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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CEO들의 ‘감성 리더십’

때 밀어주는 회장님, 김치 담가주는 사장님

  • 글: 허헌 자유기고가 parkers49@hanmail.net

성공하는 CEO들의 ‘감성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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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CEO들의 ‘감성 리더십’

이레전자 정문식 사장

연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이레전자는 1990년 작은 전선가공업체로 출발했다. 서울 신림동의 5평 남짓한 지하에서 전선을 가공해 대기업에 납품하던 이레전자는 1995년 휴대전화용 충전기와 핸즈프리를 개발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제품을 현대전자에 납품하면서 외환위기 직후에도 성장을 지속, 1997년 80억원이던 매출액이 1998년 24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레전자 정문식(鄭文植·42)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3년 전 LCD모니터 사업과 PDP TV 부문에도 진출해 매출규모 1000억원대의 중견기업을 일궈냈다.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주변에서는 정 사장이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남달랐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회사는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지제도를 갖췄다.

이레전자는 해마다 전직원에게 김장을 담가주는가 하면 명절에는 직원들 얼굴이 환해질 만큼 푸짐한 선물을 나눠준다. 상여금은 물론, 직원 자녀의 학자금도 지급하고 유급휴가도 제공한다. 5년 이상 근속한 직원 자녀들에겐 1인당 325만원을 지급, 3주간 해외 어학연수까지 시켜준다. 겨울에는 사원 자녀들을 위해 스키장에서 겨울캠프를 열기도 한다.

정 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대기업에 비해 임금은 적은 편이지만 갖가지 복지혜택이 많아 생산성도 높고 이직자도 거의 없다”며 “삼성, LG 등 대기업의 생산부문 담당자들이 회사를 방문해 비결을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이 직원들의 김장을 담가주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여러 해 전 정 사장은 출근하면서 부인이 김장을 담그느라 애쓰는 모습을 보았다. 특히나 배춧값 등 물가가 많이 올라 한숨 짓는 다른 직원들의 가정도 사정이 비슷하리라 여기고 아예 회사에서 김장을 담가 나눠주면 어떨까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이 일을 계기로 직원들은 생산과 기술개발 등 회사 일에 좀더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소비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이를 풀어주는 것이 장사꾼의 숙명이듯, 정 사장은 직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이야말로 회사가 발전하는 데 필수임을 잘 안다. 정 사장은 ‘직원감동경영’을 위해 해마다 1억~2억원의 사재를 털기도 한다. “회사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외부 고객을 감동시켜야 하고, 그 출발점은 직원 만족에 있다”는 소신을 펼치는 그는 “적은 돈을 들여 큰 돈을 벌 수 있는 게 직원감동경영”이라고 말한다.

“나 때 좀 밀어줘”

성공하는 CEO들의 ‘감성 리더십’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

웅진그룹 윤석금(尹錫金·59) 회장은 감동경영을 ‘사랑경영’이라는 말로 바꿔쓴다. 학습지 시장을 평정하면서 성장한 웅진그룹은 식음료, 정수기, 비데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범위를 넓혀 연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견그룹. 그는 언젠가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다.

“이성이 됐든 동료가 됐든,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살아가는 기쁨을 맛보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인생의 행복을 느낀다.”

윤 회장은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 것 중 하나가 바로 ‘사랑’이다. 한국인에게는 신기가 있어서 신이 날 때는 자신이 가진 능력의 몇 배를 발휘한다는 것이 윤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반대로 기분이 언짢으면 맡은 일을 제대로 못할 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큰 손해를 끼치게 된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직원들의 신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서로 사랑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슬로건이 ‘또또사랑’이다. 윤 회장에 따르면 또또사랑이란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또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그는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살아 있는 기운이며 이를 북돋워주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윤 회장은 회사에 출근하면 직원들의 표정부터 훑어본다. 그들의 낯빛을 보면 걱정이 있는지 혹은 좋은 일이 있는지 대번에 안다. 그 중에 좀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있는 직원이 있으면 윤 회장은 그 직원을 오전 11시에 서울 남대문의 한 대중목욕탕으로 불러낸다. 서로 때를 밀어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한 뒤 1000원짜리 된장찌개를 함께 먹고 돌아온다. 윤 회장의 경험으로는 자신과 때를 함께 민 직원은 성과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윤 회장은 임원이든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든 자신의 방, 혹은 목욕탕으로 불러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듣는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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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헌 자유기고가 parkers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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