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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잠망경

막걸리 열풍, 막걸리 大戰

국순당 생막걸리 맹추격에 장수막걸리 덜덜

  • 허시명│술 평론가 sultour@naver.com│

막걸리 열풍, 막걸리 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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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열풍, 막걸리 大戰

막걸리가 고급화하고 있다.

진로 막걸리는 철저히 일본 젊은 여성의 취향에 맞췄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막걸리보다 훨씬 달고 부드럽다. 일본 시장에서 진로 막걸리의 기세는 놀랍다. 2010년 진로가 내세운 판매 목표량은 10만 상자(한 상자에 1ℓ짜리 15병)로 50억원 규모다. 그런데 2010년 3월 본격적으로 광고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10만 상자를 팔아치웠다. 일본의 막걸리 시장은 2009년 말 기준으로 20억엔(240억원)대였는데, 2010년에는 진로 혼자서만 20억엔어치를 팔 것으로 예상된다.

진로 막걸리가 일본 시장 점유율을 높이자 바짝 긴장한 업체는 포천 이동막걸리다. 이동막걸리는 이동재팬이라는 브랜드로 18년 동안 고군분투하면서 일본 시장을 개척해온 업체다. 그런데 진로가 일본 내 진로 소주 유통망을 통해 일본 전역에서 막걸리를 판매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진로 막걸리의 일본 진출은 자연스럽게 롯데 막걸리의 일본 진출을 촉진시켰다. 두산 주류를 인수해 단숨에 일본 갑류 소주(희석식 소주) 매출 1위를 기록한 롯데는 이제 갓 생산에 들어간 장수막걸리 진천공장의 살균막걸리를 일본에 유통시키기로 했다. 롯데는 일본 주류 유통회사인 산토리와 손잡고 진로보다 더 파괴력 있게 일본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막걸리 대전은 소주 유통 조직이 움직이면서 국내에서만 한정되지 않고 일본으로 전선이 넓혀졌으며, 중국으로도 그 불길이 번져갈 태세다. 그와 함께 전쟁의 피해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 병에 한 병을 끼워주는 홍보 행사가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400엔대 막걸리가 300엔대로 값이 떨어지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지방 소주 회사들의 참전



그렇다면 진로와 롯데는 언제부터 막걸리를 직접 만들게 될까? 이 대답은 지방 소주 회사인 무학과 보해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소주 회사는 막걸리 회사의 적군이나 다름없다. 맥주와 소주의 판매량이 늘면서 막걸리가 밀려난 적이 있다. 이렇듯 시장에서 물리친 막걸리를 소주 회사가 앞장서 무대에 다시 올릴 까닭은 없었다.

더욱이 막걸리 시장은 생막걸리 중심으로 편성돼 있어서, 소주 회사의 제품을 취급하는 일반주류도매상은 생막걸리를 취급할 수 없다.(살균막걸리는 가능하다) 그리고 대중음식점이나 일반주점에서 맥주나 소주에 견주어 막걸리는 손님 1인당 평균 매상고가 낮기 때문에 취급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제조사와 유통상, 술집이 공생하는 유통구조 속에서 막걸리는 엇박자가 나는 술이었기에 소주 회사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막걸리 시장이 커지고, 소주 회사들의 2009년 매출이 전년 대비 7.2%나 줄어들면서 유통상과 술집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부차적인 것으로 전락했다.

2010년 3월 전남 소주 시장의 맹주인 보해양조는 탁주 제조에 관련한 조건부 승인을 취득했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국내 막걸리 시장은 생막걸리가 93%를 차지하고 있으며 살균막걸리 시장은 아직 7%에 불과해서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남 소주 시장의 맹주인 무학에서는 이미 해오름이라는 브랜드의 복분자막걸리를 내놓았는데, 6월 들어서 막걸리네라는 이름의 시험주를 내면서 소주 회사로는 가장 먼저 막걸리 제조 시장에 뛰어들었다.

무학과 보해가 막걸리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소주 업체가 막걸리 제조업에 뛰어드는 시대의 신호탄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지금처럼 막걸리가 성장세를 보인다면 진로와 롯데도 막걸리를 만들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진로 롯데와 같은 대형 주류 회사가 중소 양조장이 주도해온 막걸리 시장에 무턱대고 뛰어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런 미묘한 판국에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작은 지방 소주 회사들이 막걸리 제조업에 뛰어든 것이다. 대형 소주 회사들로서는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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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시명│술 평론가 sulto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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