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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몰려드는 ‘꿀알바’ 검은손 유혹에 눈물도

‘살아 있는 마네킹’ 피팅모델의 세계

  • 박은경 |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얼짱 몰려드는 ‘꿀알바’ 검은손 유혹에 눈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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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167㎝, 45~48㎏

아르바이트 및 취업 중개 사이트엔 피팅모델이 되려는 젊은 여성과 이들을 찾는 쇼핑몰 업체의 구인·구직 글이 이어진다. ‘민○○, 여, 21세, 피팅모델 지원합니다. 신장 164cm, 몸무게 45kg, 신발 사이즈 235mm. 이제 막 시작한 초보 모델로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 있어요. 청순, 귀염, 도도, 섹시한 매력의 소유자랍니다’ ‘○○○ 쇼핑몰에서 참신한 피팅모델 구합니다. 월평균 2회 정도 촬영 예정이고요. 키 160~165cm, 몸무게 42~45kg

의 마른 하체형 모델을 구합니다. 저희 옷 콘셉트에 잘 맞고 열심히 해주시면 메인 모델을 할 기회도 있습니다. 평소 사진 찍기 좋아하고 밝은 표정으로 장시간 일할 수 있는 분 많이 지원해주세요.’

피팅모델이 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첫째는 쇼핑몰을 운영하는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하는 경우다. 둘째는 자신이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피팅모델로 나서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가 김준희, 이혜영 등 연예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쇼핑몰이다. 이들은 사진 콘셉트부터 장소 헌팅 등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스스로 기획해서 사진 촬영을 한다. 또 최근 피팅모델 전문 중개 사이트나 섭외를 대행하는 에이전시, 피팅모델 카페 등이 인터넷에 많이 생기면서 이곳에 사진을 포함한 프로필을 등록하고 업체 연락을 기다리는 방법이 있다. 이 밖에 아르바이트나 구인·구직 사이트에 직접 글을 올리기도 한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거나 의류회사 취직을 염두에 두고 피팅모델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대학 졸업반인 김수민(23) 씨는 패션디자인에 관심이 많지만 이와는 거리가 먼 전공 때문에 경험 삼아 얼마 전 피팅모델에 지원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린 구직 신청서를 보면 ‘희망직종-디자인실 피팅모델 및 사무보조, 신체 사이즈-키 170cm에 55사이즈, 피팅모델을 통해 패션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채용도 좋습니다’라고 적었다. 김씨는 “언니가 패션디자이너로 일해 그 업체의 피팅모델을 하려고 했는데 나보다 더 마른 모델을 원해 실패했다. 평소 키 크고 예쁘단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곧 연락이 오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다. 피팅모델 일은 언니를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피팅모델은 정해진 자격 기준이 없고 신장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 누구나 마음만 있다면 도전할 수 있는 분야다. 하지만 쇼핑몰 업체들이 선호하는 기준은 있다. 최적의 기준은 여성의 경우 163~167cm에 45~48kg이다. 일반 여성의류 사이즈 중 가장 잘나가는 55사이즈를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몸매면 좋고, 실물보다 사진이 약간 더 통통하게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작은 44사이즈를 소화할 수 있어도 된다. 하지만 첫눈에 일반인보다 예쁘고 늘씬해보여야 선호한다.

‘초짜’도 최고 시급?

피팅모델 에이전시 신단주기획 김기태 실장은 “업체는 공통적으로 평균 키에 가장 많이 팔리는 사이즈의 옷들을 찍어서 올린다. 여성은 44~55사이즈, 남성은 95~100사이즈다. 그래서 피팅모델로는 키 큰 사람을 되레 꺼린다. 소비자가 보고 ‘나도 입을 수 있겠다’는 동질감을 가져야 매출이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김 실장은 또 “피팅모델은 패션 전문 모델에 비해 포즈의 다양성이 없다. 대신 잘 팔리는 표정과 포즈가 있다. 깜찍하고 귀여운 포즈, 뒷짐 지고 앞으로 살짝 구부리는 자세 등인데 이는 패션모델에게선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키는 크지 않지만 몸매 비율이 좋고 유연하면서 성격이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자신감 있는 사람은 피팅모델을 하기에 좋다.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4년 넘게 쇼핑몰 업체 사진을 찍어온 나르젠스튜디오 포토그래퍼 염진규 실장은 “평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이들이 피팅모델을 하면 포즈나 표정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아무리 예뻐도 의류 콘셉트와 피팅모델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져야 좋은 사진이 나온다”며 “사람마다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옷이 따로 있기 때문에 어떤 의상을 선택할지가 중요하다. 사진가와 피팅모델의 호흡도 중요한데, 서로 호흡이 안 맞으면 쓸 만한 사진이 별로 안 나온다”고 말했다.

입문 과정이 비교적 쉽고 문호가 넓다보니 아르바이트나 투잡 등으로 피팅모델에 나서는 여성이 적지 않다. 그래선지 입문 과정을 보면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사진 찍는 걸 좋아했다” “어릴 때부터 예쁘단 소리를 많이 들었다”는 얘기가 많다.

경력 3년차 민송이(27) 씨의 원래 꿈은 패션모델. 하지만 165㎝의 작은 키가 받쳐주지 않았다. 그는 “미술을 전공했는데, 그림은 혼자 하는 작업이라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도 별로 없고 답답했다. 지금 뭐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교류도 없이 청춘을 낭비하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어릴 때부터 ‘몸매 좋다’ ‘예쁘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커서도 몸매가 드러나는 타이트한 옷을 차려입고 놀러 나가면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좋았다. 남한테 관심 받는 걸 좋아하다보니 피팅모델을 하게 됐다. 촬영하면서 다양한 옷을 갈아입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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