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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주주 서한에서 배우는 투자 지혜

“투자자들이여, ‘복리 효과’의 매력에 빠져라”

  •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lsggg@miraeasset.com

워런 버핏 주주 서한에서 배우는 투자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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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것은 중국의 국영 정유업체 페트로 차이나가 보유 리스트에서 빠져 있다는 점이다. 버핏은 주식을 매입할 때 평생 보유할 생각으로 사들이지만, 적정 가격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면 매도에 나선다. 2002~03년 페트로 차이나 지분 1.3%를 사들인 버핏은 중국 증시 폭등으로 서구의 거대 정유회사들과 비슷한 가격에 주식이 거래되자 지분을 대거 처분했다.

최근 몇 년간 버핏의 투자 리스트를 보면 2000년 이전과 달라진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버핏은 지속적으로 해외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실 2000년 이전까지 버핏은 단 한 차례도 해외 기업에 투자한 적이 없다. 가치투자의 오랜 교훈 중 하나는 ‘능력 범위 안에서 투자하라’는 것이다. 모르는 분야는 투자하지 말고 아는 것에만 투자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버핏은 1990년대 말 기술주들이 급등할 때도 이들 주식을 매입하지 않았다. 자신이 잘 모른다는 게 그 이유였다. ‘영구 보유 종목’이라 부르는 코카콜라 주식을 산 후엔 코카콜라가 외국 회사가 아니라 미국 회사라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우리는 국제시장, 특히 개발이 덜 된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회사를 좋아한다. (코카콜라의) 사업체 소재지가 애틀랜타가 아니라 런던이나 암스테르담이었더라도 우리가 코카콜라를 매입했을까? 대답은 당연히 ‘그렇다’이다. 그러나 코카콜라를 그만큼 좋아했을까? 아마 약간 덜 좋아했을 것이다. 주소지가 영국이었다면 미국이었을 때보다 경영, 세금, 자본가에 대한 태도나 그 밖의 요인 등에 대해 잘 알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 나선 이유

그런데 버핏은 왜 태도를 바꿔 해외 투자에 나섰을까. 바로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때문이다. 버핏은 2000년 초부터 “재정과 무역수지 적자에서 거대한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흔히 자국 통화가 약세일 때 이에 대비하는 길은 다른 나라의 통화에 투자하거나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글로벌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버핏은 철저히 이 원칙을 따랐다. 원화, 캐나다 달러, 유로화 등에 대해 달러화 선물환 계약을 맺었다. 달러화가 약세일 때 수익을 챙기기 위해서다. 지난해는 특히 브라질 레알화에 대한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세계 원자재와 농산물값 폭등으로 철광석과 오렌지, 바이오에너지 원료인 사탕수수 등이 풍부한 브라질 경제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그 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경제 원론에 따르면, 달러 대비 레알화의 강세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버핏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2002년 레알화의 달러 대비 가치를 100이라고 하면 지난해말 그 가치는 199까지 올랐다. 다른 모든 통화가 그렇듯 달러 대비 레알화 가치는 매년 올랐고, 달러는 매년 곤두박질쳤다. 브라질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 달러 가치를 떠받치고 레알화 가치상승을 막았는데도 그 모양이었다.”


버핏의 또다른 대응책은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돈을 벌어들이는 해외 기업을 인수하거나 주식을 사는 것이다. 올해 보유종목 리스트에 이런 종목들이 추가되진 않았지만, 버핏은 지속적으로 해외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버핏의 리스트에 편입된 해외 주식은 한국의 포스코, 이스라엘의 공구업체 IMC그룹, 그리고 페트로 차이나다. IMC는 지난해 버핏이 대구를 방문해 공장 견학을 한 대구텍의 모기업으로 세계적인 절삭 공구업체다. 버핏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언급한 바 있다.

“IMC지분 인수는 달러화 약세를 완화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보여준다. IMC는 수익을 달러화가 아닌 다른 통화로 벌어들이고 있다. IMC를 인수한 것은 더 많은 해외 기업 인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영광스럽게(?) 한국의 포스코도 투자에 까다롭기 그지없는 버핏의 낙점을 받았다.

최근 몇 년간 세계적인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급등했다. 시장 급등은 늘 사람들을 도취하게 하고, 그것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든다. 역사상 모든 버블에는 이런 도취감이 존재했다. 버핏은 올해 주주서한에서 이 부분을 따끔하게 지적한다.

미국의 현재 저축률은 제로(0)다. 미국인은 버는 족족 돈을 다 써버리고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저축률이 낮아진다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치다. 미국인들이 저축률이 제로임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늘린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값 상승에 있다.

“모든 미국인은 주택가격이 영원히 오를 것으로 믿었다. 집값이 오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므로 채무자의 소득 같은 건 채권자에게 아무런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런 잘못된 믿음의 고통을 광범위하게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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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lsggg@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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