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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北 ‘리더십 체인지’ 시나리오

‘히든카드’ 美 망명한 장승길(전 이집트 대사), 장성택도 유력후보(당 중앙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미국의 北 ‘리더십 체인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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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기관에 따르면 대신 이들 부대의 정치위원들이 대의원에 선출됐다. 총정치국의 통제를 받으며 보안 및 사상교육을 담당하는 정치위원들을 이처럼 사령관 대신 대의원에 내보낸 것은 핵심 야전부대에 대한 사상적 통제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군부 신진인사들의 위상을 높여줌으로써 이들의 불만을 다독이고 외형적으로 젊은 군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김정일 위원장 초기 군부 4인방의 한 사람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원응희 인민무력부 보위국장이 대의원에서 탈락한 부분이다. 원응희가 혈액암으로 투병중이라는 정보가 있긴 하지만,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결격사유가 없는 한 와병중이라도 죽을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관례였던 까닭에, 그의 탈락에 체제 단속과 관련한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9월9일 정권창건 55주년 기념일(9·9절)에 북한이 중대선언을 할 것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7월23일 도쿄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중대선언은 핵무기 보유 공식선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오히려 제2건국 선언을 통해 획기적인 추가 경제개방을 천명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헌법 개정을 준비중이라는 정보도 있다는 것. 이러한 조치는 미국의 강경태도를 주춤하게 만들고 리더십 체인지 추진의 명분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8월말, 9월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11기 대의원 1차 대회를 지켜보면 보다 구체적인 방향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리더십 체인지 추진에 대해 우리 정부는 ‘딱히 부정적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보다 합리적인 통치체제가 들어서는 것이 나쁠 리 없고, 그동안 논의되던 제한 공격 시나리오에 비하면 훨씬 위험도가 낮다고 본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민간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이같은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중 합의하에 북한 리더십 교체가 추진될 경우, 향후 한반도 상황 변화에 한국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어진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제한공격의 경우는 미국이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실행하기 어렵지만, 리더십 체인지에 대해서는 오히려 제3자일 수밖에 없다는 것. 한마디로 말해 한반도의 진로와 운명에 대한 우리 측 결정권이 사라지는 셈이다.



현대의 ‘7대사업’ 무산될 수도

또 한 가지 포인트는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안보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독한 마음 먹고’ 전쟁을 감행할 확률도 있기 때문. 난민촌이 건설되고 중국과 북한의 분리가 가시화되는 경우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라도 대외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 과연 우리 정부가 이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자세를 충분히 갖추었느냐는 질문이 나올 법 하다.

김정일 체제가 붕괴할 경우 북한 재건과정에 투입될 자본의 상당부분은 한국이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북한을 방문했던 커트 웰든 미 하원 의원(공화당)은 “북한경제 재건에는 매년 대략 30~50억달러 정도의 경제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또한 우리 나름대로 북한경제 재건을 위한 계획이나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플랜을 만들어놓지 않으면, 이라크의 경우처럼 다국적 에너지·건설기업들이 북한 재건사업을 독점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북한의 리더십 체인지가 한국에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 고 정몽헌 회장이 대북비밀송금의 대가로 북한과 맺은 ‘7대사업 독점사업권(남북철도·도로 연결, 통신사업, 전력 이용, 통천 비행장 건설, 금강산 저수지 물 이용, 관광명승지 종합개발, 임진강댐 건설 등)’도 김정일 위원장이 실각하면 무용지물이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이 리더십 체인지를 강행할지, 아니면 김정일 체제의 자체개혁 유도로 방향을 전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단 8월 말로 예정돼 있는 6자회담의 결과가 중요한 분수령이 되리라는 점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문제해결 프로세스(체제보장 및 핵사찰 방법의 협의 등)가 시작되는 경우에는 자체개혁 유도로 돌아서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난민촌 건설 발표 등 적극적인 정권교체 실행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8월과 9월 사이, 작게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크게는 한반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가을이 왔음에도 한반도는 여전히 뜨거울 듯하다.

신동아 200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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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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