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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을 바꾸는 사람들 ②

“유통과 판매 혁신으로 농민 행복 주는 조합 돼라”

농협 개혁의 파수꾼, 농업인단체장 3인의 조언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유통과 판매 혁신으로 농민 행복 주는 조합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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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으로 대출 일원화해야

성 회장은 영농과학화에서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성 회장 부부와 동네 아주머니 2명, 외국인 노동자 3명 등 모두 7명이 1만2000평 포도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도 재배 시스템이 모두 자동화돼 있기 때문이다. 자동화 라인에서 고장이 나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연락이 온다. 인터뷰 당시에도 스마트폰에 에러 표시가 들어와 전화로 수정하기도 했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농사 다 짓습니다. 이제 냄새나고 더러운 환경에서 일할 농민은 없습니다.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땀을 뻘뻘 흘리는 농사로는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우리 하우스엔 난방 냉방 시설이 다 되어 있습니다. 작업 환경이 깨끗하고 자동화되어 있어야 고품질의 생산물이 나오고 그래야 값싼 외국 농산물과 경쟁할 수 있습니다.”

성 회장은 한미 FTA, 한-EU FTA를 극복하고 농업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길을 농업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농사 기술에서 찾았다. 그래야 고소득이 보장되고 젊은 층이 농업으로 유입된다고 주장한다. 나날이 변신하는 공격적 농업만이 농민이 살고 농협이 발전하는 길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의 농장 하우스 몇 동에선 시험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그는 해마다 다음해 농사의 신성장동력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한발 앞서나가는 농민만이 살아남습니다. 쫓아가는 사람은 돈 못 벌고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변신하는 농민에겐 사실 지금이 호기입니다. 고급 농산물로 소비자에게 인정만 받을 수 있다면 그게 자기 브랜드죠. 친환경 농법과 신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전업농이 연대해 규모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농번기에도 농사를 지어 매일같이 돈이 들어올 수 있도록 농사도 포트폴리오를 추구해야 한다는 거죠.”



성 회장은 농협과 농민이 함께 해나가야 할 일로 친환경 농산물과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홍보를 들었다. 그는 “농사를 아무리 잘 지어도 소비자가 몰라주면 그걸로 끝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줄 홍보대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올 한 해 동안 대대적인 우리 농산물 홍보 캠페인을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농협 개혁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농민지원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현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농업 관련 보조금을 농협으로 일원화하고 성공 가능성을 농협이 직접 확인한 후 주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농협은 그 지역 농민들의 속사정을 다 알죠. 정말 그 집의 숟가락 숫자도 압니다. 정부나 지자체는 서류만 보고 빌려주기 때문에 도산하는 농가가 속출하는 거죠. 혁신하지 않는 농민에겐 보조금이 양잿물이 될 수 있습니다. 농사의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돈을 빌려줄 바에야 차라리 보조금을 없애는 게 낫다는 게 제 신념이에요. 외국 농산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어려운 시기엔 정말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농협으로의 대출 일원화, 그게 농민이 사는 길입니다.”

#“기업농 육성은 자멸의 길, 전업농의 공동생산이 답이다”

한국농민연대 / 이준동 상임대표

“유통과 판매 혁신으로 농민 행복 주는 조합 돼라”
♥ 한국농민연대(이하 농민연대)는 2011년 3월 전국 26개 농민단체가 연대해 만든 국내 최대의 농업인 단체다. 농민연대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우리 농축산업을 이끌어가는 주체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농업을 지키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한편, 농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고, 광범위한 국민적 지지를 확보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처음 발족 때부터 정치적 견해가 서로 다른 단체가 참여해 이목을 끌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참여단체가 27개로 늘었다.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한중 FTA 협상 반대 투쟁의 전면에 농민연대가 있다.

이준동(59) 농민연대 상임대표는 실제 4만 수의 닭을 키우는 축산인(사철농장 대표)이다. 현재 대한양계협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농협과 관련해서는 경제사업활성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농업 개혁의 방향과 한국 농업이 처한 현실에 대해 들어봤다.

▼ 농협이 농협 개혁을 통해 판매농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건 대단히 잘한 일이죠. 농사는 농사꾼이 짓고 농협이 유통을 하면서 그 인프라는 정부가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러면 간단하죠. 지금까지는 서로 넘나들어 문제였습니다. 농사꾼은 유통과 마케팅 못합니다. 내가 해보니까 안 되더라고요. 농협도 생산에 뛰어들어 문제였어요. 정부는 유통센터 만드는 데 대폭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가격이 떨어지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죠. 하나로클럽은 물론 전체 마트로 판매 영역을 넓혀서 농산물 유통의 50% 이상만 장악하면 농협 개혁은 성공입니다. 물류가 중요합니다. 농협이 전체 농산물 유통을 책임지는 유통센터를 만들어야 가격이 확 떨어집니다. 농협이 도매유통 기능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 농협이 개혁을 잘 완수할 것 같습니까.

“믿습니다. 최원병 회장의 임기가 마지막이니만큼 소신껏 잘할 겁니다. 하지만 일선 조합이 중앙회의 눈치를 보는 것은 그만둬야 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신경분리도 제대로 하려면 살을 에는 아픔이 따를 겁니다. 지금은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를 단단히 해서 하고 있으니 잘될 것이라고 봅니다. 지켜보고 잘못하면 가감 없이 비판할 것입니다.”

▼ 농민연대에 참여한 단체의 성격이 모두 다릅니다. 이견 조정에 어려움은 없습니까.

“신의 경지가 아니면 힘들 정도로 조율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한미 FTA를 보는 시각이 서로 달라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고민도 많이 했는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해서 극복했습니다. 사실 그만두려고 했는데 지금 그만둔다 생각하니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 아까웠습니다. 이젠 어느 정도 안착했습니다. 난상토론이었던 회의도 빠르게 결과물을 내고 있고요. 어차피 방법이 다를 뿐 지향점이 같기 때문에 같이 갈 수 있습니다. 우리 단체가 회원만 100만 명입니다. 똘똘 뭉치면 대통령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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