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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영산(靈山) ‘생수 전쟁’

백두산 물 vs 한라산 물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민족 영산(靈山) ‘생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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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영산(靈山) ‘생수 전쟁’

민족의 영산 백두산과 한라산이 자신이 품은 물로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백두산 천지(왼쪽)와 한라산 백록담.

지난해 12월 농심으로부터 삼다수의 위탁판매량 중 절반가량을 넘겨받은 광동제약은 당장 올 한 해는 그간 농심이 만들어놓은 시장을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삼다수로부터 약 1000억 원의 매출을 넘겨받은 광동제약은 일단 잔칫집 분위기다. 자사 전체 매출(3000억 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매출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동제약도 넋 놓고 마냥 즐거워만 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지난 14년간 판권 전체를 농심에 일임했던 제주도개발공사가 올해부터는 대형 할인점과 SSM(기업형 슈퍼마켓)급 이상에 대한 판매는 직접 맡기로 한 데다, 위탁판매 계약을 매년 갱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은 기존 위탁판매업자였던 농심을 포함해 입찰에 참가한 7개 생수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삼다수 판매권을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로 ‘비타 500’과 ‘옥수수 수염차’ 등 식음료수를 판매하면서 구축한 전국 소매 유통망과 생산 전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을 들고 있다. 또한 이런 요인이 앞으로 삼다수 판매를 더 늘릴 수 있는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식음료 판매로 40년 이상 잔뼈가 굵은 대기업인 농심과 롯데칠성음료의 유통망과 관리시스템도 만만치 않다. 유통 전문가들은 “정통 제약업체인 광동제약의 식음료 매출 비중이 아무리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해도 그간의 경험이나 매출 규모 등으로 볼 때 농심과 롯데칠성음료의 도·소매 유통망과 관리시스템을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식음료 양대 거인의 유통망 파워

삼다수의 대박을 이끈 또 다른 요인 중 하나인 ‘민족 영산’ 마케팅도 백두산 물의 출시로 그 희소성이 반감됐다. 백보 양보해도 민족 영산으로서 우리 국민의 가슴속에 새겨진 백두산의 이미지는 한라산보다 더 강렬한 게 사실이다. 백두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등줄기인 백두대간의 첫 산으로, 영산 중의 영산으로 각인돼 있으며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천연 원시림이란 이미지까지 덧칠돼 있다. 화산 호수인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의 백록담은 그 규모와 물이 담긴 양을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와 노래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백두산의 영산 이미지는 한라산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 실제 백산수와 백두산 하늘샘의 취수원은 백두산 천지에서 각각 40km, 3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삼다수의 취수원과 한라산 백록담과의 거리도 이와 엇비슷하다.



제주도개발공사 김하진 과장은 “삼다수는 지금껏 취수량이 조례로 묶여 있던 바람에 없어서 못 판 때도 많다. 연초에 증산 조례가 통과돼 취수량이 늘면 매출액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졸지에 2000억 원의 매출을 날려버린 농심의 각오는 대단하다. 농심의 한 관계자는 “삼다수 대박 신화를 이룬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단기간 내에 잃어버린 매출 2000억 원을 되찾겠다. 백산수는 삼다수보다 훨씬 좋은 물, 깨끗한 물”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도 “늦어도 5년 안에 백두산 하늘샘 단일 상품만으로 1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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