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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의 풀리지 않는 의문, 대량살상무기(WMD)의 진실

증거도 실체도 오리무중… 정보 독점한 부시와 네오콘(neocon)의 음모?

  • 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이라크전쟁의 풀리지 않는 의문, 대량살상무기(WMD)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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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와 블레어의 방어논리도 월포위츠와 맥을 같이한다. “독재자이자 위험인물인 후세인을 축출한 것만으로도 이라크전쟁은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라크 침공의 두 주역은 이제 ‘역사론자’가 된 듯한 모습이다. 블레어는 “이라크의 WMD 문제에 대해 오류를 범했어도 후세인 정권을 축출함으로써 전쟁은 정당화될 수 있으며, 역사의 용서를 받을 것”이라 주장했다(7월17일 미 의회 연설). 부시도 비판자들에게 ‘수정주의 역사가들(revisionist historians)’이란 수사학적 멍에를 씌웠다. 그가 말하는 ‘수정주의’란 비판자들이 지난날 이라크가 WMD를 개발했다는 사실을 부인(수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부시에겐 9·11 애국주의 바람을 타고 판매부수를 늘린 매파 언론(hawkish journalism)이란 든든한 바람막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다. 부시가 이라크 우라늄 구입설로 옹색한 처지에 몰리자 ‘위클리 스탠더드’의 편집인이자 신보수주의 진영의 이론가임을 자처하는 윌리엄 크리스톨은 부시 비판자들을 공격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 대해선 ‘남의 추문을 퍼뜨리는 험담꾼(scandalmonger)’으로, 비판적인 언론의 보도성향에 대해선 “사실을 부풀리고 성급히 판단하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믿고 싶어한다”며 독설을 퍼붓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후세인은 그동안 주장해왔던 대로 WMD를 모두 폐기했는가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은 이라크 WMD 보유에 대해 어느 정도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었나 ▲부시와 블레어는 정보기관의 불확실한 정보 탓에 잘못 판단한 것인가, 아니면 의도적으로 국민을 속인 것인가 ▲일명 ‘네오콘(neocon)’이라 일컬어지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을 비롯한 이라크 침공론자들은 처음부터 그릇되고 부풀린 주장을 펼침으로써 정치적 목적을 이룬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후세인이 미국 안보에 얼마만큼 위험한 존재인가를 강조하며 한창 이라크 침공을 준비하던 2002년 10월 미 CIA는 ‘2002년 10월 현재 이라크의 생화학무기 위협’이란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라크가 지니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CW)와 생물무기(BW)에 관한 보고서였다. 이에 따르면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는 다량의 화학무기와 그 생산시설들을 지니고 있었으나, 유엔무기사찰단의 활동으로 4만개의 화학무기탄과 5만ℓ의 화학무기, 180만ℓ의 화학물질을 폐기했다. ‘그럼에도 이라크는 상당량의 사린가스와 겨자탄을 숨겨두고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고 보고서는 적고 있다.

나아가 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이라크는 화학무기의 계속적 개발을 위해 그 제조법을 담은 다량의 서류와 생산설비들을 감춰뒀을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는 그동안 화학무기 생산체제로 곧 전환할 수 있는 설비들을 재건하거나 확장해왔다. 이라크는 합법적인 백신과 살충제 공장을 신속히 생물무기 제조공장으로 바꿀 능력을 갖추고 있고, 이미 그렇게 전환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런 보고서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어떠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WMD의 전쟁 억제력

후세인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앞둔 시점에서 생화학무기를 하나도 갖고 있지 않았을까.

1999년 유엔 안보리는 “중요한 일부분이 아직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이라크의 불법무기 프로그램은 제거됐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문제는 생화학무기의 높은 살상력을 감안할 때 후세인이 숨겨뒀을 것으로 믿어졌던 소량의 WMD였다.

이라크는 제1차 걸프전쟁 당시만 해도 상당한 양의 WMD를 보유했던 게 사실이다. 1980년대에 있었던 이란-이라크전쟁 때, 그리고 일부 친(親)이란계 쿠르드족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해 많은 인명피해를 낸 전력이 있다(이란에게는 1983∼88년 전쟁 당시 10번에 걸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 이라크가 사용한 화학무기는 겨자탄과 신경가스탄, 사린(sarin)과 타분(tabun) 독가스였다. 이라크군은 이들 화학무기를 공중폭격하거나 122mm 로켓탄과 대포 탄두에 실어 살포했다.

1991년 걸프전쟁 당시 이라크는 다량의 화학무기와 그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걸프전쟁 패배 뒤 유엔무기사찰단의 사찰을 받아 다량의 화학물질을 폐기했지만, 일부 사린가스와 겨자탄은숨겨두고 있을 것으로 여겨져왔다.

후세인이 생화학무기를 폐기했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일까.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2002년 말 미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었다. “이라크는 (제1차 걸프전쟁 직후 이라크 WMD 사찰을 결의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687에 따라 우리 손으로 모든 대량살상무기를 파괴했고, 일부 남아 있던(숨겨뒀거나 미처 폐기하지 못한) 것들도 1991년 유엔무기사찰단에 의해 파괴됐다. 사찰단은 1992년 초부터 1998년 말까지 이라크 안에서 1갤런의 생화학무기도 찾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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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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