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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개혁현장을 가다 ⑦

한국수력원자력 김종신 사장

1200조원 세계 원전시장의 ‘빅3’ 된다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한국수력원자력 김종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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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성공할 리 없다”

▼ 왜 그랬나요.

“세계 원자력업계에선 ‘한국이 턴키로 몇 개 발주한 뒤 그렇게 큰 원전 프로젝트를 직접 주도해보겠다고 나서는 건 무식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미국 벡텔사가 우리를 많이 도와주었지만 그들도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손에 장을 지진다’는 취지로 여러 번 얘기했어요.”

▼ 실제로 어려움이 많았나요.

“너무 문제가 많이 터져서, 산발적으로 여기저기 터져 나와서 ‘정말 보통 일이 아니구나’ 하고 수십 번도 더 생각했고 너무 힘이 들었어요. 마지막 단계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리하다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원전은 성공적으로 준공했어요.”



원전 국산화의 신호탄인 고리원전 3,4호기의 성공에 한국은 고무됐다. 김 사장은 이 공로로 1986년 6월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후 원자력산업 발전과 교류 공로로 2006년 11월 ‘금탑산업훈장’, 2008년 7월 ‘레지옹 도뇌르 훈장’(프랑스 정부)을 받았다. 2009년 현재 한국 원전산업 규모는 설비용량 면에서 1978년 고리원전 1호기 최초 개통시보다 30배 이상 커졌다.

▼ 이번 UAE 원전 수주에 대해 일각에서는 ‘가격 덤핑으로 수주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국내 1400MW(메가와트) 원전 건설비용과 비교했을 때 덤핑이 아닙니다. 적정 수익이 보장됩니다. 경쟁대상인 프랑스 측에 비해 우리가 더 저렴하고 공기가 빠른 건 사실이죠. 프랑스 측은 UAE 측에 제시했던 것과 똑같은 원전을 핀란드에서 짓고 있는데 준공이 3년 정도 늦어지고 20억유로 안팎의 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해 발주자와 옥신각신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원전 건설 과정에 여러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계획대로 원전 건설과정을 관리하고 공기를 맞춘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우리 회사는 끊임없는 기술혁신, 반복적인 국내 원전건설을 통해 발주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건설 능력을 확보했어요. 그 바탕에서 해외시장에 나가는 거니까요.”

김 사장은 “취임 후 ‘세계적 기술력 확보’에 개혁의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그 결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고 이는 2007년, 2008년 한수원이 전체 국내 발전회사 경영평가에서 1위에 오르는 밑거름이 됐다. 한수원이 운영하는 국내 원전 20기의 평균 이용률은 2007, 2008, 2009년 3년 연속으로 90%를 상회해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2008년 이용률은 93.44%) 같은 기간 전세계 원전 436기의 평균 이용률은 79.5%였다. 일본 업체는 59%선, 프랑스와 미국업체는 76%, 89%선으로 한국 원전에는 못 미쳤다. 원전 고장정지 건수도 한국은 2008년 ‘1기당 연간 평균 0.35건’으로 선진국 원전의 ‘1기당 평균 1건이상’보다 훨씬 양호했다.

중국에서만 100기 건설

한국수력원자력 김종신 사장

울산 울주군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 4호기 건설현장. 이 원전에 들어가는 국산 원자로 APR1400은 이번에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형 원전 모델의 건설단가는 kWh(킬로와트) 당 2300달러로 프랑스 아레바의 2900달러,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의 3583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 한국이 단기간에 원전을 건설하는 것도 강점이었다. 한국 표준형 원전은 공사기간이 52개월로, 프랑스의 60개월, 미국의 57개월보다 더 짧다. 요컨대 한국 원전은 우수한 품질(이용률 최고·고장률 최저), 값싼 가격, 짧은 공사기간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김 사장은 “지난 수년간 전사적으로 ‘CIP(Continuous Improvement Process·지속적인 개량)’를 개혁과제로 내세워 강력하게 실천해 원전의 건설, 운영, 보수와 관련된 기술력이 향상됐다”고 했다.

지구온난화가 인류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국제사회에선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사용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국제 석유가격의 급등은 국가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화석에너지 비중을 크게 낮추는 대신 2030년까지 원자력 비중을 확대 한다”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2008년 8월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발전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발전량 기준)은 현 36%에서 2030년 59%로 대폭 늘어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원자력의 비중을 늘리는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자력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 이번 UAE 원전 수주가 1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세계 최고수준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자부해요. 동남아, 중동, 동유럽에서 매년 수만 명이 우리 기술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합니다.”

▼ 정부에 따르면 2010년 1월 현재 세계에는 436기의 원자로가 운영 중에 있고 향후 430기의 원전이 새로 지어져 1200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일 수도 있죠. 각국에서 정부와 국민의 지지가 충분히 이뤄진다면 2050년까지 1400기의 원자로가 가동할 것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의 루이스 에차바리 사무총장이 밝힌 바 있어요.”

▼ 향후 원전 추가수출에 대한 의지는 어느 정도인지.

“우리 회사는 국내 원전을 현재의 20기에서 38~40여기로 확충할 계획인데 이와는 별개로 대외 지향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봐요. 원전 수출에 적합한 기술력을 향상시키는데 더욱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세계 굴지의 프랑스 아레바를 따돌렸고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우리 사업에 참여합니다. 어깨너머로 기술 배우던 게 엊그제 같은 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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