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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달러 소송 휘말린 한국타이어, 불법 외환거래·배임·주가조작 의혹

  • 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1000만달러 소송 휘말린 한국타이어, 불법 외환거래·배임·주가조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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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씨의 페닌술라 애셋 매니지먼트는 당시 장기신용은행에 대한 오션의 채권 발행 주간사였다. 그런데 P씨는 업무처리 과정에서 오션 채권의 실제 매수자가 장기신용은행이 아니라 한국전지를 비롯한 한국타이어 관련회사들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들 회사가 장기신용은행에 특정금전신탁 구좌를 개설, 이를 통해 오션의 채권을 매입하고 회사 재무제표에는 ‘장기성 예금’으로 허위 기재했다는 것(의 ①下).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가입자가 은행측에 특정 외화 증권을 매입하라고 지시하게 되어 있다.

P씨는 “모회사의 대주주가 감수해야 할 리스크를 자회사와 관련회사들에게 대신 부담시키기 위해 나를 매개로 외화가 해외로 불법 송금됐다”며 “이는 1996년의 불법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또다른 불법행위”라고 말한다.

1999년 4∼5월 자하마는 오션으로부터 받은 자금 등으로 달러 채권을 조기 상환했다(의 ①). 그 무렵 한국타이어는 1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고 이례적으로 100% 무상증자 공시를 내는 등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다 증권사들의 매수 추천이 잇따르자 한국타이어 주가는 급등세를 거듭했다.

이렇듯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서 자하마와 제이드는 보유 주식을 단가 약 9000원(액면분할 이후 기준)에 장내 매도해 약 300억원의 수익을 냈다(의 ②). 제이드는 주식 매도대금으로 달러 채권을 조기 상환했다(의 ③). 이어 자하마와 제이드는 채권을 상환하고 남은 돈을 오션에 전달한 후 청산됐고(의 ④), 오션은 장기신용은행에 발행해준 달러 채권을 그해 하반기에 역시 조기 상환했다().

주가 부양 후 대량 매도



대주주가 자기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고난도의 금융기법으로 주식을 사고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긴 머니게임은 이렇게 막을 내리고 묻히는 듯했다. 그러나 채권 발행을 대행하면서 자신도 결과적으로 불법행위에 연루됐다고 판단한 P씨가 한국타이어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양자 간에 갈등이 빚어졌고, 이는 마침내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이어졌다.

P씨는 2000년 중반부터 역외펀드, 국내 기업의 해외 증권 발행 등과 관련해 관계 당국으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거나 이들에게 자문을 해주는 과정에서 한국타이어 불법 외환거래의 심각성을 절감하게 됐다. 더욱이 현대그룹의 콜옵션·풋옵션 거래 등이 물의를 빚고 각종 ‘게이트’가 잇달아 터져나오자 불안감은 더 커졌다고 한다. 오션이 P씨의 명의로 노출되어 있어 당국에 적발되면 자신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001년 11월, 재정경제부는 3개월의 유예기간을 주며 모든 역외펀드를 한국은행 총재에게 보고하도록 고시했다. 거주자가 설립(투자)한 역외펀드는 물론, 설립주체에 관계없이 비거주자가 설립한 경우까지 신고를 의무화한 것. 또한 FRN 등 부채성 증권 매입, 대출, 보증 및 담보제공을 통해 역외펀드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거나, 역외펀드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외국 금융회사에 신용공여를 하는 경우에도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게 했다. 이 때문에 P씨는 오션의 자진 신고를 종용하기 위해 한국타이어측 실무자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유예기간 5개월 지나 신고

신고 유예기간이 끝난 지난해 3월 ‘향후 역외펀드가 적발되면 엄중하게 처벌한다’는 기사를 본 P씨는 오션 채권 발행시 영국법 법률의견을 줬던 홍콩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 한국타이어측에 오션 채권 발행 주간사 계약서상의 조건 위반을 통보하고 대책을 요구했다. 오션과 페닌술라 애셋 매니지먼트 간에 작성된 계약서에는 ‘이 계약서에 따른 증권 발행이 말레이시아, 한국, 미국의 법 규정을 어겼거나 어겼다고 추정되는 경우’ 발행사가 주간사에 피해보상을 해주게 되어 있다.

그래도 한국타이어가 답을 주지 않자 P씨는 계약 당시의 한국타이어 재무담당 임원을 찾아가 사정을 호소했지만, 임원은 법률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후에도 한국타이어 관계자들과 몇차례 더 회합을 가졌으나 “외환거래의 불법성을 인정할 수 없고, 설령 불법이라 해도 전문가들에게 잘못이 있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P씨는 “오션에 남아 있는 한국타이어 자금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 더 이상 나와 연관되지 않게 해달라”는 자구책을 제시했지만, 이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000만달러 소송 휘말린 한국타이어, 불법 외환거래·배임·주가조작 의혹

<표 1> 1996년 8~10월 거래도

1000만달러 소송 휘말린 한국타이어, 불법 외환거래·배임·주가조작 의혹

<표 2> 1998년 12월 거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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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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