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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분석

유연한 인재관리로 시대 흐름 꿰뚫는 ‘싱크탱크 + 지식테마파크’

삼성경제연구소의 막강 경쟁력

  • 글: 허헌 자유기고가 parkers49@hanmail.net

유연한 인재관리로 시대 흐름 꿰뚫는 ‘싱크탱크 + 지식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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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인재관리로 시대 흐름 꿰뚫는 ‘싱크탱크 + 지식테마파크’
SERI는 골프, 음악, 스포츠, 역사 인물 등에서 성공하는 경영의 핵심을 찾아내는가 하면, 중국 일본 미국 등 한국 경제의 주요 변수가 되는 국가들의 최근 동향까지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보고서를 펴내고 있다.

이렇듯 SERI가 세태를 반영한 리포트를 자주 발간하다 보니 사회 흐름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한다거나 단기적 대응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적절한 보고서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은 오히려 SERI의 자랑거리다.

실장급 연구원들은 매주 2회씩 티(tea) 타임을 가지면서 현안을 주고받고, 여기에서 매주 어떤 보고서를 작성할 것인지 논의한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소속팀을 넘나드는 연구원 운용이 이뤄진다. 전공과 소속을 불문하고 연구원을 선정해서 과제를 진행하다 보니 어떤 사회적 이슈가 생겨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이 매주 또는 매월, 그리고 연간 연구주제를 선정하거나 팀을 이뤄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보면 상당히 합리적이다. 연초가 되면 전체 연구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한 해 동안 진행할 연구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연구소장, 부문별 실장과 임원들은 물론 외부의 대학교수들까지 참석해 연구원들이 내놓은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평가한다. 심사위원들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연구 과제를 뽑아 상을 주기도 한다.

연구원들의 주제 발표와 함께 그해에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할 전략과제도 발표된다. 전략과제의 주제는 통상 연말에 실장들이 모여 정하는데, 다음해의 주요 이슈와 기업 경영 트렌드, 국가와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 혹은 이정표 등이 그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실 류한호 상무는 “쉽게 말하면 내년에 어떤 것이 세상을 바꿀 것인지 토론하는 회의가 연말에 열린다”고 설명했다. 2000년에는 디지털과 벤처가 이슈였다.



전략과제는 SERI가 내놓는 야심찬 프로젝트로, 과제가 끝나면 서울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같은 널찍한 장소에서 심포지엄을 열어 발표한다. 그 무렵엔 언론에도 보도가 돼서 그런지 해마다 예정 참석인원의 3배를 웃도는 인파가 몰려든다.

불꽃 튀는 프로젝트 경쟁

SERI의 특징 중 하나는 연구과제를 발표할 때 연구원들이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에 지원하게 한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사회적으로 반향도 일으킬 만하고, 회사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것 같은 연구과제를 소신껏 선택한다. ‘물건이 될 것 같다’고 판단되면 연구원들은 주저없이 프로젝트를 내놓은 리더를 찾아간다. 그리고 자신이 한몫을 담당할 수 있도록 “끼워달라”고 부탁한다.

선배냐 후배냐에 상관없이 누구나 프로젝트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선배 연구원도 후배가 내놓은 프로젝트에 감명을 받으면 주저없이 팀원으로 지원한다. 후배 연구원은 자신의 프로젝트에 지원한 선배 연구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팀원으로 합류하는 것을 거부할 수도 있다. 연구원들은 “실제로 이런 사례가 종종 일어난다”고 귀띔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연구과제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어도 다른 연구원들이 이 과제에 지원하지 않으면 폐기된다는 점이다. 평가 결과에 무관하게 동료나 선후배 연구원들의 주의를 끌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가능성 있는 과제에는 실력자들이 모여들지만, 그렇지 않을 것 같은 과제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연초에 연구원들은 마치 ‘될성부른 주식’을 골라 투자하듯 한 해 농사를 잘 짓기 위해 ‘좋은 토양’을 고르고 또 고른다.

이들이 이처럼 좋은 과제에 목말라하는 이유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실시하는 평가 때문이다. 연구원을 평가하는 시스템은 이렇다. 우선 평가 심사위원들은 우수한 성과를 보여준 프로젝트에 좋은 점수를 준다. 프로젝트 리더들은 팀 기여도에 따라 팀원들에게 점수를 차등적으로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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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헌 자유기고가 parkers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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