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시사 포커스

‘제국’의 힘으로 ‘제4차 세계대전’ 치른다

美 신보수주의 그룹의 세계패권전략

  • 글: 이흥환 미 KISON 연구원 hhlee0317@yahoo.co.kr

‘제국’의 힘으로 ‘제4차 세계대전’ 치른다

2/5
제국의 군사력은 세 가지 기능을 가진다. 첫째는 억제와 위협을 통한 지배이고, 둘째는 못된 행동에 대한 처벌이며, 셋째는 질서유지를 위한 치안이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부상과 더불어 첫 번째 기능은 미 공군이, 두 번째 기능은 공군과 해군이, 세 번째 기능은 육군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육군은 기본적으로 경찰노릇 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라크전 종전 후 바그다드 유치원생들의 경호를 담당한 것은 결국 미 육군 제82공수단 대원들이었다.

바세비치 교수는 제국시대 실무를 담당할 공무원 양성 등을 지적하면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부처는 펜타곤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굳이 그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이미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는 부시 행정부 출범 때부터 국방분야를 넘어서서 미국의 외교정책 전반을 관장하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치밀하게 계산된 발언, 공개석상에서의 신중한 언사 덕분에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키지 않고 있을 뿐이지 럼스펠드는 제국시대를 열어가는 상징적인 선두주자가 됐다.

럼스펠드에게 권력집중 가속화

럼스펠드에게서는 어느 한구석 주눅든 모습을 찾기 힘들다. 늘 고자세에 거드름을 피우는 태도다. 펜타곤 브리핑은 ‘못된 놈 처벌’에 대한 설교가 반을 차지한다. 여러모로 ‘제국시대’ 미국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이라크전을 앞두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국내 반전파의 공격을 받아 궁지에 몰렸을 때 공개적으로 천명한 “영국이 가세하지 않더라도 우리 혼자 한다”는 언사만 봐도 그의 성격은 분명히 드러난다. 부시 대통령이 파월 장관에 힘을 실어줄 때마다 말썽이 나질 않을 정도의 범위 내에서 반드시 반격을 했던 것도 그렇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런 럼스펠드를 ‘현대판 네로 황제’에 비유했다. 4월21일자 ‘슈피겔’ 기사를 살펴보자. “미국은 더 이상 동맹이나 우방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신하의 의무와 충성이다. 미 지성인들은 럼스펠드 장관이 더 이상 산문을 읽지않고 대신 자기의 세계관을 서정시로 읊조린다고 불평한다. 세계를 향해 시를 낭송하는 현대판 네로가 바로 럼스펠드다.”



럼스펠드의 군사독트린이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해 가을 국방부가 의회에 보고한 ‘매4년 국방 검토안(QDR·Quadrennial Defense Review)’에서였다. 이 QDR의 핵심은 럼스펠드가 그토록 주장하는 군의 ‘변혁(transform)’이었다. 즉 냉전형에서 탈피해 최첨단무기를 십분 활용한 21세기의 새로운 군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럼스펠드의 국방개혁안에 따른 새로운 전쟁전략은 이라크전 초기 한때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첨단무기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최소한의 병력으로 최단시일 내에 전쟁을 끝낸다는 것이 럼스펠드의 ‘충격과 공포’ 작전이었다. 럼스펠드의 전쟁계획이 그대로 먹혔다면, 개전초기 공화국 수비대를 비롯한 이라크군은 이미 전의를 상실하고 대규모 투항을 했어야 하며, 이라크 국민은 쌍수를 들어 ‘해방군’인 미군을 환영했어야 했다. 결국 럼스펠드는 동원병력의 규모가 애초에 너무 적었다는 비판을 받았고 한때 실각론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럼스펠드에게서 지휘봉을 뺏지 않았고 끝까지 그를 밀어주었다.

럼스펠드가 전략을 집행하는 수장이라면 그의 ‘부관’격인 유대계 신보수주의자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이론가다. 월포위츠는 딕 체니 부통령의 ‘아메리카를 위한 체니의 노래’를 한층 과격하게 편곡해서 부른다. 사회주의 몰락 이후의 국제질서 재편이 그가 가진 전략관의 기본바탕이고, 세계질서에 대한 기본개념은 비관적 3단논법이다. 이 세계에는 못된 짓을 일삼는 악당들이 우글거리고 있고 그 한가운데 미국이 있으며 따라서 미국은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포위츠가 주장하는 미 전략의 기본주제는 일방주의다. 국제조약이나 국제기구는 독점적 글로벌 파워가 행동하는 데 방해만 될 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월포위츠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이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중국이나 유럽연합 같은 향후의 잠재적 경쟁자들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다.

월포위츠는 현재 부시 행정부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보수주의자로 군림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그의 아이디어를 하나 둘씩 정책에 반영해왔다. 예방전쟁과 일방주의의 필요성을 밝힌 웨스트포인트에서의 이른바 ‘부시 독트린 연설’에 담긴 기본개념도 월포위츠의 작품이다.

2/5
글: 이흥환 미 KISON 연구원 hhlee0317@yahoo.co.kr
목록 닫기

‘제국’의 힘으로 ‘제4차 세계대전’ 치른다

댓글 창 닫기

2022/0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