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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대한민국 건설의 최전선을 가다

“한 우물만 파는 건 위험 ‘10년 후 준비’는 CEO 의무”

(주)정암이앤씨 심영우 대표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한 우물만 파는 건 위험 ‘10년 후 준비’는 CEO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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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부터 배운다

심 대표는 대형 건설사인 대림에서 20년을 근무했다. 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안정된 직장을 나와 창업했다.

“항상 이런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회사에서도 만류하고 주위에서 미쳤다고 했지만 나는 IMF 외환위기가 오히려 기회라고 봤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안이하게 앉아 있는 것보다는 과감하게 새로운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경기가 바닥일 때라서 올라갈 일만 있을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

▼ 대기업인 갑의 위치에서 생활하다 을의 자세로 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을의 위치에 있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갑을 관계에 대한 정립이 잘 안 됐다. 그래서 바닥부터 배운다는 자세로 일했다. 처음 창업하는 사람은 자기가 아무리 과거 이력이 화려하다 해도 지금 시작하는 분야에선 걸음마하는 어린아이일 뿐이다. 과거 경력은 다 버리고 새로 배운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세상이 자기를 알아주길 기다려야지 자기를 알아달라고 떠든다고 해서 알아주는 게 아니다. ‘왜 나를 안 알아주지’ ‘나 옛날에 이런 사람이었는데’ 생각하면 안 된다.”



▼ 토목공사부터 시작한 건가.

“처음 수주한 일이 작은 아파트 내 도로 포장공사와 수해복구 공사였다. 내가 현장소장으로 직접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세상을 배운 것 같다. 욕심 부리지 않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공사를 잘 수행하니까 알아주더라. 처음엔 대림 쪽 하도급이 아닌 다른 기업 일을 했다. 그곳에서 잘한다 싶으니까 일을 계속 주었고, 소문이 나니까 대림에서도 일을 맡겼다. 처음부터 대림에다 도와달라고 했으면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 학위가 많던데.

“지식 함양을 위해, 그리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항상 공부한다. 철도 분야 박사학위를 받고, 환경기술사 공부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알아야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지 않나. 건설인이라고 해서 기술에만 빠져 있으면 넓게 못 본다. 그림도 좋아하고 교양도 넓혀야 한다.”

▼ 직원들도 학구적인가.

“다른 곳보다 직원 학력 수준도 그렇고, 의식 자체가 높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준비하고 실천할 때 현장과 새로운 지식을 접목하도록 늘 요구한다. 과거부터 해오던 것을 답습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할 기회를 부여한다. 경제적 문제 때문에 최근 중단했지만 대학원에 진학하면 학비를 지원했다. 또한 2010년 R·D(연구개발)센터를 만들어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한다. 직원들에게 항상 탐구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미래를 보는 혜안

▼ 사업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지난해가 가장 어려웠다. 공사 기간이 정해진 사업을 수주해 공사를 진행하면서, 우리의 잘못이 아닌 이유로 공사가 지연돼 간접비가 크게 늘어났다. 또한 계약 내역 외 공사를 진행하고도 원청사에서 보전을 제대로 안 해주는 바람에 큰 위기를 겪었다. 사옥 매각 등 사재를 털어 겨우 메웠다. 다른 전문건설업체들도 이런 일을 많이 겪는다고 한다. 건설업계가 전체적으로 원청사인 대형 건설사와 하도급업체인 전문건설사들 사이에 신뢰가 많이 깨진 것 같다. 상생을 위한 제도는 많이 마련됐다고 하는데, 현실은 오히려 더욱 열악해져가는 느낌이다. 원청사들이 자기네만 살려고 하지 말고 상생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건설산업 전체가 살 수 있다.”

회사명 정암(靜庵)은 조선 중종 때 개혁을 주도했던 조광조의 호다. 심 대표는 ‘정암’을 자신의 아호로 삼을 정도로 조광조를 존경한다고 했다.

“CEO는 조광조처럼 미래를 보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회사를 그의 철학처럼 운영해보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정했다. 그 분의 도전정신을 본받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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