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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창농! 1차산업? 6차산업!

2030 귀농인들의 농촌예찬

  • 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귀농? 창농! 1차산업? 6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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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창업까지 걸린 시간은 1년 남짓. 그중 6개월은 증권투자상담사, 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을 따는 데 썼다. 이 대표는 “사업을 할지 취업을 할지 고민 끝에 일단 자본과 경험을 축적하자는 생각으로 취업을 준비하다가 나중에 마음을 바꿨다”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사업을 시작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였다”고 했다. 목표가 다시 ‘사업’이 되자 과거 경험을 떠올려 농촌과 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사업 구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사업 아이디어든 투자 규모든 농촌에서 창업할 수준이 되면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창업할 수 있다. 왜 굳이 농촌이어야 하는지 심사숙고한 뒤에 철저하게 준비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농촌창업을 결심한 건 농사를 기반으로 그 위에 차곡차곡 여러 가지 사업을 구축해나가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봤기 때문이다.”

Farm+Camping

별다른 사회 경험이 없는 미혼의 아들이 농촌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겠다고 하자 이 대표의 부모는 걱정이 컸다. 가족과 친지, 주변 사람 중 농사짓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농촌에 대해서 몰랐기 때문. 이 대표는 말로 하는 설득 대신 확고한 사업 의지를 보여주기로 했다. 6개월간 도서관에 다니면서 농사를 공부했고, 재배작물을 포함한 농사 계획, 가공·판매 방법, 숙박을 겸한 체험농장 운영 계획, 사업 비전 등을 꼼꼼하게 담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이를 보고 부친이 지금의 농장과 공장 땅을 사업 터전으로 내줬다. 그는 “매달 임차료는 드린다”고 약속했다.

2010년 귀농한 이 대표는 서울에서 후배들과 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모든 아이디어에 귀를 열고 고민했다. 그때 미디어에서 ‘건강’ ‘100세인’을 키워드로 블루베리의 효능을 한창 부각하는 걸 봤다. 블루베리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효능이 더해지면 상품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섰고 블루베리를 재배작물로 선택했다. 2000년대 후반 전국적으로 가족을 동반한 캠핑 열풍이 확산되자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12년 초, 농장 근처에 캠핑장을 조성해 ‘팜핑(Farmping, Farm+Camping)’을 시도했다. 농장에서 캠핑을 즐기면서 농촌을 체험할 수 있게 한 것. 대학에서 정보사회학을 전공한 그는 트렌드를 먼저 읽고, 남보다 한발 앞서 사업에 접목하면서 성공을 일구고 있다.



‘똥장화’와 멋진 차

귀농? 창농! 1차산업? 6차산업!

청원목장 안용대 대표와 아내 박주미 씨.

충북 청원군 현도면 청원목장 안용대(38)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경기도 용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아버지의 목장을 물려받기 위해 2006년 귀농했다. 어릴 땐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버지를 도와야 했기 때문에 소가 끔찍이도 싫었다. 전문산악인이 되는 게 꿈이던 그가 ‘목장지기’로 방향을 튼 건 군에 입대하면서다.

“동티모르에 파병됐을 때 진로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때는 축산업 경기가 좋아서 ‘똥장화’ 신고 소똥을 치우더라도 저녁이면 멋진 자동차를 끌고 다닐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버지를 도우면서 얻은 경험도 있으니까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제대하자마자 축산과로 편입해서 졸업 전에 축산기사, 산업기사, 인공수정사 자격증을 땄다.”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저리(연이자 3%)로 융자받은 8000만 원으로 귀농을 단행한 그는 사업 초기 젖소와 육우를 길렀다.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고 소 값이 폭락하면서 사료비조차 건질 수 없게 되자 육우를 정리했다. 젖소를 선택한 건 장차 태어날 아이를 위해 신선하고 건강한 치즈와 요구르트를 손수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

“식품공학을 전공한 아내도 뜻이 같았다. 지금 여섯 살인 첫째가 태어나자 소박하던 꿈이 더 커졌고 목표가 생겼다. 우유를 가공해서 치즈와 요구르트를 만드는 일 외에 목장 체험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싶었다.”

정부로부터 농촌교육농장, 현장실습교육장으로 인증받은 청원목장은 많을 땐 하루 100여 명의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대학생들이 다녀간다. 2013년에만 일반인을 포함해 6500여 명의 방문객이 농장을 다녀갔다. 그는 “지난해 농림부의 현장실습교육장으로 인증받으면서 9년 만에 목표를 이뤘다. 그때 감격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목장 뒤편의 산을 매입해 길을 닦았다. 캠핑사이트와 운동장을 조성해 팜핑과 함께 기업 연수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치즈 숙성실과 저장고도 새로 짓고 있다. 숙성 치즈를 보관할 토굴도 산 아래에 팔 예정이다. 고교 교사인 아내 박주미(35) 씨와 떨어져 주말부부로 지내는 그는 “아내가 곧 새로운 학교로 발령받을 것 같다. 목장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곳으로 오면 작년 9월에 태어난 둘째까지 네 식구가 다 이곳에 모이게 된다”며 “내가 열심히 사업을 일궈서 보람과 자부심을 갖는다면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대를 잇겠다고 하지 않을까”라고 희망했다.

도전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요즘 젊은이들이 농촌창업에 과감히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농촌진흥청(RDA) 농촌환경자원과 최윤지 박사는 청년실업과 더불어 그들의 특성에 주목했다.

“농촌창업을 자신들이 창의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보기 때문이다. 과거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오랫동안 농촌에서 농사짓는 일은 노인들이 하는 걸로 인식됐지만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바이오산업이나 IT기술을 사업에 접목하는 등 젊은이들이 농촌에서 할 게 많다. 귀농 희망자 중 노인요양보호센터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도 있다. 불과 1~2년 사이 청년 귀농을 고민하는 모임도 많이 생겨났다.”

개성과 추구하는 가치가 제각각인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뛰어들어 성공하는 사례가 늘면서 개성과 특기, 관심사를 살려 농촌에서 가능성을 모색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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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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