 이전에도 미니스톱은 종종 매물로 나왔다. 2018년 협상 때 롯데가 제시한 금액은 4300억 원이었는데 무산됐고, 이번에 3133억 원에 타결됐으니 롯데로선 성공한 협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의 미니스톱 인수는 미래 유통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동아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의 미니스톱 인수는 미래 유통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동아DB]

롯데가 ‘규모의 경제’에 승부 건 이유

어쨌든 세븐일레븐은 ‘일단은’ 1만3000개 점포를 둔 프랜차이저가 됐다. 아직 확실하게 미니스톱 간판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꾸지는 못했지만 그만한 ‘가능성’을 껴안은 셈이다. 편의점 시장은 ‘2강 2중’에서 ‘2강 1중 1약’ 구도가 됐다.

확실한 건 이번 인수전에 실패함으로써 이마트24가 앞으로 편의점 빅3에 들어갈 가능성은 상당히 요원해졌다는 점이다. 삼국지 한 귀퉁이에서 ‘낱알 줍기’ 하는 브랜드 정도로 연명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한다. 혁명에 가까운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규모의 경제’에 집착하는 이유는 물류비용이나 영업비 절감 같은 과거의 전통적 이유를 뛰어넘는다.

몇 가지 변화를 보자. 최근 유통업계에 가장 주목할 만한 뉴스로는 편의점 매출이 대형마트 매출을 따라잡았다는 사실이다. 2월 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 매출이 대형마트 3사(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매출을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소비 패턴과 유통 라인에 심대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일시적 현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런 변화로 인해 편의점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또한 변하고 있다. 편의점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한 배경은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

다시 미니스톱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전국 미니스톱 점포들이 갖고 있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 미니스톱 점포들은 대체로 목이 좋은, 독점적 위치에 있다. 그리고 미니스톱은 점포 면적이 대체로 넓다. 그도 그럴 것이 미니스톱 가맹점은 즉석식품 취급률이 굉장히 높다. 치킨, 핫도그, 햄버거, 어묵, 꼬치는 물론이고 심지어 소프트아이스크림까지, 별의별 걸 다 판다. 지금이야 많은 편의점이 치킨과 어묵 등을 팔지만 이 분야에서 미니스톱은 독보적이고 선구적이었다. 본사에서 제공한 완성품을 진열해 파는 것이 아니라 근무자가 직접 조리해 판매한다. 계산대 옆에 ‘조리실’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이는 미니스톱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소비자로서야 먹을거리 많은 편의점이니까 좋지만 점주 처지에선 이래저래 신경 쓸 것이 많은 브랜드였다. 이런 편의점은 직원을 채용하기도 쉽지 않다. 어차피 편의점은 최저임금을 받는 업종이니 근로자들도 되도록이면 노동 강도가 세지 않은 브랜드를 선택한다.

최근 편의점 업계의 특징적 변화 가운데 하나는 ‘먹을거리’ 선택의 폭을 늘리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술 마시는 사람들이 늘면서 편의점에서 안주를 찾는 사람이 늘었고, 간단한 식사도 편의점 식품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4캔 1만 원 맥주’ 유혹만으로 편의점을 찾는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

‘4캔 1만 원 맥주’가 사라진 자리는 ‘다양한 술’이 보충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은 브랜드와 상권을 막론하고 매출에 특징적 변화를 보이는 품목이 있다. 바로 술이다. 이른바 ‘편의주(酒)점’이라고 한다. 특히 와인, 양주, 전통주 판매가 크게 늘었다. 심지어 직장가 빌딩 지하에 있어 술을 팔지 않는 필자의 편의점에도 와인 예약 주문이 심심찮게 들어온다. 손님이 점포를 지정해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자동 입고되기 때문에 점주 입장에서는 진열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계산대 아래 보관했다 예약자에게 꺼내주기만 하면 된다. ‘공돈’이 생긴 기분이다. 술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스마트폰 ‘앱’과 연동된다는 점,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찾아간다는 점이 변화의 핵심이다.

편의점 업계는 먹을 거리, 배달 주문 증가와 퀵커머스 시장 성장 등 다양한 변화 속에 놓였다. [gettyimage]

편의점 업계는 먹을 거리, 배달 주문 증가와 퀵커머스 시장 성장 등 다양한 변화 속에 놓였다. [gettyimage]

또 하나의 특징적 변화는 배달 주문 증가다. GS25와 CU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지는 제법 오래됐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국내 모든 편의점이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과거에는 배달료라는 장벽이 있었지만 이젠 많은 소비자가 3000원쯤의 배달료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배달료를 아끼려고 대량 주문하는 경우도 많아 점주로서는 더욱 반가운 일이다. 편의점 프랜차이저가 배달 전문 플랫폼과 협업했다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서비스가 종료된 경우도 있지만 이른바 ‘퀵커머스(근거리 즉시 배송)’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편의점만큼 전국에 가맹점이 많은 업종도 없다. 편의점 회사로선 온·오프를 결합해 시너지를 높이면 자사만큼 퀵커머스에 적합한 업종도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국에 수만 개 유통 ‘혈관’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니 말이다.
이른바 총알배송, 로켓배송으로 주목받은 유통업계 퀵커머스 시장도 ‘오프라인 매장’의 유무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초반에는 ‘속도와 시스템이 생명인데 굳이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있겠느냐’ 하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는 회사가 그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며 영업이익 극대화라는 결과를 내고 있다.

여기서 미니스톱의 또 한 가지 특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한국 미니스톱은 특정 지역 집중도가 높다. 기존에 미니스톱을 합작 운영했던 한국 기업은 대상그룹이었다. 창업주 고(故) 임대홍 전 대상그룹 회장이 전북 정읍 출신인지라 미니스톱은 호남을 근거지로 삼아 가맹점을 확장했다. 호남 지역의 경우 미니스톱의 점유율이 2위나 3위인 도시가 있었을 정도다.

롯데 유통 라인 명운 걸렸다

이제 전망을 하자. 대부분의 인수가 그렇듯 세븐일레븐은 결과가 아니라 ‘가능성’을 매입한 셈이다. 4+1이 5가 되지 않고 4.5 정도에 그치거나 그냥 4에만 머물 수도 있는 것이 프랜차이즈 업계의 인수합병이다. 앞에 강조했듯 편의점 업종은 더욱 그렇다. 앞으로 5년 안팎에 미니스톱 간판을 세븐일레븐으로 얼마만큼 바꿀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다만 편의점이라는 업태의 다양화나 퀵커머스 시장 확장 차원에서 보면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개별 점포를 강제(?) 전환할 필요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브랜드를 당장 교체하지 않더라도 12개 물류센터와 2600개 유통 거점을 단번에 확보한 것만으로도 적잖은 의미가 있으니 말이다. 롯데로서는 아마도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가맹점이 완전히 전환하기까지 5년 정도 ‘시간을 벌었다’ 말할 수 있겠다. 그러는 동안 이런저런 변화를 위한 시도를 접목해 볼 수 있을 테니.

그래도 역시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춰 말하자면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은 다른 브랜드 편의점주들에 비해 유통업 사정에 밝은 경우가 많다. 이런저런 요소를 다 따져보고 ‘미니스톱으로도 괜찮다’고 판단해 선택한 것이다. 즉석조리 식품이 많은 미니스톱 특성상 점주가 직접 근무하며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점주가 건물을 소유하거나 건물주와 사이가 가까운 경우도 많았다. 실제로 미니스톱은 순수가맹 비율이 CU 다음으로 높은데, 편의점 업계에서 순수가맹 비율이 높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편의점 업종에서 순수가맹이란 본사가 건물을 임차하지 않고 가맹점주가 직접 임차한 경우를 말한다. 그만큼 점주가 가져가는 몫도 많으며 책임과 권한도 크다. 혹자는 그것을 “브랜드 소속감이 높다”고 해석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그만큼 이익에 밝다는 뜻이기도 하다. 속된 말로 업계의 ‘빠꼼이(어떤 일이나 사정에 훤하거나 눈치 빠르고 약은 사람을 이르는 말)’들이 순수가맹 쪽을 택한다. 이들을 다루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미니스톱은 이른바 일본 상품 불매운동 영향을 크게 받은 편의점 브랜드이기도 하다. 일본 이온그룹이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븐일레븐 또한 불매운동의 타깃이었건만 거기에 미니스톱까지 껴안았으니(지금은 상황이 조금 나아졌지만) 과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찌 됐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세븐일레븐으로서는 ‘갈 수밖에 없는 길’에 들어선 것이다. 단순히 ‘편의점’ 인수 문제가 아니다. 작게나마 앞으로의 시대 변화와 관련해 롯데그룹 유통 라인의 명운이 걸린 일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팬데믹 시대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현재 기조가 수년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영역에서는 생활밀착형 매장으로 편의점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고, 온라인과 결합해 사업을 다각화하며 편의점이 지속적으로 부상할 것이라 전망한다. 그러니 “3133억 원 쯤이야” 하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업계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가 굳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3000억 원이라는 거금이 있으면 차라리 다른 항목에 투입하는 편이 그들 입장에서는 유리한 것이다. 예컨대 무인점포 고도화나 퀵커머스 플랫폼 강화 같은 분야 말이다. 거액을 구태여 ‘불확실한’ 2600개 오프라인 점포 확장에 투입할 이유가 없는 것이 ‘승자의 여유’다. 오로지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만 할 수 있는 선택이었고, 더 많은 금액을 적어 제출한 세븐일레븐의 승리로 끝났다. 좀 더 세밀히 이야기하자면 미래 성장 동력을 둘러싼 롯데와 신세계의 유통 대전(大戰)에서 롯데가 약간의 우위를 점한 것이다. 이것이 결정적 승부수가 될지, 그저 무리한 ‘인수 인플레이션’에 휩쓸린 것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어차피 세상 모든 사업은 불확실성과의 지난한 싸움 아닐까.



신동아 2022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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