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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고발

LG산전 과대계상, 동부건설·동양메이저 순익 부풀리기

금감원 자료로 본 기업 분식회계 백태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LG산전 과대계상, 동부건설·동양메이저 순익 부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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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분식회계에 대해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 할 최고경영진은 어떻게 됐을까. 분식회계가 진행됐던 1999년과 2000년 당시 백호익 대표이사 사장과 김준기 대표이사 회장은 2003년 주총에서도 별일 없이 대표이사 부회장과 대표이사 회장으로 각각 연임 또는 선임됐다.

동국제강도 부의 영업권으로 인한 분식회계로, 1999년과 2000년 각각 349억3500만원과 232억6700만원을 일시에 환입시켜 당기순이익을 부풀리거나 적자폭을 감소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에 ‘유가증권 발행제한 3월, 감사인 지정 2년, 시정요구’ 등의 조치를 내렸다. 그것으로 끝이다.

분식회계가 진행될 당시 경영진 가운데 스스로 책임지거나 주주들에 의해 책임을 추궁당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시 장세주 부사장은 2000년 사장을 거쳐 2002년 회장으로 승진해 2003년 재선임됐다. 올해 주총에서는 또 1999∼2000년도에 사외이사를 맡았던 한모씨를 감사위원장 겸 사외이사로, 다른 두 명의 사외이사를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로 위촉했다.

한편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시행세칙’의 조치기준 항목을 보면 기업이나 대표이사가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거나 통보되는 경우는 행위가 ‘고의’적인 경우에 한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중과실이나 과실에 의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되는 분식회계는 그만큼 죄질이 나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해당기업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한바이오링크는 금감원 감리결과 2000∼2001년, 2년 동안 회사의 유형자산을 과대계상하는 수법으로 분식회계를 했고, 특히 대표이사는 회사자금 25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회사와 대표이사, 상무이사 비상근이사 등 임원 2명 등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런데도 고영수 대표이사는 물론 상무이사 손모씨, 비상근이사 김모씨 등 해당 임원 모두 2003년 주총에서 재선임됐다. 회사 내부 감사를 담당했던 감사 김모씨도 2000년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신화실업은 1998∼2000년까지 3년간 투자유가증권과 관계회사 대여금 등을 회사 예금으로 허위계상하는 등 분식회계한 사실이 적발돼 금감원으로부터 회사와 대표이사가 검찰에 고발당했다. 그러나 회사 경영진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금감원이 해임권고한 경리담당이사 조모씨만 해임됐을 뿐 신정국 대표이사는 2003년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됐고 감사 윤모씨도 그대로 남아 있다. 신대표와 감사 윤씨는 대학 동창이다.

예고된 태풍 ‘집단소송제’

금감원은 또 대한펄프가 2000년도에 분식회계한 사실을 적발해 회사와 대표이사를 검찰에 통보했다. 2000년 한해동안 매입채무 120억7000만원, 미착품 128억800만원, 외환환산손실 2억6200만원과 미지급비용을 과소계상하는 방법 등으로 재무제표를 허위작성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대한펄프측에 담당임원에 대한 해임권고와 유가증권발행제한 6월, 감사인 지정 2년과 시정요구 등의 조치도 함께 내렸다.

이처럼 중징계가 내려졌는데도 최병민 대표이사를 비롯, 기획담당 부사장, 상근감사 등 회사의 주요 경영진들은 2003년 3월 주총에서 연임됐다.

한 회계전문가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개인 오너의 사유재산처럼 인식돼 있어, 주총은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면서 “관행처럼 굳어진 분식회계에 대한 더욱 강력한 제재가 뒤따르지 않는 한 쉽게 바로잡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해결방법은 이미 나와 있다.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집단소송제’가 그것으로, 이는 소액주주 등 일정한 집단의 대표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또 그 판결이 모든 이들에게 효력이 미치도록 만들어진 제도다. ‘분식회계’와 ‘허위공시’ ‘주가조작’ 등이 소송대상이 된다. 이 중 가장 민감한 부분이 바로 ‘분식회계’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대형 소송사태에 빠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과거의 분식회계 사실까지 포함된다면 앞서 언급한 금감원의 자료를 보더라도 3개 중 1개 기업이 소송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안 문제는 자연스레 과거 분식회계 사면문제와 일정한 연장선상에서 논의될 수밖에 없는 난해한 상황이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바로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이런 상황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금감원과 재정경제부 등 관련 부처는 집단소송제 법안 가운데 분식회계에 대한 개념정립을 위한 시행령이나 세부규칙에 대해 마지막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아 200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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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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