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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배달’ 쇼핑몰의 비밀은 ‘와우’ 서비스와 동료애

재포스 Zappos

  • 구미화│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행복배달’ 쇼핑몰의 비밀은 ‘와우’ 서비스와 동료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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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배달’ 쇼핑몰의 비밀은 ‘와우’ 서비스와 동료애

올가을 재포스 본사가 이전할 라스베이거스 시내에는 도시 재건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다.

과거에 비해 기업들의 전화 응대가 친절하고 유연해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직원 개개인의 개성을 배제하고 기업의 의견을 일관되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는 건 여전하다. 반면 재포스 고객센터엔 정해진 매뉴얼이 없다. 하루에 소화해야 할 목표 상담 건수도 없고, 고객 응대 스크립트 같은 것도 없다. 전화를 받는 직원의 개성과 전화를 거는 고객의 문의와 요구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라진다. 고객 접촉 수단도 전화뿐 아니라 e메일과 실시간 채팅 등 다양한 채널을 열어놓았다.

원칙은 단 하나,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에서다. 고객센터 직원들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재량껏 할 수 있다. 반품을 원하는 고객에게 꽃과 카드를 보낸 것도 이 같은 원칙과 자율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CEO 셰이는 “많은 기업이 콜센터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콜센터가 언젠가 열릴 커다란 기회의 보물창고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화 통화하는 시간만큼은 고객의 관심을 독점함으로써 당장은 매출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특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재포스 웹사이트의 모든 페이지 상단엔 24시간 상담 가능한 고객문의 전화번호가 커다랗게 떠 있다.

그렇다고 재포스 고객센터 직원들이 철저하게 ‘을’의 자세를 취하는 건 아니다. 고객이 판매와 상관없는 질문을 해도 진지하게 답하고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려도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지만, 무례하거나 어떻게 해도 만족시킬 수 없는 고객이라고 판단되면 무시해도 좋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신입사원 교육 절반은 고객응대



사람은 받은 만큼 베풀게 마련이다. 직장에서 홀대받는 직원이 고객의 말에 귀 기울이기 어렵다. 재포스는 ‘존중받는 직원이 고객을 존중한다’는 생각을 경영 전반에서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재포스 고객센터 직원은 모두 정규직이다. 고객센터 근무만 계속 열심히 해도 관리자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임금체계도 갖추고 있다. 고객서비스가 엄연한 전문직이며 고객센터가 평생 직장이 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재포스가 2004년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본사를 라스베이거스 인근으로 옮긴 것도 순전히 고객센터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정보기술(IT) 기업이 많은 샌프란시스코 구직자들에게 고객센터 근무는 잠깐 거치는 아르바이트일 뿐 열정을 쏟아부을 직업으로는 비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포스는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한 네바다 주로 본사를 옮겼다. 현재 재포스 고객센터 직원은 400명이 넘는다.

고객센터가 재포스의 핵심 부서인 만큼 재포스의 다른 부서 직원들도 모두 입사와 동시에 고객센터에서 고객 상담을 경험한다. 4주간의 신입사원 교육 기간 중 절반을 고객센터에서 보낸다. 지원한 부서와 상관없이 타이핑 속도나 웹서핑 능력도 측정한다. 모든 직원이 고객 서비스 정신을 체화하고 필요한 기술을 갖추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고 재포스의 무료반품 원칙이나 24시간 고객 상담에 반해 아마존이 거금을 들인 건 아니다. 이런 시스템은 사실 어느 기업이나 마음먹으면 따라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아마존이 굳이 큰 비용을 치르며 재포스를 인수한 것은 재포스만의 독특한 기업문화 때문이다. 재포스에서는 기업문화를 매우 중요시한다. “문화를 제대로 가꾸면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표방하는 브랜드 구축이나 그 밖의 모든 과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게 CEO 셰이의 생각이다. 기업이 생존하는 데 문화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조건임을 그는 일찌감치 깨달았다.

미국 일리노이 주에 유학 온 대만인 학생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셰이는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첫 직장은 IT 기업 오라클이었다. 어렵지 않은 일을 하면서 월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직업이 최고라고 여기고 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돈이 아무리 좋아도 지루한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 시절 룸메이트와 웹사이트 제작 대행 사업을 시작했는데, 어느 날 문득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생각해낸다. 웹사이트 간 배너 광고 교환 서비스였다. 이 서비스를 바탕으로 1996년 설립한 ‘링크익스체인지(LinkExchange.com)’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년이 채 안 돼 야후 공동 설립자 제리 양으로부터 2000만 달러에 매각하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로부터 불과 1년여 만인 1998년에 2억6500만 달러를 받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 넘겼다.

기업 사활은 문화에 달렸다

2010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셰이는 당시 매각을 결정한 건 돈 때문이 아니라 기업문화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기업문화가 완전히 기울고 있었다. 처음 회사를 시작했을 때는 직원이 10명 남짓이었어도 여느 닷컴 회사들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낮없이 즐겁게 일했다. 책상 밑에서 쪽잠을 자고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몰라도 상관없었다.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직원이 100명으로 늘어나자, 회사에 꼭 필요한 기술과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채용했음에도 일하는 게 즐겁지 않았다. 아침에 알람시계가 여러 개 울려대도 이불 속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회사에 대한 흥미나 열정이 사라져버렸다. 창업자인 내가 그 정도이니 직원들은 어땠겠나. 그래서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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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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